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시스템의 연인 1

ㅇㅇ(14.46) 2019.09.24 01:44:41
조회 591 추천 44 댓글 6
														

1.

22세기의 지구는 출산율 저하로 인해 세계인구의 수가 급격히 줄어, 마침내 인류가 멸종할 위기에 처했다. 사람들은 점점 개인주의로 변하고 전세계적인 경제불황기까지 맞으며 결혼은 커녕, 연애조차 포기해버린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세계 인구조절 위원회'는 인위적인 매칭을 통해 혈기왕성한 청년들을 쉽고 빠르게 짝지어 주는 ‘코치’라는 데이팅 프로그램을 개발해냈다. 코치에 처음 가입할 때 자신의 이상형과 취향을 입력하기만 하면 시스템이 알아서 사용자와 잘 어울리는 상대방을 매칭시켜주고, 사용자는 상대방과 연인이 되어 데이트를 한다. 다만 이렇게 맺어진 연인에는 유효기간이 정해져있는데, 이 기한이 지나면 연인은 시스템에 의해 강제로 이별을 하게된다. 이렇게 수차례에 걸친 데이트를 통해 시스템은 사용자의 취향을 정밀분석하고, 최종적으로 가장 잘 맞는 연인을 매칭시켜준다. 완변한 연인과 매칭이 되는 그 날을 ‘페어링 데이’라고 하며, 만약 그 날 매칭된 상대방을 거부한다면 영원히 벽 바깥으로 추방 당하게 된다.


이 극단적인 시스템은 잘맞는 연인을 찾아가는 과정이 귀찮은 사람들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으나, 비인간적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비판을 얻기도 했다. 끝없는 논란 속에서, 결혼적령기를 맞은 27살의 박z훈은 “너는 언제 장가갈거냐”는 어머니의 등쌀에 결국 코치에 자신의 프로필을 등록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등록을 하긴 했지만 딱히 연애와 결혼에 관심이 없는 zz은 이 상황이 그저 짜증스러웠다. 사실 z훈을 가장 짜증나게 하는 점은 따로 있었는데, 매사에 이성적이고 냉철한 성격의 z훈이 사실은 남몰래 운명적인 사랑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무슨 디즈니 영화에 나올 것 같은 그런 낭만적인 로맨스까지 바라진 않더라도, 최소한 기계에 사랑의 운명을 내던지는 것만큼은 너무나 불쾌했다. 마치 자신이 강제로 짝짓기를 하는 동물이 된 것 같다고 생각하며 z훈은 얼굴을 찌푸린 채 로맨틱한 레스토랑에 앉아 첫 번째 운명의 상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z훈과는 반대로, 코치 시스템에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z훈처럼 결혼적령기를 맞이한 27살의 평범한 청년 안x섭은 대단한 낭만주의자였다. x섭은 코치 시스템을 통해 자신과 운명처럼 꼭 들어맞는 완벽한 연인을 찾아가는 그 과정에 대해 큰 로망이 있었다. 시스템의 매칭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가 어느날 운명처럼 자신과의 궁합이 99.89%를 넘는 운명의 사랑을 만나는 순간을 상상할 때면 늘 가슴이 두근거렸다. 사실 x섭이 이렇게 코치에 대해 엄청난 로망을 품게 된 원인에는 쓰라린 첫사랑의 추억이 큰 한 몫을 했다. 지극히 평범한 대학생 시절을 보내던 x섭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첫사랑에 빠졌다. x섭은 혼자서 조용히 짝사랑을 간직했다. 하지만 짝사랑 상대는 아직 어린데도 불구하고 코치에 스스로를 등록해버렸고, 이듬해 봄에 99.9%의 궁합을 자랑하는 운명의 상대와 결혼을 해버렸다. 첫사랑의 결혼은 x섭에게 쓰라린 아픔을 남겼지만, 너무나 행복해하는 그의 모습에 자신도 언젠가 코치를 통해 운명의 상대를 만나 낭만적인 사랑을 이루리라 기대하게 되었다. 그렇게 부푼 기대를 안은 x섭에게 코치를 통해 매칭된 운명의 첫 연인은, x섭의 로망과는 너무나 달랐다.


