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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갤문학] 클창인생이 차원종으로 변하려면 던전을 얼마나 돌아야 할까 9

레비아는당신을(180.70) 2015.09.29 07:48:20
조회 2179 추천 15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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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아, 레비아. 일어나"



"으.... 으음... 소영님.... 이제는 더 이상 못먹겠어요......"



"레비아, 그만 자고 일어나. 수업 시작했어."



"으으..... 수업이요? 무슨 말씀을..... 아야!"



한창 핫도그를 먹어 치우고 있는데, 갑자기 이마에 딱닥한 것이 부딪히는 것이 느껴집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수업 시작했다. 이제 그만 일어나라."



눈을 위로 들어서 바라보니 머리가 하얗고 선글라스를 쓴 선생님이 제 쪽을 노려보고 계신 것이 보입니다.



"죄, 죄송합니다."



저는 팔로 침 자국을 지운 다음 교과서와 노트를 폅니다. 여기저기에 메모가 되어있는 교과서, 한 페이지 가득 필기가 되어 있는 노트. 훌륭한 모범학생의 아이템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수업에 집중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선생님 몰래 게임기를 숨겨놓고 있는 이세하님도, 그 옆에서 필기를 열심히 하고 있는 이슬비님도, 제 뒷자리에서 볼펜을 돌리고 있는 서유리님도 모두 보입니다. 이건 추측이지만, 저 앞에서 수업을 하고 있는 분은 아마도 제이님이겠죠.



가방에서 손거울을 거내서 제 모습을 바라봅니다. 얼굴도, 뿔도 그대로지만, 신강고 교복을 입고 있다는 것만 다른 제 모습입니다. 저는 손거울을 다시 가방에 집어넣었습니다. 그리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응? 그래. 질문이 뭐지? 레비아."



말을 하기 전에 크게 숨을 들이쉰 뒤 다시 한 번 교실을 바라봅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교실이지만, 저에게는 꿈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허락된, 그런 풍경입니다.



"만약에, 이것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면, 정말로 현실이라면 이보다 기쁜 일이 또 있을까요. 제 존재가 인간님들에게 인정받고, 인간님들과 차원종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한 이상향이 또 있을까요."



"잠깐, 수업이랑 상관없는 말이라면 나중에 해 줬으면 좋겠는데."



쉬지 않고 핫도그 10개를 먹은 것보다도 목이 막힙니다. 가슴이 답답합니다. 하지만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상향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아요. 제 존재가 인간님들에게 인정받는 날도, 인간님들과 차원종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 날도 오지 않아요. 인간님들에게 있어서 차원종은 반드시 박멸해야 할 적일 뿐, 절대로 공존의 대상이 될 수 없어요."



모든 것이 멈춰버린 듯이, 교실의 공기가 차가워집니다. 아니, 저 혼자서만 그렇게 느끼는 것일 지도 모릅니다.



"인간이 같은 인간을 박멸하기 위해 전쟁을 시작한 지 이제 겨우 80년이 지났어요. 같은 말, 같은 글을 쓰는 형제를 죽이기 위해서 전쟁을 일으킨 것은 고작 72년 전의 일이에요. 자칭 신의 아들이 제자들을 모아 놓고 서로 사랑하라고 한 것은 2000년 전의 일이지만, 같은 인간을 증오하고 미워하고 마침내는 서로를 죽이는 일은 끊임없이 계속되어 왔어요.



모든 인간을 죽일 수 있는 무기를 충분히 쌓아놓고 나서야 인간은 싸움이 아닌 공존의 길을 선택했어요. 언제라도 인간 전체가 몰살당할 수 있다는 공포가 인간에게 싸움을 포기하게 만들었어요. 같은 유전자를 공유하는 인간끼리도 공존하는 것은 이렇게나 힘든 일이에요. 그런데 차원종을 인정하고 차원종과 공존한다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 하겠죠."



그 말을 끝내자 제가 있는 풍경으로부터 교실을 이루는 부품들이 하나 둘 씩 사라져 갑니다. 파란색 물감을 양동이로 뿌린 것 같은 유리창도, 갈색 나무 부스러기를 압축시킨 책상도, 의자도, 그리고 학생들도 하나 둘 씩 사라져 갑니다.



"아니야. 네 말은 옳지 않아. 인간은......."



제이님이 제 말에 반박하려고 하지만 제이님도 제 풍경에서 사라졌습니다. 구체적인 것은 알지 못하지만, 제이님은 차원전쟁에서 모든 것을 잃어버리셨어요. 당연히 저도.... 미워하시겠죠.



