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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12화 나노캡쳐+리뷰. 깊은 밤, 골목 길. (스압)

haemil0915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8.22 10:00:02
조회 2081 추천 26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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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방 기다리는 후소니들, 잠깐 12화 골목길에 다녀오지 않을래?


너무 나노 캡쳐라 갤에 올려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하다가,

지금이 아니면 후소니들이랑 공유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올려.


곧 있을 15화 골목길씬도 기대되고 이전의 골목길씬들도 너무 좋지만

12화 골목길씬은 나 후소니 기준으로 최애다ㅠㅠㅠㅠㅠㅠ



6화 볼 때부터 아 벌써 6화야, 7화야, 8화야 하다가

벌써 15화 선공개를 보고 내일이면 막방이라니... 소백이들 정말 보내기 싫다ㅠㅠ




4UWt2Af.jpg




하백이 떠난 현실에 적응중인 소아.


*


소아 : 소개팅이 뭐 대단한 일이라고 쫓아와? 야, 아무렇지도 않아.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어? 별거 아니드라. 난 뭐 엄청 대단히 앓기라도 하는 줄 알았네.

이렇게 쉬울 줄 알았으면 연애 그거 좀 더 찐하게 해보고 보낼걸. 에이, 억울해.

이해 안돼? 야, 너 수사 드라마에 왜 멜로가 없는 줄 알아?

갈길이 바빠서 그래. 눈 앞에 놓인 이 시급한 문제들, 이거 저거 먼저 해결하다 보면 멜로 그거 뒷전으로 밀리면서 드라마 끝나.

무슨 말인지 알겠어? 그러니까 내 인생은 멜로 드라마보단 장르 드라마 쪽에 가깝다는 거야.

그러니까 내 말은...


염미 : 알겠어! 뭔 말을 씨부리고 있는지!


소아 : 왜 이래? 창피하게?


염미 : 더불어 나도 이 이별은 찬성이다. 하지만 울고불고 질질 짜고있는 것보단 낫단 말은 못하겠다.

왜? 나도 정신과 의사 면허증 있는 점쟁이야. 그리고, 멜로도 장르거든?


소아 : 이래저래 돌팔이잖아.


염미 : 하... 넌 세상에서 제일 잘하는 게 참는 거라고 자랑자랑 했었고.


소아 : 나 들어가봐야겠다. 예약 환자 있어.


*


소아가 제일 잘하는 건 참는 거라는 걸 아는 염미는 걱정이 태산이다.

엄청 대단히 앓을 걸 참고 있는게 분명하니까.



lyLSgDF.jpg


신대표와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구매한 인형.

파란 용용이를 안고 집에 돌아온 소아는 불 꺼진 집을 한참 바라본다.


CiTIR4G.jpg



파란 용용이를 제 앞에 앉혀두고, 하백이 선물한 머그잔을 쓰는 소아.

머그컵에 앞뒤로 새겨진 하백과 용용이를 바라보던 소아는,

하백이 읽었던 책의 구절


'당신이 마셨던 머그잔의 가장자리를 손끝으로 쓰다듬은 적도 있어요.'


처럼 가장자리를 손끝으로 쓰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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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백과의 추억이 있는 침대도 바라보고


GPmQV0O.jpg


하백이 늘 앉던 자리에 앉은 소아는, 하백이 읽던 책을 마저 읽는다.


'그러니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 당신을 사랑하는 거죠.


나는 지금 당신의 사랑을 지나가는 중입니다.'


소아 말마따나 하백은 수사 드라마처럼 갈길이 바빠서,

멜로 그거 뒷전으로 미뤄두고 이거 저거 먼저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었으나


소아를 만나고 소아를 알게 되고 소아와 살며

최선을 다해 소아를 사랑했다.


하백이 떠나고 없는 자리에 그 마음이 물처럼 밀려들어, 소아는 속수무책없이 잠기고 만다.

알고 있었지만 애써 밀어냈던 그 마음이 너무 깊었으므로.



