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Lone W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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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묻겠다. 사진상의 인물들 중에 네가 아는 사람이 있는가?”

얼굴 절반에 화상을 입은 험상궂게 생긴 사내의 질문에 은발에 주황색의 촛점없는 눈을 한 소녀가 몇개의 사진을 뚤어지게 보았다. 그들 가운데는 몇명의 남성과 몇명의 여성이 있었다.

그녀는 유니온이란 이름이 박힌 흰 조끼를 입은 흰머리 소년의 사진과 붉은 머리칼의 여성의 사진을 다른 사진들보다 몇초 더 응시했으나, 대답은 같았다.

“다시 한번 답하지만 여기에는 없다. 내 로그에 이들에 대한 기록이 없으며 이 심문실은 내가 전술 네트워크망에 접속하는것을 차단하였기에 유니온 내부 데이터베이스에서 이들에 대한 프로필을 불러들일 수도 없다.”

남자는 뭔가 잘못 씹은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 여자아이에게 수갑과 족쇄를 채운 후 위상력 척력장이 활성화된 심문실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어내려던 참이었다.

“네 이름은 기억하고 있는가?” 남자가 물었다.

“내 인식명은 Tactical Interface 01 Non-Standard Android. 사람이 가지는 ‘이름’을 묻는 것이라면 그런 것은 가지고 있지 않다.” 보통 족쇄와 수갑을 찬 심문 대상은 자신의 부자유한 상황에 대해 초조해하면서 수갑을 떼어내려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지금 그가 심문하고 있는 소녀는 차원압력 억제 수갑을 끼고도 전혀 미동도 안 하고 있다. 평소대로의 심문대상들이라면 자신이 억류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수갑을 풀려는 시도를 했을것 같으나, 그리고 미친개가 많은 처리부대원들이라면 더더욱 수갑을 파괴하려는 시도를 했겠지만 그녀는 마치 기계마냥 조금의 비효율적인 손놀림조차 하고 있지 않고 있다.

“그때의 기억을 소거해버린건가…”

“당신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그녀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

“나는 당신이 파괴하고 나를 납치한 시설에서 위상력 창출이 가능한 전투 로봇으로 ‘만들어졌다’. 내 로그상에 남아있는 유니온 소속 X074 연구시설의 DB는 나를 01번 전투성능 검증실험형 가이노이드로 간주하고 있다. 이는 내 이전의 내 의식을 가진 개체가 존재하지 않으며 내가 창조자들에 의해 무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정말 DB를 뒤져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아무것도 없는 건가?”

“내가 당신이 소속한 조직에게 로그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유니온 전술 네트워크에 접속하여 상부의 인허가를 받은 정보만을 당신의 보안등급에 따라 공개할 수 있다.”

“그건 할 수 없다. 네가 이 심문실의 방화벽을 뚫고 접속하는 경우 경우에 따라서는 이곳의 위치가 그들에게 공개될 수 있으며 네 주장이 사실이라면 의식이 다른 의체로 전송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로그를 제공할 수 없다. 당신은 소속된 조직이 유니온에게 인가된 조직이며, 유니온을 적대하는 테러리스트 조직이 아님을 증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

“......” 그는 그녀에게 어느정도의 정보만을 제공해야 할지 고민했다.

“다시 밝혀두지만 나는 유니온 자율판단 위상능력병기 프로그램에 의해 만들어진 전투 로봇이다. 당신이 나에게서 정보를 얻기 위해 나를 고문하려 할 경우 내 특성으로 인해 약물의 효과가 없거나, 정신 간섭계 능력이 먹히지 않거나, 잘못된 방법에 의해 파괴될 수도 있다. 또한 내 몸에는 자의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폭탄이 내장되어 있음을 미리 고지해두겠다.” 그는 그녀의 기계적인 말을 듣고 조금 길게 침묵했다.

“그렇군. 확실히 일반적인 방법으로 네게서 내장된 정보를 빼내는건 불가능하지.”

그 말에 소녀가 천천히 끄덕였다.

“그런데 말에 모순이 있군.” 그의 말에 그녀가 그를 천천히 올려보았다.

“잘 들어라. 네 몸에 폭탄이 존재한다는 것이 사실이고, 네가 해당 시설 관계자들에게 충성을 가지고 있다면, 그리고 반-유니온 테러리스트일지도 모르는 세력에게 정보가 새는것을 막으려 했다면 진작에 너는 나와 같이 자살을 시도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있지. 네게 폭탄이 심어져 있다는 것은 사실인가?

“사실이다. 내 강철 심장은 동력로의 역할을 함과 동시에 필요시 과부하하여 내 존재를 적과 함께 기밀째 소멸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심층 데이터는 동력로의 파괴와 함께 완전히 소각될 것이다. 그에 따른 내 판단은 내가 파괴됨과 동시에 당신 역시 어떤 정보도 꺼내지 못할 것이란 점이다.” 그녀는 그를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그는 그 말에 조금 안도하는 듯이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너는 지금도 유니온에게 복종하는가?”

“복종한다. 그러나 복종할 대상인 유니온 X074 연구시설을 당신이 완전히 파괴했다. 내가 복종할 대상이 나열된 전투서열에 대한 자료 역시 지워졌기에 나는 유니온에 복종하나 복종할 대상을 찾을 수 없다.”

“알겠다, 심문이 길어질 것 같으니 그럼 이것만 묻고 잠시 쉬었다 가지.”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는 개로써 무의미한 죽음을 감수할 수 있겠는가?”

“......” 그녀가 그의 말에 잠시 죽은듯한 정적을 보였다. 마치 동작을 멈춘 기계마냥 멈춘 것이다. 그는 심문실의 문을 열고 나가려 하다가 다시 돌아보며 말했다.

“잘 들어라. 만일 네가 동의한다면 그 폭탄을 가동하여 나와 동귀어진해라.”

잠시 정적이 흘렀다.

소녀는 잠시 그를 응시하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거절한다, 나는 죽고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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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저어어어번에 올렸던 티나쟝 정체에 대한 뇌피셜 추측 기반으로 한 내용이라 티나 정식공개후엔 내용이 바뀔수도 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