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을 시켜 먹는거 자체도 졸라 오랜만이고

페리카나 언젠간 먹어봐야지 먹어봐야지

하다가 드디어 오늘 시켜먹었다가 보고 놀랐다

파파이스식 물결무늬 치킨만 너무 오래먹느라 잊어버렸던 옛날식 그 치킨이 온거다

90년대 페리카나 멕시칸

한마리 팔천원 하던 그시절 십삼평짜리 월세집 살던시절

백수된 아빠가 자주 시켜주던 그 시절의

그 페리카나 치킨이랑 똑같은 비쥬얼이더라

 
솔직히 엄청 놀랐다 요즘 치킨들 대세가 물결무늬 치킨이라

페리카나 멕시칸도 다 바뀐줄 알았더니

강산이 변하는 시간이 흐르도록 페리카나는 꿋꿋하게 그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시류에 편승하지 않는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인건지

시대에 뒤떨어진 꼰대들이나 좋아하는 담배냄새나는 치킨인지 복잡한 감정이 치밀어 오르는데

옛날 치킨답게 딸려오는 맛소금을 보니 확 눈물이 흐르려고 하더라

그 옛날 아빠가 후라이드 시키면 옛날 통닭먹던 기억에

맛소금을 후라이드 위에 살살뿌려서 먹으라고 주시면

나는 맛없다고 맛소금 다 털어내면서 징징대던 그 추억이 떠올랐서 그랬다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은 아버지지만

치킨을 베어 물면서도

내 어린 시절의 그 순수함은 어디갔고

우리 부자 관계가 어떻게 이렇게 서먹해진건지

결국 아버지의 사랑이란 무엇일까하는 생각이들더라

나도 모르게 맛소금을 후라이드 위에 다시 뿌려버렸다

그리고 다시 먹기 시작했지

십이년만에 먹어도 씨발 맛소금뿌리니까 존나 토나오게 느끼하고 짜기만 하네

아씨발 짜증나서 아빠 안줄려고

아빠 오기전에 나혼자 한마리 다쳐먹음

아나 씨발 속버림

한줄요약

후라이드에 맛소금 왜뿌리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