"라이헨바흐 폭포"는 스위스에 있어. 낙차 250m, 폭 90m 의 폭포지. 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폭포 중 하나야.
"마지막 사건"에서 셜록홈즈가 모리아티교수와 함께 뛰어내렸던 폭포로 유명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셜록홈즈 소설의 영향력으로 라이헨바흐 폭포는 순식간에 셜로키언의 관광명소가 돼.
실제로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셜록홈즈가 뛰어내렸던 장소에는 이런 안내판까지 붙어있지. "이 공포스러운 장소에서, 셜록홈즈는 모리아티 교수를 격파했다. 1891년 5월 4일"
나도 기회가 있다면 언젠가 가보고싶어. 아직 해외여행은 한 번도 안가봤지만,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서평까지 쓰는 나니까 첫 여행은 추리소설 명소를 다녀야겠지.
아무튼 라이헨바흐에서 셜록홈즈가 모리아티 교수를 안고 뛰어내렸던 그 장면은 팬들에게 엄청난 임팩트를 줬어. 작품내에서 지력으로는 따라올 사람이 없었던 셜록홈즈가 도무지 답이 안보여서 동귀어진이라는 최후의 선택을 했으니까. 적이었던 모리아티 교수의 평가를 높이면서도 셜록홈즈의 영웅적인 면모를 부각시켰어.
그 엄청난 임팩트덕분에, 셜록홈즈를 모티브로 삼은 다른 작품들은 꼭 "라이헨바흐 폭포"의 오마쥬를 넣어. BBC의 셜록은 물론 HOUSE M.D나 가이리치 감독의 셜록홈즈에서도 등장했지. 나는 그 여러작품들 중에서 <셜록>과 <HOUSE M.D>의 오마쥬를 소개하고싶어.
BBC 셜록의 "라이헨바흐 폭포" 오마쥬. BBC 셜록에선 플롯이 원작과 거의 유사하게 흘러가. 셜록홈즈와 모리아티의 지략 대결, 모리아티에게 한 방 먹은 셜록홈즈가 최후의 수단으로 동귀어진을 선택하는 것, 사실은 죽은 줄 알았던 홈즈가 살아서 다시 왓슨 앞에 나타나는 것 말이야.
물론 세부적인 내용은 원작 소설과 조금 다르지만, 모리아티의 악마적 교활함과 도무지 답이 없어진 셜록홈즈의 모습을 잘 표현했지. 셜록홈즈와 모리아티 두 사람은 과연 어디까지 수를 읽고 있었을까. 미리 가짜 시체를 준비했던 점에서 셜록홈즈는 모리아티의 계략을 어느정도 예상했다는 점을 알 수 있어. 하지만 모리아티도 유로스 홈즈라는 최후의 말을 준비했던 점에서 셜록홈즈가 자신의 계략을 예상하고 깨부술 것이란점을 예상했다고보여.
물론 시청자들은 S02E03 시점에선 셜록홈즈와 모리아티가 어디까지 준비했는질 알 수 없어. 홈즈가 산다는건 주인공이니까 당연히 살겠지 싶었지만 가짜 시체를 준비했을거란 점은 S03E01이 나오기 전 까진 알 수 없었지. 그리고 모리아티가 준비했던 유로스 홈즈도 S04에 이르러서야 등장했었고. 하지만 시청자들은 셜록홈즈와 모리아티가 천재라는 점을 알고있어. 그렇기때문에 물 밑에 무언가 더 있다는점을 알 수 있지. 내가 아는걸 네가 아는걸 내가 알아"I KNOW YOU KNOW I KNOW"식으로 무한히 확장해나가는 수 읽기가 진행되고 있다는것을.
시청자들도 과연 두 사람의 계략이 무엇이고 우위를 점한것은 누구인지 생각하며 몰입한 그 때, 한 발의 총성을 울리며 모리아티는 자살을 해버려. 그만큼 충격적인 자살씬이 있었을까? 과연 그 시점에서 모리아티가 자살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었던 시청자는 몇이나 될까? 장담하건데 0.001%도 안될걸?훌륭한 패턴 인터럽트 Pattern Interrupt(순간적으로 충격을 줘서 시청자들의 내재적 사고를 정지시키는 기법)였지.
