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아이템이라고 사놨던 어항 속에 키우는데 부모님한테 걸리면 혼날까봐 옷장에 넣어놓고 몰래 키웠으면 좋겠다 쪼꼬만한게 볼품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학교갔다와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옷장 문 활짝 열고 어항을 창가로 옮겨놓은 뒤 같이 대화하는 거여라 급식이 맛있었다는 것이다 서예수업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칭찬을 들었다는 것이다 하면서 금붕어 비늘이 오후햇살에 반짝반짝 거리며 빛내는 걸 대답삼아 구경하겠지 그 날도 여느 때 처럼 학교에 갔다와서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옷장 문을 활짝 열었는데 어항은 온데간데 없고 텅 비어있겠지 진태는 멍하니 홀로 창가에 앉아 햇빛구경을 하다 서예수업 나갈거같다 그 뒤로도 가끔씩 그 금붕어의 비늘이 반짝거리던걸 떠올리고는 하는데 그 때마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으면 좋겠다 10여년 후 농구 부활동이 끝나고 집에가는 길에 제 앞에서 재잘거리며챠리를 끌던 타카오의 머리칼 위로 노을이 반짝거리는 걸 바라보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