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슬릿 실험을 인터넷에서 알아보다가, 웬지 모르게 결정론적이라는 기분이 들었음. 전자가 출발하기 전부터 자신이 어떤 가능 세계를 따를 수 있는지를 파악을 완료한 다음에 그 경로를 충실히 따라간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렇다면 굳이 전자가 두개의 슬릿을 동시에 통과해서 자기 자신의 분신에게 간섭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러니까 애초에 간섭을 받기도 전부터 간섭적인 경로를 만들고 출발했다는 거임) 찾아보니까 그 아이디어랑 비슷해 보이는 드브로이-봄 해석이 있었음.

영상은 드브로이-봄 해석을 방증할 수 있는 최근의 실험 방법에 대한 영상임. 기름 위에서 통통 튕기는 방울이 있고, 이 방울과 진원이 가까운 파동이 상호작용하여, 파동(방울)이 진행하는 경로를 따라서 방울(파동)도 같이 이동함. 즉, 전자는 분명히 불연속적인 하나이지만, 전자의 파일럿 파동은 연속적이라, 전자가 아니라 파일럿 파동은 두개의 슬릿을 동시에 통과했을 시의 파동 궤도를 지니는게 가능하고, 전자는 그저 그 궤도를 따라서 같이 움직여주면, 결과적으로 마치 "전자가 두개의 슬릿을 동시에 통과하여, 자기 자신의 분신에게 간섭했을 시의 패턴"을 스크린에 띄워버리게 됨.

실증주의의 패착이 항상 그렇듯이, 하나의 사태를 설명할 수 있는 정합적인 다양한 합리적인 인식론이 존재할때, 어느어느 인식론이 있을 수 있는지는 고심하지 않고 그냥 주어진 현상만 보려다가 잘못된 해석을 하게 됨. 물리학에선 어떨지 모르겠는데 인문학에선 흔한 일임. 현대의 양자역학은 현상 뒤의 이론을 생각하기 보다는 실증주의적으로 현상을 예측하면 장땡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음. 그러니까, 최대한 실험 결과들에 가장 많이 정합적인 수학적 예측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매우 잘 예측하고 있음. 그런데 드브로이-봄 해석을 적용하게 되면, 단순히 실증주의적인 설명일 뿐만이 아니라 개념적인 설명을 할 수 있음.

https://www.youtube.com/watch?v=WIyTZDHuarQ

(거시 세계에서, 드브로이-봄 현상을 구현하는 새로운 실험방법)

(한국어 자막이 달려있음)

이상, 물알못 좆문가의 일기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