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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거나 말거나

pentatonix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5.30 20:44:49
조회 286 추천 0 댓글 6

이제 문학과 정치에 더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므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나는 지금 당장 죽는다해도 이 세상에 더 이상 미련이 없는 사람입니다. 
여기가 어디인지도 모르겠는데 무슨 집착을 가질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죽으면 더 좋은 곳으로 갈 지 누가 알겠습니까?
그렇다고 자살을 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자살은 죽음을 부정하는 행위이지요.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자살자들은 죽음이 너무 두려워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입니다.
아이러니한 일이지요.
그건 그렇고.
아까 댓글을 달다가 도배제한으로 차단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이 글을 씁니다.

자아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끊어진 것 같은데 아까 댓글은 차단되면서 날라갔는데 뭐라고 썼는지 기억이 안 나는군요.
어쨌든 내가 귀신이니 망령이니 하는 말을 썼는데 조금 설명이 필요한 듯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신기가 있었습니다.
부모님이나 주변 어른들, 심지어 학교 선생들도 나를 함부로 하지를 못했습니다.
어머니가 말씀하기를 어렸을 때부터 이상하게 다른 아이들과 다르고 왠지 어른 같았다고 합니다.
나도 믿지를 않았습니다. 아니 믿지 않으려고 애를 썼지요. 
빙의니 저주니 하는 것들 말이지요. 뭔가 무속이라는 것하고 관련이 되고 낯설고 무섭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더욱 철학과 논리학과 수학과 과학에 매달렸는데 공부를 할수록 반석이 생기기는 커녕 오히려 있던 바닥마저 꺼져버리더군요.
굉장한 공포를 느꼈고 여러해 동안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최근에서야 나의 운명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이것이 무엇인지는 나도 정확히는 모르나 그 길로 가기로 했을 뿐입니다.
그러자 세상이건 사람이건 전과는 완전히 다르게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시간개념도 이상해져서 혼란스러울 때가 많았습니다.
가장 알리고 싶은 것은 무엇이냐면 아까 이야기했듯이 자기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 자기가 아니라 무엇에 씌인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 무엇을 귀신이니 망령이니 이렇게 부르는데 이게 맞는 것인지는 나도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그것들은 어떤 행위 그러니까 바라보거나 말을 걸거나 심지어 회유나 협박 같은 것을 적절하게 하면 떨어져 나갑니다.
그리고 그 사람 그러니까 그것이 떨어져 나간 사람은 마치 다른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다른 삶을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멀쩡하던 사람도 그것에 씌이게 되면 갑자기 돌변하여 딴 사람이 된 양 해괴한 짓을 하고 다닌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것을 제어하는 능력인데 보통 기라고 합니다. 기가 세다. 기가 약하다. 그렇게 말합니다.
그러나 기가 세다고 해서 그것에 걸리지 않는가 하면 아니지요. 기가 왠간히 센 사람도 아주 센 그것에는 걸려버리는 것입니다.
결국 무슨 이야기냐 하면 우리 모두는 하나도 남김없이 무엇에 씌여있는 상태가 아닌가 하는 것이지요.
 
일단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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