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지난 일인데 아직도 기억나서 씨부려본다.
나이를 처먹는다고 무작정 어른이 되는건 아니라는걸 다시금 깨닫는다. 이게 아마 7689번째 나이를 후장으로 섭취하는 씨발새끼들에 대한 에피소드인 것 같다.

한번은 비가 씨발 존나게 쏟아져서 콜 불러가지고 택시를 탔는데 타자마자 기사양반이 기본요금 나오는데면 젊은 사람이 걸어가지, 뭣하러 택시타냐고 면박을 줬다.
맘같아서는 택시 내리고 문 처닫으면서 '그럼 씨발 안 타'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뒷좌석에 이미 타버린 분대원들 생각하니 골치 아파져서 괜스레 웃으며 사과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그렇다고 사정하니 빈정대던 기사양반이 생각난다. 돈은 내가 내는데.

택시 타는 내내 불평불만을 하면서 운전중에 걸려온 마누라의 전화에 대뜸 성부터 내던 그였다.

택시요금은 한 3300원 정도 나왔는데 4천원 쥐어주고 잔전은 가지라니까 기사양반이 너털웃음을 내며 '아이고, 고마워요~'라고 말했다.
잔전 700원에 태도가 바뀌는 어른을 보니 한심하기 그지 없었다. 물론 그 나이 개인사업자한테 돈 몇 백원도 좀 소중하겠나 싶은 생각도 0.3초 정도 한 것 같다.

집 들어가기 전에 밥 한끼 같이하자고 들어간 국밥집에서 실망감이 더 컸는데, 평소 자주가던 곳이라서 더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순대국밥 4그릇 시켜놓고 분대원들이랑 편히 쉬어 자세로 같이 테레비나 보고 있었다.
속보로 한반도전쟁설 따위의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었는데 국밥집 서빙 아주머니는 대뜸 '군인아저씨들 전쟁터가면 총 한번 쏘고 죽나?'라고 물었다.
분대원들도 어이가 없어서 실소만 했고 난 씨발 잘못 들은건지 다시 말해보라고 하고 싶었다.

밥 처먹는 와중에는 그래도 곱게 처먹고 싶어서 딱히 화를 내진 않고 그냥, 아들같은 군인들이 전쟁나서 죽었으면 좋겠냐고 되물어봤다. 아주머니도 말실수한건 아는지 아차 싶어서 그건 아니라고 말했다만 뭐, 자기 아들은 운전병 출신인데 전쟁나면 차 태워서 도망치게 할거라고 사족만 안 붙였으면 그냥 넘겨짚었을 것 같다.
그래도 대민물의 일으키면 육교, 영창이니까 참았다.

맛도 안 느껴지는 국밥을 대충 입에 우겨넣으면서 식사하고 계산 끝내자마자 나왔다.

나이를 처먹어도 사람 막 대하는 어른들 보면 예전에는 참 안됐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에는 그냥 씨발년놈들 아가리 뚫렸다고 가래 뱉듯이 말하는게 짜증스럽기만 하다.

소시민스럽게 콜센터 번호나 연락처에서 지우고 국밥집에 안 가기로 다짐하면서 삭히는 것도 짜증스럽지만 달리 뭐 할 수 있는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