"인간이 인간을 미워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야. 너도 알다시피 마침내 인간이 인간을 이해하는 데 성공했으니까 지금이 있는거야. 언젠가는 너도....."



이슬비님이 말씀하시던 도중 사라지셨습니다. 게임상에서는 그렇게 부각되지 않지만, 이슬비님은 차원종들에게 부모님을 모두 잃고 차원종들에게 복수할 것을 다짐하셨어요. 저는 차원종이고, 이슬비 님에게 있어서는 부모님의 원수죠. 진짜 이슬비 님이라면, 단검을 저에게 겨누고 계시겠죠.



마침내 교실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꿈은 꿈일 뿐, 제가 있어야 하는 현실은... 너무나 잔인한 곳이에요. 그래도... 저는 그곳에 있어야만 해요.



최소한, 최소한 제 목적을 다하기 전까지는.



- Trainer's side



"....도착한 모양이군."



낮은 목소리로 레비아에게 말을 꺼낸다. 강남에서는 파격적인 코스튬으로 나를 놀라게 만들었지만, 구로에서는 다시 원래 수습대원으로 돌아가서 속으로 안심했었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 줄까?



"네... 트레이너님."



회색 줄이 들어간 가디건에 갈색 스커트, 흰색 스타킹에 갈색 구두, 어께에는 가방을 메고 있고 검은색 뿔테 안경까지 쓰고 있다. 이 학교의 학생이라고 해도 될 만큼 완벽한 세팅이다.



"먼저 홍시영 감시관을 만나고 와라. 다음 지시는 그 다음에 내리도록 하겠다. 그리고...."



뭐라고 말을 해야 될까? 그 차림을 한 의도가 뭐지? 이렇게까지 학교가 가고 싶었던 거냐? 말을 신중하게 고른 다음, 말을 다시 이어간다.



"그... 인간들의 학교에 온 소감은 어떠냐?"



"저는.... 인간님들이 계신 학교에 다닐 수 없는 걸요. 여기는 그저... 제가 싸워야 하는 곳이에요."



차라리 거짓말을 하려면 완벽하게 하던가. 완벽한 여고생 차림을 해 놓고 그런말을 해 봐야 설득력이 없다. 누구도 들을 수 없게 속으로만 한숨을 쉰다.



- Trainer's Side END



"빌어먹을, 쓸데없는 개 같으니!"



"네? 무슨 말씀이신지....."



"아, 그쪽에게 한 말이 아니에요. 휴우. 도대체 일 처리를 어떻게 하는 건지....."



트레이너님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홍시영에게 갔는데, 홍시영이 화가 많이 나 있다. 본편과 다른 태도를 보인다는 것은 뭔가가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니온 요원을 처리하러 갔던 나타가 거꾸로 유니온 요원들에게 지고 나서 요원들에게 붙잡히기까지 했어요. 아무리 5대 1이라지만 그런 꼬맹이들과 환자를 상대로 이런 추태라니. 유니온 쪽을 어떻게 달래서 나타를 빼내긴 했지만 덕분에 이리 저리 뛰어다니느라 정신이 없네요."



"네....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러면 저는 이제 뭘 하면 되죠?"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내 계획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뀐 것은 맞는 것 같다. 만약 테인이를 상대로 싸웠다면... 그 창을 상대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전의 폭주 경험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지금의 나는 훨씬 더 푹주 상태에 들어가기 쉽다. 여차 하면 목걸이가 작동하겠지만, 그것만으로 폭주를 완전히 막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본편의 레비아는 인간을 해치는 것을 거부하고, 인간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 폭주를 억제하고 있지만, 나에게는 그런 게 없다. 이미 예전의 폭주에서 내 필요에 의해서 인간들을 해쳤던 적이 있고, 앞으로도 필요에 따라 인간을 해칠 수 있다. 폭주라고 해도 사실 그렇게까지 대단한 것은 없다. 폭주상태에 들어가게 되면 변하는 것은 딱 두가지 뿐인데, 힘이 강해지는 것과 인간을 해치는 데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은 인간성이 인간을 해치지 못하게 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하지만 폭주 상태에 들어가면 인간을 해치는 데 아무런 망설임이 없어진다.



아무리 목적을 위해 인간을 해치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막상 인간을 해쳐야 한다는 데에는 망설임이 있다. 하지만 폭주 상태에서는 장작을 태우듯이 간단하게 인간을 해칠 수 있게 변한다. 여기서부터는 내 추측의 영역이지만, 이번에 다시 폭주를 일으킨다면 돌이킬 수 없게 되어버린다. 근거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단순한 감일 뿐이지만, 애더남매의 표현을 빌리자면 '껍질이 약해진' 지금의 내가 폭주를 일으킨다면 정말로 파멸의 짐승이 되어버릴 거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필요에 따라서 인간을 해칠 수도 있다고 했지만 그것은 인간을 무차별적으로 해치고 다니겠다는 것은 아니다. 정말로 해쳐야 하는 인간을 제외하고는 인간을 해치고 싶지 않다.



