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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 아트 온라인(Sword Art Online, ソードアート・オンライン. 2012)

1. 소드 아트 온라인 2기 방영에 즈음하여 내가 봤던 소드아트온라인(이하 소아온)에 대해 써볼까 한다. 처음 소아온을 본건 작년 3월달 이었다. 재입덕한게 2012년 12월 이었고 처음 3달에 거의 모든 유명 애니메이션을 몰아봤는데 유독 소아온은 이름에서 '케이온'이 연상된다는게 기분이 나빠서 미뤘다. 나는 진지하게 소아온이 케이온류의 애니일거라고 생각했다

2. 소아온을 본 사람들은 누구나 1쿨엔딩(아인크라드 클리어)이 너무 급작스럽다는 것, 1쿨은 재밌는데 2쿨은 지루하다는 것을 단점으로 꼽는다. 기억을 더듬어 소아온의 흥행 요인을 분석해본다. 작품성을 인정받는 애니들 중에는 틀을 깨고 새로운 형식을 제시한 작품이 있고 내용적인 면에서 충실한 완성도를 보여준 작품이 있는데, 소아온 1쿨의 경우 후자에 해당한다. 소아온 1쿨은 모험과 판타지라는 진부할 수 있는 주제를 오히려 충실하게 따름으로써 완성도를 높였다.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다양한 히로인들 사이에서 아기자기하게 펼쳐진다.>

3. 뿐만아니라 내가 높이 평가하고 싶은점은 높은 몰입감이다. 애니매이션에서 갈등의 이완과 해소는 몰입도라는 측면에서 아주 중요하지만 종종 무시되는 요소이다. 빠른 전개로 몰입도를 높이는데는 성공하지만 갈등의 해소와 곧이어 또 다른 갈등이 등장해서 감상자를 피로하게 만들거나(원피스등과 같은 장기연재 만화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주요사건과 전혀 관련없는 내용을 지나치게 길게 늘어트려 지루하게 만드는 애니메이션을 나는 정말 수도없이 보아왔다. 그러나 소아온 1쿨에서는 주인공 키리토가 주변 등장인물들과 관계를 맺고 그에 연관된 에피소드가 적당한 속도로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관계맺기'는 조금 지루하다 싶어질때 쯤 히로인 아스나와 게임속에서 결혼하게 되면서 절정에 도달하고 곧이어 아인크라드 세계에서의 전개도 절정을 맞이한다. 

<뒤졋는데 갑자기 부활..? 예수님인가..>

4. 급작스러운 엔딩은 특히 아쉽다고 여겨지는 부분이지만 오히려 나는 이런 전개 그 자체는 좋았다. 거기서 조금만 더 길게 늘어졌으면 틀림없이 지루해졌을 것이다. 그러나 불만인 것은 그 갈등의 해소의 과정이 너무나도 진부하다는 것이다. 히로인의 희생으로 각성한 주인공이 악당을 무찌른다. 전형적인 히어로물의 클리셰인데다가 비현실적이고 유치하기까지 하다. 그래도 이러한 몇몇 아쉬운 점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1쿨에서 훌륭한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여기서 끝났어야했다..>

5. 그리고 2쿨에서 재앙이 시작된다. 대부분의 장편연재 계획이 없던 작품들의 후속작에서와 같이 1쿨에서의 장점들은 모두 2쿨의 단점으로 작용한다. 1쿨과 달리 2쿨에서는 개임세계의 폐쇄성과 현실성이 제거되었다. 게임에서의 죽음은 더이상 죽음을 의미하지 않을 뿐더러 원하는 어느때에나 일상으로 돌아갈수 있다. 소아온 2쿨을 보면서 나는 마치 다른사람이 게임하는 걸 지켜보는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차라리 현실세계속에서만 1부 아인크라드 사건의 전말을 조사하거나 아스나를 비롯한 탈출하지 못한 이들을 구출하는 부분을 중점으로 삼았으면 어땟을까 싶다.

6. '관계맺기' 역시 2쿨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들 중 주목할만한 인물은 스구하 뿐이고 그나마도 게임속 스구하는 아스나랑 캐릭터가 겹치기까지 한다.(주인공을 좋아하는점, 처음에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점) 등장인물도 똑같은데 개략적인 전개도 비슷하고 애피소드도 다른 판타지 배경의 작품들과 전혀 차별성을 찾아볼 수 없는 진부한 내용이다. 1쿨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몰입도가 절정을 맞는다면 2쿨에서는 뒤로 갈수록 지루함에 그만보고 싶은 충동을 강하게 받을 것이다.

7. 무엇보다 아쉬웠던 점은 악당이라고 볼수 있는 인물 스고우 노부유키가 너무 찌질하다는 것이다. 자고로 악당의 천재성과 명분을 부각시키고 반대로 주인공은 인간적이고 나약한면을 강조해 두 가치관을 대립시킬때 관객이 몰입할 수 있고 박진감이 만들어지는 법이다.(다크나이트의 조커나 싸이코패스의 마키시마) 그런데 소아온 2쿨에서는 거꾸로 주인공의 먼치킨적 요소를 오히려 강조하고 악당의 찌질함만 부각시켜 두 신념의 대결이 아닌 선 vs 악의 구조를 만들어 버렸다. 그로인해 관객은 악당인 스고우가 당연히 타파되어야 할 악 그자체, 키리토는 악을 처부수는 존재로서 당연히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해버리기 때문에 더욱더 지루해지는 것이다.

8. 소아온 2기는 원작소설 팬텀 불릿을 애니화한다. 물론 나는 소설원작을 읽어보지도 않았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하지 않겠지만 예상대로라면 2기역시 유치하고 진부한 내용이 이어질것이 뻔하다. 그래도 혹시 애니매이션 제작사의 뛰어난 요량으로 1쿨의 몰입도를 다시한번 보여주지는 않을가 기대해본다. 무엇보다 아스나쨩이 카와이하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