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뭐 러셀이랑 비교하고 말고 그런걸 다 떠나서

누구랑 비교하지 않고 그냥 '스티븐 모팻'이란 인물 자체만 두고 논했을때 인권감수성이 '낮은' 사람이야?

난 뭐 '모팻 인권감수성 짱짱맨 최고존엄' 라고는 말 못하겠는데 그래도 낮다고 생각하진 않거든

최소한 본인도 인권감수성을 의식하고 노력하려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

여성이 결혼하면 남편의 성을 따르는게 보편적인 서양권 국가인데도 모팻의 아내인 수 버추로는 남편의 성을 따르지 않는다는 점도 그렇고

(여성이 남편의 성을 따르는게 성차별이라고 생각하는 부부들은 결혼 후에도 아내의 성을 그대로 유지함)

시즌9 Under The Lake 에서 청각장애인 캐릭터 캐스가 등장하는데, 이 캐릭터의 배우가 실제로 청각장애인이기도 하고

작 중에서 캐스는 약하거나 누군가에 의존하는 모습이 아닌 강하고 자주적인 모습으로 그려지며,

배우 본인 역시 '장애인 여성 캐릭터'가 희생자 혹은 흔한 캐릭터로 쓰이지 않고 능력있는 인재 역할로 캐스팅 해준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하다고 말하기까지 하였음

거기다 닥터후 공식 컴패니언 최초로 동성애자 캐릭터인 빌 포츠를 만들기도 하였고, 1003 보면 인종차별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담기도 하였고

닥터후 시리즈 최초로 타임로드의 성전환을 묘사하기도 했고

특히 모팻을 비판하는 사람들 논리중 이해 안되는것중 하나가

'빌 포츠는 굳이 동성애자라는 설정을 쓸 필요도 없었고, 스토리 전개상 필요도 없는 설정도 아닌데 모팻은 <나는 성 소수자 캐릭터를 만들 정도로 인권감수성이 높은 사람이야!> 라는 보여주기식 인권감수성 행세를 하고있다'

↑ 이런 논리를 내세우면서 까는데

아니 가장 어이없는게 '굳이 동성애자라는 설정을 쓸 필요가 없다'라는 발상 부터가 호모포빅인거 아니야?

애시당초 동성애자라는 설정을 쓰려면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한다, 특별한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한다 뭐 그런 발상 자체가 동성애자를 타자화 하는 편견이고

자연스럽게 '동성애자는 누구 주변에도 있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인식이 있어야 정상이지

'왜 굳이 캐릭터를 특별한 이유도 없이 동성애자로 설정해야돼?'가 아니라 '왜 굳이 동성애자가 아니면 안되는데?'라는 발상이어야 정상이잖아

동성애자라고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동성애자로 태어나진 않는 것 처럼

'왜 굳이 이유도 없이 빌 포츠를 동성애자로 설정함?' 이 발상은 실제 동성애자에게 '왜 넌 굳이 동성애자야?' 라고 하는 수준의 말도안되는 논리임

올드 시즌부터 지금까지 닥터후 공식 컴패니언이 얼마나 많았는데

확률적으로 그안에서 성 소수자 한두명쯤 있어야 정상 아니겠음?

오히려 지금까지 단 한명도 안나왔다는게 이상할 정도임. 모팻이 그나마 처음으로 공식 컴패중에선 성 소수자 캐릭터를 만들어준거고

모팻이 빌 포츠를 동성애자로 설정한 동기는 그거 하나면 충분하다고 봐. 시즌10 이후로 모팻은 닥터후를 떠나니까 빌 포츠가 자신이 만들 수 있는 마지막 컴패니언이고

닥터후 시리즈 사상 이루어지지 못했던 '시리즈 최초의 첫 공식 동성애자 컴패니언'을 만들어보고 싶었던거겠지

그리고 설령 모팻이 정말 '보여주기식 행세'를 하려고 하는거라 할 지라도

일단 인권감수성의 중요성이나, 그걸 인식하고 발전하려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행세라도 하는거 아니겠어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애시당초 모팻이 인권감수성이 '낮다'라고 생각하긴 어려움

'행세'라는게 '실제론 안그러면서 그런척 위장'하려고 하는건지 '본인도 의식하고 있기에 발전하려고 그러는건지'를 구분해야지

모팻이 실제론 여혐종자+호모포비아+인종차별주의자 인권감수성 개빻았는데 자기를 위장시키려고 일부러 성 소수자 캐릭터 넣고 인종차별 비판하겠냐

아니면 실제로 본인도 인권 감수성의 소중함을 알고 있으니까 의식 하려고 성 소수자 캐릭터 넣고 인종차별 비판하겠냐

물론 모팻 인권감수성이 '높다'고 말하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인식하고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응원이라도 해줘야지

'인권감수성 만렙도 아니주제에 인권감수성 높은 척 행세하는거 존나 웃기고요 ㅋㅋㅋ' 이러면서 까는게 말이 되나

애시당초 인권감수성 만렙인 사람이 어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