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 멋있다.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이것만큼 객관적인 평가도 없다. 외모는 둘째 치더라도 실력은 최고, 여기에 인성까지 나무랄 데가 없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주장이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후배들이 게으를 틈이 있겠나”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런데 그는 “동료 모두가 함께 똘똘 뭉쳐 성과를 만들었는데, 나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오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말한다. 이 ‘사기 캐릭터’의 주인공은 ‘캡틴 문’ 문성민(31·현대캐피탈)이다. 스포츠월드가 최근 수술을 마치고 재활에 돌입한 그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①정상서 외친 한마디 “정상을 찍었나요?” ②독한 재활 “코보컵부터 뛰고파” ③“아빠는 키 큰 사람” 시호 한마디 & 태극마크

▲독한 재활 “코보컵부터 뛰고파”

지난 4월 말 무릎 수술을 받은 문성민의 복귀 시점을 두고 3개월 후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최태웅 감독은 재활 기간을 늘려 복귀 시점은 4∼5개월 후로 잡았다. 30세가 넘는 나이와 같은 부위에 받은 두 번째 수술이라는 점을 고려해 완벽한 상태에서 돌아오라는 배려였다. 이에 2017∼2018시즌 초반까지도 복귀가 힘들 것이라는 예상 하에 레프트 포지션에 박주형-송준호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최근 월드리그에서 한 계단 더 성장한 박주형과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깜짝 활약을 펼친 송준호가 충분히 제 몫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이 계획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현재 문성민의 회복 속도를 감안하면 시즌 개막전에서 문성민의 강력한 스파이크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과거 십자인대 수술을 하고, 이후 자리 잡는데 2년이 넘게 걸렸다. 특히 정신적으로 불안감을 지우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그 수술과 비교하면 이번 수술은 내게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그래서 회복도 재활도 속도가 빠른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이어 “지금 회복 속도라면 생각 이상으로 빨리 팀 훈련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다”며 “관건은 감각적인 부분이다. 이 부분만 빨리 되찾는다면 코보컵부터 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이처럼 복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유는 배구에 대한 ‘새로운 재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최 감독님이 부임하신 이후 스피드 배구로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과거와 같은 배구를 하고 있지만, 느낌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지나친 승리욕에 스스로 경기를 망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동료와 즐기면서 배구를 하고 있다. 그 과정이 의미 있다. 재활을 하면서 하루라도 빨리 팀에 복귀해, 감독님, 동료와 함께 뛰고 싶다”고 강조했다.

레프트 전향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레프트에 전향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신영석, 최민호도 지난 시즌 레프트, 라이트로 뛰었다”며 “감독님이 주문하시는 전술을 이해하고 소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격 점유율에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다만 리시브는 라이트에서 뛰는 것보다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박주형, 송준호 선수가 레프트에서 함께 뛰고 있다. 내가 안 되면 두 선수가 해주면 되고, 두 선수가 어려울 땐 내가 해결하면 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바로티의 가세에 대해서도 “한국에서 3년 차라는 뜻은 그만큼 가능성이 있다는 뜻 같다”며 “보완해야 할 점은 있겠지만, 그런 부분은 감독님께서 해결해 주실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바로티가 합류하면 공격적인 부분이나, 블로킹 측면에서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