viewimage.php?id=2fbcd23fe3d33ba3&no=24b0d769e1d32ca73fed87fa11d02831d60f24b7b88547ae241c922217c0f732422259142ae8911942ef6446a9615fabe4700ccb09b266ed6b778d828592

“저.. 박z훈씨.. 맞으세요..?”

viewimage.php?id=2fbcd23fe3d33ba3&no=24b0d769e1d32ca73fed87fa11d02831d60f24b7b88547ae241c922217c0f732422259142ae8911942ef6446a9615fabe47005cb54e366e86e218d828592

“네, 맞아요. 앉으세요.”


x섭의 눈 앞에 로맨틱한 레스토랑과는 어울리지 않는, 왠지 부루퉁한 표정의 남자가 웬 종이뭉치를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었다. 첫만남에 싸늘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제 연인의 모습에 x섭은 잔뜩 움츠러들었다. x섭은 그의 눈치를 살피며 맞은 편 의자에 조심스레 앉았다.


viewimage.php?id=2fbcd23fe3d33ba3&no=24b0d769e1d32ca73fed87fa11d02831d60f24b7b88547ae241c922217c0f732422259142ae8911942ef6446a9615fabe4700ccb54ef61ef3d758d828592


“저.. 오래 기다리셨죠? 죄송해요, 제가 절대 일부로 늦은건 아니고.. 그러니까 막 요 앞에서 차가 막혀서...”


viewimage.php?id=2fbcd23fe3d33ba3&no=24b0d769e1d32ca73fed87fa11d02831d60f24b7b88547ae241c922217c0f732422259142ae8911942ef6446a9615fabe470089c06ef61e968748d828592

“괜찮으니까 식사부터 합시다. 뭐 좋아해요?”


x섭은 아무래도 첫 매칭이니 그리 잘맞는 연인이 나올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좀 아닌 것 같았다. 그래도 나름 데이트인데, 눈 앞의 박z훈이란 남자는 매칭된 연인에 대한 호감이나 호기심은 커녕, 상대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조차 없어보였다. 혹시 첫인상부터 자기가 마음에 안들었나? 설령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까지 자신을 노려볼 이유가 있나? 그래도 첫만남인데 서로 어색한 인사를 하고, 스몰토크도 하며 가까워지길 기대했는데, z훈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보였다. 가까워지긴 커녕 말 한마디 조차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한순간에 로망이 박살난 x섭은 첫인상부터 빵점인 z훈과 과연 유효기한까지 무사히 데이트를 할 수 있을지 불안해졌다.




