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템포 늦게 방송을 보고 있어요.

5회를 보았네요.

5, 6회 시청률이 떨어져서 드라마에 대한 성토도 좀 심한 것 같고...

방송국에서도 신경쓰일 상황이긴 할 텐데.

워낙 이름 있는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하다 보니,

누구 하나에 집중하진 못하고 여럿이 조금씩 양분하고 있다고밖에는.

게다가, 현재는 '사건'이 이 드라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니까요.

캐릭터가 자리잡기 전에 사건이 앞선 탓에,

캐릭터에 정붙일 수 있는 시간들 없이 흘러간 듯해요.

작가가 이순신이나 세종대왕, 황진이를 쓸 때처럼 단 한명을 확실히 내세운 게 아니라

상당히 여러 인물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해보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래서 초반에 이 드라마에 대한 성토는 많을 수밖에 없을 것도 같구요.

초반에 캐릭터에 급속히 몰입이 되진 못했으나...

한편으론, 작가가 의도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이 드라마 속 인물들 중 누구도, 뭔가 극적 효과 없이 등장했다고 해야 하나.

전 그게 제일 확연히 느껴졌는데.

영조든 사도든, 서지담이든 나철주든, 조정 대신들이든 간에

마치 꼭 그들이 어딘가에서 각자 삶을 살고 있는데,

갑자기 카메라 쑥 들이밀어 다큐 한 편을 찍는 듯한 도입부라고 해야 하나.

제목의 그 '의궤'처럼 전체적으로 모든 게 묘사된 상태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손해보는 부분이, 드라마이기 때문에 분명히 있어 보입니다만.

결국은 그런 제약들을 걷어내고 배우 각자가 분발해서 캐릭터를 설득시켜야 하는 게, 과제가 아닐까 싶네요.

5회의 밍을 보니...

이전 회차들보다 밍의 톤은 좀더 안정적이 된 듯한데,

사건을 따라가는 반응을 하고 있는 단계. 극 중 인물로서의 연기는 하고 있지만,

아직 밍의 연기를 보여준 것 같진 않아요.

현재는 대본에 몸을 맞춰가는 듯 보여요.

캐릭터에 대해 혼란스러운 뭐 그런 즈음이 아니라...

밍도 본인의 캐릭터에 아직 완전한 정은 안 든 단계. ㅎㅎ

배우가 본 대본과,

그 대본으로 연기한 결과를 본 시청자 모두...

캐릭터에 정 붙일 만큼의 어떤 감성적 요소가 없었으니까요.

나철주가 무얼 위해 움직이고 있는 사람인지도 명확하지 않고,

그건 비단 나철주뿐 아니라

이 드라마 속 대부분의 캐릭터가 그런 확실한 노선이 주어지지 않아서

모든 캐릭터가 시청자에게 확실한 애정을 받진 못하지 않나 싶네요.

좀더, 저는 좀더 기다려 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