예전의 연구소에서는 날 공격해 오는 처리부대를 상대로 하는 것이어서 그랬다고 치더라도(인간들의 법률로 따져도 정당방위다. 물론 차원종에게 인간의 법률은 적용되지 않지만.) 그 외의 인간을 해친 적은 없다. 가능한 한 지금의 인간성을 유지하면서 목적을 완수하는 것이 내 목표다.



"트레이너씨가 유니온과 협상중이에요. 어차피 자기가 저지른 일이니까 그 뒷수습을 하는 거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이것부터 처리 해야겠죠. 일단 저는 유니온의 감찰국을 상대하느라 바쁘니 자세한 이야기는 트레이너 씨로부터 듣도록 해요."



"네. 알겠습니다. 홍시영 감시관님"



나는 홍시영에게 공손하게 인사를 한 다음 트레이너님에게 돌아왔다.



"감시관으로부터 이야기는 들었겠지. 너는 지금부터 유니온의 인물을 만나서 그에게 앰플을 전달해라. 그는 유니온에서도 꽤 높은 인물이니, 실수하지 말아라."



유니온의 높은 인물? 내가 알고 있는 유니온의 높은 인물은 한 명 뿐이다. 하지만 설마 그일 리는 없고, 도대체 누구지? 짐작가는 인물이 아무도 없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저 쪽에서 널 지목했다. 그것도 대공원에서 보겠다니. 그곳은 지금 차원종들로 가득 할 텐데 말이지. 일단 생김새만으로는 인간과 구별이 되지 않아도 상대방에게는 네 정체를 숨기는 게 좋을거다. 신중하게 행동해라."



트레이너에게 지시를 받은 나는 바로 한밤의 대공원으로 달려갔다. 맨드란들과 마나나폰들이 내가 가는 길을 막지만, 마성해방을 상시 켜 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나를 막을 수는 없었다. 물론 차원종들을 상대로 싸우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하지만 날 공격해 오는 차원종들을 상대로 평화주의를 외칠 생각은 없고, 내 목적을 위해서는 이곳을 지나가야만 한다.



모든 것은 목적을 위해서 라는 말을 마음 속으로 되새기면서 나는 약속장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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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있었네."



그리고 그 곳에서 나는 데이비드 리, 일병 데이비도 소스케를 만났다. 어째서? 왜? 여기에? 김시환님을 통해서 떡밥을 던지기는 했지만, 본인이 직접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렇게 되면 본편 스토리는 어떻게 바뀌는 거지? 어차피 본편을 개변하기로 결정할 때 부터 이런 사태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너무 놀라운 일이다.



"처음 뵙겠습니다. 벌처스의 처리부대 대원. 레비아라고 해요."



"일단은 물건부터 받도록 하지. 준비한 것 부터 이리 주게."



나는 데이비드에게 덕수의 혈액 엠플을 건내 주었다.



"그러면 이제 물건도 받았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 볼까? 아, 혹시 도청장치라면 안심하게. 주변에 도청방지장치를 설치해 놔서 직접 여기로 오는 게 아니라면 이야기가 밖으로 새어나갈 걱정은 없어. 그러면 이야기를 듣도록 할까 - 자네는 도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지?"



유니온의 국장 데이비드 리의 얼굴에서 테러조직의 수장 데이비도 소스케의 얼굴로 바뀌어 버렸다. 얼굴만으로 사람을 놀래는 것도 시즌2의 흑막 다운 재주일까. 심장이 떨리는 것을 느끼면서 저는 데이비드에게 시즌2에 대해 아는 모든 것을 말했. 데이비드가 사실은 반 유니온 테러조직의 수장이라는 것, 그리고 위상능력자라는 사실을 감추고 있다는 것, 반 유니온 테러조직이 공항 테러를 일으킬 것이라는 것도 말했고, 데이비드의 최종 목표에 대해서도 전부 다 말했다.



말을 하면서도 데이비드의 표정이 실시간으로 썩어가는 것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쫄깃해 진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그런데 자네는 이런 예기를 왜 나에게 했나? 나에 대해서 그만큼 알고 있다면 내가 자네를 여기서 당장 죽일 수도 있다는 것도 알고 있을 텐데."



