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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갤문학]나타의 심리 테스트(上)

나타가나타났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1.18 21:01:19
조회 1227 추천 23 댓글 4

"심리 테스트?"

"그래"

나타는 이슬비가 들고 있는 책의 제목을 보았다.『원숭이도 할 수 있는 심리 테스트』라는 제목이다. 뭔지 몰라도 되게 수상쩍은 제목이다


"팀워크를 쌓아올리는데 있어, 그 사람의 심리를 파악하는 건 리더로서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나타. 우선 너부터 해보자. 너도 잘 알고 있잖아? 네 상태를......"

슬비는 나타과 미스틸테인과 어울릴 때 나누던 대화를 들었던 적이 있다. 미스틸이 나타에게서 험한 말을 배워 따라하자 나타가 당황하면서 그런 것 까지 따라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즉, 본인도 자신이 말을 험하게 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뜻. 그런데도,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는 건, 무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나타는 혀를 차면서,


"좋아. 까짓거 한 번 해봐"

"그래. 우리가 할 건, 자유 연상 같은 거야. 내가 말하는 단어를 듣고, 네가 생각한 걸 바로 말하면 돼. 그럼 시작한다?"

의자에 앉아서, 손으로 턱을 괴고 이야기를 듣는 나타. 이윽고, 슬비가 말했다


"좋은 사람"


나타의 머릿 속에서 소영이 떠올랐다. 바보같을 정도로 성격이 좋은 여자. 그리고, 끝까지 나타의 자유를 위해 응원해주었던 여자


"포장마차"

"나쁜 사람"

나타의 머릿 속에서 홍시영이 떠올랐다. 마지막까지 최악이었던 여자. 아마, 죽어서 똑같이 지옥에 떨어진다면, 또 서로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사이가 될 것이다


"에잇"

"에잇...이라니? 그건 뭐야?"

"그런게 있어. 그냥 넘어가"

슬비는 의아해하면서도 바로 다음 단어로 넘어간다


"충직함"

맘바. 자신을 두려워하고 죽이려 드는 '용'에게 끝까지 충성하던 바보같은 차원종...하지만, 마지막에는, 꽤 좋은 호적수라고 생각한다. 그의 마지막을 장식한게 자신의 칼날이었다는 사실에 안심감을 느꼈었다


"뱀"


"친구"

한석봉. 살인마에게 과자와 음료수를 나눠주면서 사람을 너무 미워하지 말라고 했던 바보...기억이 돌아왔으면...좋았을 소년


"그런 건 없어"

"라이벌"

이세하. 나타와는 정말로 정반대에 서 있는 소년. 언젠가는, 넘어서고 싶은 하나의 벽


"건블레이드"


"연인"

우정미. 나타는 연인에 대해서 잘 모른다. 책으로 읽은게 전부. 그나마 연인에 대해서 알고 있는 거라곤,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 정도로만 여기고 있다. 나타는 자신의 이해자를 우정미로 생각했다. 그녀는 실제로 나타의 과거를 모두 알게 되었으면서도, 그를 위로해주고 긍정해주었으니까...다만, 지금은 기억을 잃어버린 상태다


"그런 건 없어"

"가족"

늑대개 팀. 정말로 짜증나지만, 죽지 않기를 바라는 꼰대. 미워하는 차원종이지만, 그 누구보다도 인간적이던 레비아. 음탕하고 장난기 넘치지만, 때로는 자상한 누나 같은 하피


"고아"

한순간, 슬비가 움찔, 하고 반응했다. 그러나, 이어서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말을 이어갔다


"행복"


지금 이 순간. 그렇게 긴 인생을 살아온 건 아니었지만, 18년 인생에서 지금보다 더 행복한 때는 없다. 부모 얼굴도 모르며, 처음 사귄 친구는 제 손으로 죽이고, 이리저리 치여 살았지만, 지금은...조금이나마 자유를 손에 넣었다고 생각한다. 시궁창스러운 과거와는 꽤 비교되는 삶


"아...으...아아..."

하지만, 입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는다.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 신음소리 같은 말을 띄엄띄엄 입에서 흘러내면서, 결국 나타는 머리채를 쥐어잡으며 고개를 숙였다


"아, 으그극...!"


말이 나오지 않는다. 말 할 수 없다. 도저히,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이후의 말에, 나타는 괴로워했다





원본은 '브루스 웨인의 심리 테스트'

솔직히 이런 거 무의미하다고 봄


사람의 생각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원래 생각하던 의미와는 달라진다

허언증이라던가 그런게 아니라, 말 그대로의 의미. 사람은 쉽게 솔직해질 수 없다

'말 한 마디로 천냥 빚 갚는다'라는 속담만 봐도 알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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