2wRcQrf.jpg


하백 : 괜찮다면서. 별로 괜찮아 보이지가 않는데?

일류네, 이류네, 삼류네... 알아듣지도 못할 말로 잘난척 하더니 꼴 좀 봐라.

이기지도 못하는 술 마시고 게우지도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소아 : 그럴리가 있어요? 내가 찼는데.


하백 : 찼는데. 꼭 차인 것 같지?

거짓말도 제대로 못 읽어낸다고 나 엄청 욕하고 있지?

이제 알겠어? 모두가 상처받지 않는 수 같은 건 없어, 이과생.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제일 나쁜 사람인 것처럼.

네가 신묘한 수라고 자화자찬한 그 수의 정체를 좀 봐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 순간에는 오늘만 살 것처럼 살아.

오늘을 붙잡아야 내일도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아는 사람들.

오늘 같은 내일이 오지 않더라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

그렇게 움켜잡은 오늘의 기억으로 남은 날들을 살아낼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 말이야.

모두 상처받지 않는 따위의 허수를 찾는 사람보다 훨씬 현명하지 않아?

허수는 제곱하면 영보다 못한 수가 된다며.


소아 : 인간도 아닌 주제에.


*


혼자 진료실에 앉은 소아의 앞에 하백이 앉아 말을 건다.

괜찮다면서, 별로 괜찮아 보이지 않는다고 운을 떼며.


그리운 하백의 모습을 그리고, 하백의 입으로, 하백의 목소리로 듣는 말은

소아 본인이 자신에게 건네는 말이 아니었을까.

잘난척 하더니 꼴좀 보라고. 하백을 찬 건 자신인데, 어쩐지 꼭 차인 것 같다고.

모두 상처받지 않는 따위의 허수는, 제곱하면 영보다 못한 수라는 걸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었지만

하백을 밀어내기 위해서는, 하백을 보내기 위해서는

허수에 기댈 수 밖에 없었다고.


허수고 뭐고 그냥, 하백을 붙잡을 걸.

하백과 함께 오늘만 살 것처럼 살 걸.


그렇게 움켜잡았으면, 하백을 하루라도 덜 그리워했을까.

모두가 상처받지 않는 수 같은 건 없으니까, 그냥 사랑할 걸.


하고 소아는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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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의 실랑이 끝에 경찰서까지 가게 된 고된 하루.

오늘따라 집으로 오는 길이 더 길었을 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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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를 하며 들어선 골목길에서 누군가를 발견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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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서 휴대폰을 놓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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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는 소아를, 한결같은 자리에서 기다리곤 했던


5O9FBMT.jpg



하백이 서있었기 때문이다.


MuFdldJ.jpg


지금 이 순간, 소아의 눈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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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에 기대있던 하백이 몇 발자국 걸어 나와 정면을 바라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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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는 이 상황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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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백이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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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걸음 끝에 있다는 것이,


KGbGovx.jpg


믿기지 않았던 소아는 하백에게 달려가 품에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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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에 들어선 소아를 마주하고서도 덤덤한 표정으로 소아를 맞이했던 하백은

소아가 자신의 품에 안기고서야 뒤늦게 글썽이고,


이내 소아의 머리에 볼을 묻는 것으로 말을 대신한다.


8OGLwJ3.jpg



'나도 많이 보고 싶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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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우는 소아를 말 없이 안아주던 하백은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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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다녀."


떠나기 전 소아에게 제일 먼저 했던 당부.

이럴까봐 제일 먼저 했던 건데.


이 여자, 말 참 안 듣는다. 속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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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고됐던 소아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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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향하는 골목길에 하백이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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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백의 품에 안기고서야 뒤늦게 앓는 소아를,

한참이고 말없이 안아주고 토닥여주는 하백이 있는




깊은 밤이었다.







p.s. 내 현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들, 나의 또박, 나의 소백.

가지 마로라ㅠㅠㅠㅠㅠㅠㅠㅠ




출처: 하백의 신부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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