모리아티와 셜록홈즈의 대화를 보며 과연 어떤 수가 나올지 끈임없이 분석하고 따지던 시청자들은, 모리아티의 자살이라는 패턴 인터럽트로 인해서 내재적 사고가 정지 돼. 그 후는 분석적으로 따져보는 사고력이 아니라, 감성이 이어받아. 그에 맞춰 배경음악도 웅장하고 비장한 음악으로 바뀌지. 지금까지 이성적이었던 시청자들은 순식간에 감성적인 시청자들로 전환되버려.
시청자들을 고민하게 만들고 분석하게 만들었다가 순식간에 꽈광!!하고 놀래킨 후 감성적으로 몰아가는 솜씨가 아주 일품이었어.
이번엔 HOUSE M.D의 "라이헨바흐 폭포" 오마쥬야. 주인공인 그레고리 하우스가 나이 든 셜록홈즈를 모티브로 삼은 만큼, 이 작품에서도 라이헨바흐 폭포에대한 오마쥬가 등장하지. 하지만 이 작품은 다른 셜록홈즈 모티브 작품들과는 조금 달라. 모리아티 교수라는 숙적과의 싸움 끝에 뛰어내리는 것이 아니거든.
이 부분에서 잠깐 셜록홈즈의 "소시오패스"적 특성을 짚고 갈게. 정확히 말하자면 코난도일이 쓴 원작소설에선 셜록홈즈는 소시오패스가 아니야. 소시오패스긴커녕 신사중의 신사로 나와. 오히려 여성 앞에선 기사도 정신을 발휘하고, 계급제도를 혐오하지. 잘못을 뉘우치거나 정말 어쩔 수 없이 죄를 저질렀던 불쌍한 범인은 슬쩍 눈 감아주기도 해. 원작 소설에서 셜록홈즈의 괴짜 기질은 "사건이 없을 때 마약을 하는 것" "무능하다면 계급이 높은 사람도 무시하는것"정도였어.
HOUSE M.D 제작진은 "마약을 하고 무능한 상급자를 싫어하는" 모습에서 모티브를 얻어, 그걸 부풀려 반사회적 성격으로 만들었어. 물론 마약은 심각한 문제이긴 하지. 하지만 소설속에서 단순히 셜록홈즈라는 한 사람의 성격적 특징일 뿐이었던 것을 정신병과 같은 수준으로 과장해 그레고리 하우스에게 탑재시킨거야. 그리고 그런 모습이 히트치자 다른 셜록홈즈 모티브 드라마들도 너도나도 그런 모습을 채용했지. BBC 셜록도 마찬가지고.
그레고리 하우스가 뛰어내리는 이유는 자신의 소시오패스적 성격과 약물중독 문제야. BBC 셜록이나 한니발같은 드라마에선 소시오패스를 아주 매력적인 사람으로 그리지만, 과연 누가 소시오패스를 사랑해줄까? 마약 중독자를 누가 좋아해줄까? 그레고리 하우스는 뛰어난 관찰력과 추리력으로 세계 정상급의 의사가 됬지만 소시오패스적 성격과 약물 문제로 주변인들을 모두 잃어.
여자친구였던 커디는 약물 문제를 끝내 극복하지 못 한 하우스를 떠나가고, 부하 의사들도 하우스의 소시오패스 성향때문에 그를 싫어하는, 모든것을 잃은 상황에서 하우스는 극단적인 선택을 해. 아니, 극단적...바로 앞까지 갔지. 진짜로 자살을 한 것은 아니었으니까. 아마도 왓슨(윌슨)이라는 최후의 끈이 없었다면 정말 맨땅에 뛰어내렸을지도 모르지.
이게 HOUSE M.D의 라이헨바흐 폭포씬이야.
두 드라마 모두 굉장히 재미있지만, "라이헨바흐 폭포"라는 하나의 모티브로 서로 다른 해석을 끌어내는 모습이 재미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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