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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 웨엔 연극 글로리아 후기 (당연 스포, 아무말 주의)앱에서 작성

영국바발(188.29) 2017.06.27 08:25:12
조회 1656 추천 54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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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
한국에서 글로리아 못사였는데 오프웨엔에서 드뎌 자첫(강제자막)을 했네....
중간 반전포인트 있는거 알고갔는데도 너무 적나라 했던데다 1열이었어서 굉장히 충격적이었어ㅠㅠ 그런씬 잘 못보거든..(쫄보)
역시 영어의 장벽으로(ㅠㅜ) 못알아먹은 대사도 많지만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무심한듯 하면서도 뼈가 있어서 초집중하고 극을 봤던것 같아.

이 극은 뭐랄까...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의 기분을 너무 적나라하게 포착하고 있어서 보면 볼수록 소름이 끼치는 극이었어. 우리는 우리가 살고있고, 존재하고 있고, 누구와 대화하며 '현재진행형' 으로 살아가고있다는 거에 대해 지속적으로 인식하고 있진 않잖아. 그냥 문득, 내가 실제로 숨을 쉬고 있고, 내 행동과 말에 따라 인생이 송두리째 바뀔 수 있다는 걸 인식하면 섬찟한 기분이 드는것처럼 극은 이러한 우리의 삶을 과하게 클로즈업해서 보여주고 있었던 것 같아.

글로리아는 대체 누굴까. 실질적으로 무대에 몇번 등장하지도 않는 인물인데 객석에 앉은 나란 관객은 주변인물들이 떠드는 대사 몇마디에 글로리아 캐릭터의 인상을 구축해버렸어. '그래, 저 여자는 어느 집단에서나 있는 (도라이 질량 보존 법칙에 따른) 노답인 캐릭터고 주변 사람들 모두가 그녀와는 별로 엮이고싶지 않아하는.. 그런 인물이구나' 하면서. 왜냐면 (평범한 사람의 범주에 있는것 같은) 애니와 켄드라의 대화를 들어보면 대충 어떤 사람이겠구나~ 하고 사람의 전형이 내려지니까. 그리구 동료들의 대화를 듣고있으면 딘은 더 괜찮은 사람같이 보이게 돼. 딘은 어쩌면 자기 스스로에게 죄책감을 느끼기 싫어서 초대에 응했던걸지도 모르는데 어쨌거나 타자가 보기에는 괜찮은 놈처럼 보이는거지.

딘은 말하는 거나 행동하는걸로 봐서 누구에게나 최소한의 기분을 맞춰주려고 노력하는 인물 같아'보였어'. 이렇게 쓰는 이유는 딘의 아주 일부 모습만 봤기 때문에 함부로 그가 어떻다고 떠들어 댈수 없을 것 같아서야.. 심지어 내가 관객일지라도 말이야. 비단 딘 뿐만이 아니라 극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 그래. 우리는 너무 사람의 일부모습만 본채로 모든 걸 판단하는데 익숙해져버렸어. 그걸 극이 자꾸만 꼬집고 있어서 관객마저도 그런 본인을 자책하게 만드는 거지.. 그리고 관객 스스로도 누군가에게 진심이 아닌 가식으로 대했던 기억을 상기시키면서 마냥 웃을수만은 없는 기분을 만든것 같아.

로린은 글로리아가 상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들을 좋아하는 인물이었다고 그녀를 회상해. 처음에는 이런 로린의 대사를 들으면서 '그나마 로린이 글로리아를 객관적으로 봐주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로린 캐릭터를 또 그가 말하는 대사로만 결정지으려고 했구나 싶어서 정신이 번뜩 들었어. 로린은 그냥 어떤 불행한 사건이 있을때 그걸 그냥 피하고 싶어했던 인물일지도 몰라. 사내에서 글로리아가 그림자취급을 받을때 로린은 그나마 그녀를 객관적으로 아는'척'하면서 불편한 그 상황을 자기혼자만이라도 피하려고 했는지 모르지. 그니까 진짜 글로리아라는 인물이 핵도라이일수도 있는데 로린 때문에 '어쩌면 글로리아가 되게 고통받았겠을 수 있겠구나' 하고 없던 측은지심이 생겨났을 수도 있다는 거야.
(모든 문장이 추측으로 끝나서 미안ㅠㅠㅠㅠ)

어쩌면 진짜 present 하고 싶었던 글로리아의 실체는 로린이었을지도 몰라. 옆 부서에서 시끌하게 떠들때마다 주의를 주러 와서는 이 행위를 통해서야 비로소 사람들하고 엮이고, 말을하고, 자기가 존재하고 있음을 느끼는것 같았거든. 이게 엔딩씬하고도 같은 선상에 있어서 더 움찔했어. 우리는 개인으로 살아있을때 결코 본인의 존재하고 있음을 증명받을 수 없는 걸까? 반드시 타인의 소음이 발생해야만 비로소 존재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는걸까.. 모르겠어.

2막은 1막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태에서 인물들의 전혀 다른 모습을 보게 되서 그런가.. 굉장히 불편했어. 그리고 나도 얘네와 다를 바가 없는 인간임을 느끼며 또 한번 자책하게 된 거같아. 글로리아 사건에 대한 기억을 모든 인물이 다 다르게 소비한다는 것도 충격적이었고 특히 딘이 그 기억을 자신만의 특별한 소유물로 여기고 있다는 게 소름이 돋았어. 아무래도 다들 글을 쓰고 언론에 노출되어있는 직업에 있었기 때문에 더 사건을 잊지못하고 집착하려 드는것 같았어. 왜 하필 편집부를 메인 배경으로 뒀는지 알겠더라구..

아무튼 개인과 개인의 인생의 벽이 크게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파장이 모든 것을 뒤집어엎어버릴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 극이었어. 근데 그렇다고 내가 앞으로 만나게될 타인의 인생을 무조건적으로 존중하고 배려해야된다고 생각하지도 않아. 글로리아 사건이 또 일어날지언정 우린 어쨌거나 모두 불완전한 인간 (나부랭)일 뿐이니까ㅠㅠ 우린 또 필요에 의해 거짓말을 하게 될거고 당장의 편안함을 위해 가식도 보여야 될거야. 특히 생존과도 연관된 직장에서 소용돌이는 더 거세지고 본성은 더 이빨을 드러내겠지.
경계를 해야되는건 분명하지만, 어느정도 체념하고 받아들여야 되는 포인트도 있는 것 같아.

그밖에도 좋은 대사가 넘 많고 곱씹고 싶은 부분이 있었는데 왜때문에 다 휘발ㅠㅠㅠㅠㅠ.. 영어로 봐서 더 순식간에 휘발된 것 같네...ㅠㅜ
어쨌거나 아무말 대잔치인 긴글 읽어줘서 고마워..!
관크없는 하루 되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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