문학 각잡고 쓰기 존나 어렵노...ㅠㅠ 문학언냐들 ㄹㅇ 존경하긔

추천 비추천

44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61979 갑자기 보고싶은거 생각났긔 [4] ㅇㅇ(106.102) 19.10.07 372 34
61952 요즘 왜 다들 여기 들르나 했더니 [4] ㅇㅇ(211.36) 19.10.01 1046 45
61948 천재x 범재z 3 [4] ㅇㅇ(223.62) 19.10.01 411 51
61930 불관에 글 하나 올렸긔 [4] ㅇㅇ(175.223) 19.09.27 551 17
시스템의 연인 1 [6] ㅇㅇ(14.46) 19.09.24 591 44
61916 블랙미러 시스템의 연인 아는 언냐 있노 [5] ㅇㅇ(14.46) 19.09.23 689 30
61898 드라마 응원글 아님? [7] 불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9.18 763 23
61897 포타 고백 떴다 [4] ㅇㅇ(211.36) 19.09.18 383 11
61886 천재x 범재z 2 [4] ㅇㅇ(223.62) 19.09.16 267 52
61850 인이어 관련 줍한거 있었네ㅋㅋㅋ [3] ㅇㅇ(211.36) 19.09.08 513 14
61848 링링 [7] ㅇㅇ(182.230) 19.09.07 965 48
61842 이거 ㄹㅇ임?? [8] ㅇㅇ(14.46) 19.09.06 666 12
61841 내가 뭘잘못했는데 [4] ㅇㅇ(117.111) 19.09.05 583 31
61830 이거저거 서치하다 zx단어 봤음ㅋㅋㅋㅋㅋ [4] ㅇㅇ(117.123) 19.09.04 588 16
61800 예뻐죽겠네 [6] ㅇㅇ(117.111) 19.08.30 808 34
61799 양자역학 로맨스 2 [4] ㅇㅇ(182.230) 19.08.29 249 38
61798 양자역학 로맨스 [6] ㅇㅇ(182.230) 19.08.29 456 43
61796 zx [5] ㅇㅇ(14.46) 19.08.29 338 12
61766 갑자기 골때리는 xx보고싶어 [4] ㅇㅇ(223.62) 19.08.25 319 28
61736 투명하노 [3] ㅇㅇ(223.39) 19.08.22 448 16
61717 엇 내 배경화면이다 [3] ㅇㅇ(117.111) 19.08.16 595 28
61700 사극 zx [3] ㅇㅇ(14.46) 19.08.12 336 19
61698 시발 어빠 ㄱㅆㅅㅌㅊ [3] ㅇㅇ(14.46) 19.08.12 577 16
61694 들개 1 [6] ㅇㅇ(182.230) 19.08.11 377 33
61683 ???:형 진짜 풀어요? [3] ㅇㅇ(117.111) 19.08.10 711 34
61672 실험체zz가 xx네 학교로 전학오는거 [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07 511 37
61646 결국 zx인거긔 [3] ㅇㅇ(175.223) 19.08.05 494 19
61635 하늘사진 올리는 커퀴 [3] ㅇㅇ(117.111) 19.08.02 502 19
61611 좋겠다? 좋겠어 [3] ㅇㅇ(106.102) 19.07.29 500 13
61564 짱구잠옷ㅋㅋㅋㅋ [3] ㅇㅇ(211.36) 19.07.22 534 20
61465 xx가 럽스타 지령내렸나봐 ㅅㅂ ㅋㅋ [4] ㅇㅇ(222.120) 19.07.16 961 25
61461 ???: zz군은 xx씨와 할때 언제 가장 흥분되는지..? [9] ㅇㅇ(211.36) 19.07.15 1181 112
61458 시앰들 이제 보듬보듬 잘 안 쓰노ㅋㅋ [7] ㅇㅇ(211.36) 19.07.15 636 23
61437 찾던 거 올림 [5] ㅇㅇ(39.7) 19.07.12 729 20
61430 파우치 결국 구했긔 [4] ㅇㅇ(211.36) 19.07.12 639 29
61405 밑에 글 보니까 시골 zx보고싶어 [7] ㅇㅇ(223.62) 19.07.07 1078 45
61396 존나 우연이고 별거 아닌데 [3] ㅇㅇ(117.111) 19.07.06 685 15
61382 언냐들 x갈아탔긔 [13] ㅇㅇ(39.7) 19.07.06 1680 39
61369 보니커플 미친 ㅋㅋ [4] ㅇㅇ(59.7) 19.07.04 774 24
61342 머포보는 표정마저 ZX 캐해 딱맞긔 [3] ㅇㅇ(175.223) 19.06.30 731 20
61317 청게 zx그렸긔 [15] ㅇㅇ(221.142) 19.06.26 767 46
61285 언냐들 나 노무 소름돋긔 [8] ㅇㅇ(180.68) 19.06.24 1287 54
61283 블라디보스토크.. [3] ㅇㅇ(106.102) 19.06.24 633 18
61278 zx ㄴㅂㄷㅇ+수정 [3] ㅇㅇ(211.36) 19.06.24 393 16
61266 오늘 올라온거로 합성띠 [3] ㅇㅇ(211.36) 19.06.22 427 22
61258 ㅋㅋ단 스테ㅇㅓ에 취업했노 [4] ㅇㅇ(211.36) 19.06.21 563 23
61212 좆듀엑스로 왜 여기서 [3] ㅇㅇ(223.62) 19.06.15 793 26
61209 하데스랑 페르세포네 zx랑 잘어울리노 [4] ㅇㅇ(14.46) 19.06.15 349 21
61172 안뒤졌으면 글좀싸 이년들아 [4] ㅇㅇ(223.38) 19.06.09 614 48
61132 야 이거 옷 같은거지?ㅋㅋㅋㅋㅋㅋㅋ [4] ㅇㅇ(211.36) 19.06.03 948 33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