".....이야기를 들으셨다면 알고 계시겠지만, 홍시영 감시관의 진짜 목적은 인간과 차원종을 공멸시키고 이 세상을 지옥으로 바꾸는 거에요. 저도 그렇지만, 데이비드 님도 그것을 원하지는 않으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알고 있는 데이비드님의 '대의'가 진짜라면, 무고한 인간들이 죽어가는 것을 방관하지 않을 거라고, 그리고 그것을 멈추기 위해 반드시 움직이실 거라고 믿었어요."



"대의.............라. 김시환을 통해서도 그 이야기를 했었지. 그런데 차원종이 우리들의 '대의'를 말하다니, 너무 주제넘은 거라고 생각하지 않나?"



얼굴을 보면서 말을 하는 것일 뿐이지만 기분은 마치 보스전을 치루고 있는 것 같다. 말 한마디를 할 때마다 마치 고층빌딩의 난간 위를 걷는 것 같은 기분이다.



"네, 주제넘은 게 맞아요. 데이비드 님의 말대로 저는 차원종이고, 차원종인 제가 인간의 '대의'에 대해서 언급 하는 것은 안 되는 거겠죠. 정말로 죄송한 일이지만, 그렇게 하면 제 말에 흥미를 가져주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해서라도 제 말을 들어주셨으면 했어요. 하지만 그것이 너무 지나치고 말았어요. 죄송해요."



"그래도 그 작전은 꽤 성공한 것 같군. 실제로 내가 이곳까지 온 것만으로 해도 충분히 성공이야.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나? 어차피 들어야 할 이야기는 다 들었고, 벌쳐스 감시관의 계획을 막는 데에는 굳이 자네가 필요하지 않아. 게다가 자네는.... 알아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너무 많이 알고 있지. 그렇다면 지금 여기서 자네를 죽여버려도 되지 않겠나? 어차피 자네가 죽어도 나에게 손해가 되는 일은 없어."



주변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지만 한밤의 대공원은 너무도 조용해서 벌레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저격수들일까. 대 위상능력자 용 탄환일지, 아니면 위상능력자 저격수인지는 모르겠지만, 데이비드의 말 한마디 혹은 손짓 하나면 내 머리를 날려버리기에 충분할 것이다.



"어차피 저는 처분당해 마땅한 차원종에 불과해요. 제가 죽는다고 해도 신경써 줄 사람은 아무도 없고, 제 말에 귀를 귀울여 줄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죠. 그렇다면 제 존재가 데이비드님의 계획에 장애가 될 일은 없을 거에요. 그리고 데이비드 님이라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불필요한 일을 하시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데이비드 님의 말대로 제가 여기서 죽는다고 해도 데이비드님께 손해가 되는 일은 없겠지만, 데이비드님이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무것도 없어요. 저를 죽이는 데 쓰인 탄환 값 이하의. 무가치한 행위일 뿐이에요."



"무가치한 행위라..... 그래. 이번에는 내가 설득당한 걸로 해 두지. 인정하겠어. 만약 자네가 인간이었다면 이미 죽였겠지만. 자네 말대로 어차피 처분당할 차원종을 지금 죽이는 건 낭비일 뿐이야."



사실은 마음 속으로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본편을 바꾼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위해 내 전부를 던진다는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이 목숨까지도 전부 다 던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비드가 마음이 약간이라도 바뀌었다면 나는 이미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데이비드가 나를 죽이지 않는 다는 쪽에 걸었고, 그 도박은 성공했다.



"그러면 이제 돌아가도 좋아. 나중에 필요한 때에 김시환을 통해 연락하도록 하지."



나는 데이비드에게 깊이 고개를 숙여서 인사하고 돌아서려고 했다. 그런데 그 때 데이비드가 갑자기 나를 불렀다.



"잠깐, 자네는 내 계획과 대의에 대해서 아는 것을 전부 다 나에게 말해 줬어. 그렇다면 내 계획과 대의를 어떻게 생각하지? 인간이 아닌 차원종으로서의 의견을 듣고 싶은데."



데이비드는 인간, 나는 차원종. 서로 섞일 수 없는 존재. 간섭해서는 안 되는 존재. 데이비드가 공항을 폭파하건, 유니온을 공격하건 그것은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다. 그리고 내가 데이비드의 계획과 대의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데이비드가 굳이 물어봤으니 대답을 해야 한다.



나는 눈을 깊이 감고 생각을 한 다음에 입을 열었다.



"'In the end'? Nothing ends, Adrian. Nothing ever ends."



데이비드는 내 대답을 듣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너무 주제넘은 짓을 한 것 같지만, 이것은 데이비드가 내 대답을 원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데이비드가 가장 듣고 싶어하지 않는 대답을 했다.



단지, 그 정도의 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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