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의사는 붉은 행동위원회 본부로 끌려간 뒤 죽어버렸대."
갑자기 먹던 음식을 토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나는 애써 냉정한 척했다. "아니 왜 죽었는데?"
"홍위병들이 정말로 멍청한 짓을 저질렀거든." 샤오롱이 찐빵 한 입을 베어물며 말했다. "처음에는 군용 벨트로 때렸나 봐. 하지만 의사는 숨겨 놓은 재산에 대해 아무것도 밝히려 들지 않았대.

그러자 한 사람이, 왜 콧수염을 길렀던 사람 기억나지? 그 사람이 글쎄 수술용 메스로 의사 배를 가르고 거기 간장을 부었다지 뭐야. 그랬더니 의사가 돼지처럼 꽥꽥거렸다지. 다음번에는 매운 고춧가루 물을 부었대. 그랬더니 의사는 마룻바닥을 구르며 발작을 했고 내장이 다 쏟아져 나왔다는군. 그런데도 홍위병들은 거기 서서 웃고만 있었던 거야. 결국에는 의사가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머리가 깨졌고 그날 밤에 죽고 말았대. 거기 있던 형들은 재미있었다고 말했지만 우리 누나도 그건 너무 잔인하다고 했어."

정신이 아득했다. 작고 날카로운 메스가 의사의 배를 가르고 뱀처럼 구불구불한 내장이 드러나는 모습이 눈앞에 떠올랐다.
샤오롱은 그 정도 일로 식욕을 잃는 사람이 아니었다. 샤오롱은 첫 번째 찐빵을 우물거리며 두 번째 찐빵을 집어들었고 어른스러운 말투로 덧붙였다. "하지만 반동분자에게는 너무 잔인하다는 표현을 쓸 수 없지." 샤오롱은 찐빵을 크게 베어물고 젓가락으로 돼지고기 요리를 집었다."
- 션판(沈凡)《홍위병(紅衛兵)》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