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내년에 서른이 되는 러블이야. 이제 이십대 청춘도 얼마 남지 않았네. 사실 입덕하기 전까지는 정말 말그대로 일만 하고 살았던 것 같아. 가족이나 친구들이랑 여행한번 제대로 못가보고 일에만 몰두하고 살아서 내 이십대를 이렇게 허무하게 보내는건가 하는 생각도 자주 했었어.

그러다가 우연히 러블리즈를 알게 되어서 난생처음 음방도 다니고 콘서트와 뮤지컬도 보러 다니는게 정말 즐겁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이런 즐거운 추억을 남겨준 멤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멘트도 미리 준비하고 혹시나 고나리땜에 말을 다 전하지 못하고 올까봐 편지도 한통 쓰고 아직 날씨가 추우니까 몸 따듯하게 하고 다니라는 뜻으로 목도리랑 장갑도 준비해서 갔어.

오늘은 대관시간이 길어서인지 명은이 순서까지는 준비해간 멘트를 다 하고왔어. 케이는 내가 서른즈음에를 감명깊게 봐서 케지컬 관련해서 얘기도 조금 했는데 케이가 이제 나만보면 족발얘기를 하는것같아. 아무래도 이름때문에 계속 족발이 생각나나본데 덕분에 내 얼굴까지는 기억해주는것 같아.

예인이는 올해 스무살이 되어서 어땠는지 물어봤는데 콘서트에 쇼케에 음방 1위도 했었고 웹드라마에 리듬체조까지 해봐서 굉장히 기억에 많이 남을것 같다고 했어. 다음순서로 넘어가기 전에 예인이에게 이십대가 지나기 전에 하고싶은거 다 하고 살으라고 했더니 예인이도 웃으면서 자기는 하고싶은거 다 할거라고 하더라. 꼭 예인이 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도 이십대가 지나기 전에 하고싶은거 다 해봤으면 좋겠다.

명은이까지 준비해간 멘트를 무사히 마쳤는데 지애차례부터 고나리가 들어오더라. 성격상 버티고 서있질 못해서 준비해간 멘트도 다 못하고 선물 전해주고서 내년에 서른된다고 하니까 자기도 내년에 꺾인다면서 같이 늙어가는거라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지애는 안늙을것같다. 그리고 이제 지수 차례로 넘어갔는데 뒤에분이 명은이랑 계속 대화중이셔서 내가 선물해준 장갑을 팬들에게 보여주면서 선물받았다고 자랑하는데 나 말고 다른분들께도 선물 받았을탠데 진짜 별거아닌 장갑 하나를 받아도 고맙게 생각해주는것 같아서 되게 뿌듯했어.

지수 차례는 너무 빨리 넘어가서 거의 아무말도 못했는데 정말 그 짧은 시간에도 옷 따듯하게 입고 다니시죠? 라면서 감기안걸리게 조심하라고 걱정해주더라. 지수는 정말 천사야.

수정이랑도 진짜 별 얘기 못하고 끝났는데 내년에 서른이라고 하니까 수정이가 스물다섯정도로 보인다길래 너무 자본주의 멘트 아니냐고 하니까 '아니에요. 제가 왜 거짓말을 하겠어요' 라고 하는데 사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나이에 비해 어려보이긴 하는것 같긴 해.

아무튼 준비한 멘트는 실수없이 잘 하고 오긴 했는데 지애, 지수, 수정이한테는 준비한 멘트를 못해서 아쉬움이 조금 남지만 그래도 이십대의 마지막 팬싸는 너무나 재밌었어. 아마 올해는 다른 오프는 못갈것 같아서 이번 팬싸가 이십대의 마지막 오프가 될것 같지만 내년에도 러블리즈를 볼 기회는 있을테니까 남은 시간동안 열심히 현생을 챙겨야지.

뭔가 이십대의 마지막이라니까 되게 먹먹하면서도 실감이 잘 안나는것 같다. 어렸을땐 어른이 되는 상상만 하다가 이제는 진짜 어른이 돼버려서 현생땜에 포기할수밖에 없는일도 많았는데 그래도 이십대의 기억 한쪽에 러블리즈가 남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 이십대인 갤러들도 많을탠데 너희들의 이십대의 추억속에도 러블리즈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