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출 문제

제한된 세도막 형식

8+8+8=24마디라는 작은 틀. [1] 소형식부터 잘 다루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진짜 소형식 밖에 못 다루는 학생들과 구분이 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온다. [2] B를 외워서 끝도 없이 우려먹어도 그날 심사위원은 눈치채지 못한다. 그러므로 B 모티브를 아예 정해주고, 자유 형식 이상의 큰 형식을 요구하는 학교가 더 좋은 학생을 선별할 수 있다.

너무 짧은 제한 시간

[1] 2시간 동안 시간 재는 연습만 줄곧 해왔던 학생이 5시간짜리 자유 형식의 작곡 시험을 보고 와서 하는 말이, 2시간 만에 곡을 다 쓰고 할 일이 없어 잤다는 이야기가 있다. [2] 다소 과장된 예시이긴 하지만, 미술 시간에 제한된 시간과 제한된 종이 개수를 지키지 않고 12개의 종이를 서로 엮어 자신의 키보다 큰 그림을 그리는 창의력을 발휘할 수도 있을 텐데. 2시간 동안 도대체 뭘 할 수나 있을까? 초인이 아닌 이상 평소에 썼던 진행들을 외워서 쓰는 수밖에 없다.

말도 안되는 작곡 기출문제

대학교수가 출제했다기에는 믿을 수가 없이 개판치는 모티브. 사실 귀엽고 예쁜 모티브들이 대다수이지만, 간혹 이런 모티브가 정말로 출제되기도 함. [1] 조성음악으로 출제했으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소리 상의 미숙함. [2] 조성음악으로 출제했으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구조적인 결함. 멀쩡한 모티브 내던 학교가 갑자기 이런 병신 짓을 하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가를 반복함.

-학생들의 입시 작곡 관습(Custom)

외워 적기

A 4마디는 무조건 반종지(Half Cadence)요, V/V(secondary dominant chord)로 수식되며, 7마디는 무조건 클라이맥스(Climax), 8마디는 무조건 정종지(Authentic Cadence), 그리고 B 앞에는 항상 B의 조성의 V화음으로 연결, Climax 앞에는 무조건 증6 ! 이런 게 바로 외운다는 것이다. 다른 음형인데도 어떻게 외워서 적냐고요? 자기가 외우고 있던 구조와 화성 진행에 cell만 갖다 붙이면 그게 외운 거지. 이런 건 듣는 사람도 쉽게 파악한다.

무분별한 전조

원조에 대한 어떤 조의 기능에 대한 확실한 이해 없이 전조를 진행한 결과이다. 국내 시중 화성학 교재를 그저 암기만 한 경우에 정말 피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1] 가령 cm(c minor)에서 EbM(Eb Major)로 전조하는 경우, Tonic에서 Mediant의 관계로 설명할 수 있다. 선법인 Dorian mode에서 F음이 Mediant 역할을 하고 있는 것처럼, 조성 음악(Tonality)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EbM 라고 표시하겠지만, 좀 더 포괄적으로 작품을 바라볼 때 cm에서 Eb로 전조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2] V/V(secondary dominant chord) 화성은 단순히 Dominant로 가기 위한 화성이라고 생각하기만 하면 될까? cm에서 F음은 4-3 으로 해결되어야만 하지만, 4-5 해결을 위해 C Lydian Mode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론이 뭐냐 먹는 거냐 똥이냐 그거 몰라도 되지 않느냐 하는데, 확실한 이론을 알고 쓰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앞서 설명한 것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모티브에 취하다

cell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Motive에 혈안이 되어 4성부에 정신없이 나타나면 5살짜리 아기들이 만드는 단순한 음악보다 못한 음악이 될 수 있다. 꼭 악보상으로 성부가 나뉘어 있어야만이 다성부인가? 그렇지도 않다. 바흐는 16분 음표의 연속을 내부적인 3성부로 구성했다. 복잡함은 단순함이 받쳐주어야 한다. 

p.s. 이상 정보공유 + 입시에 대한 한풀이..정도로 읽어주면 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