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기 호민관 당선자 elkeinkrad와 상임 중재자 mabi의 사퇴를 바라보며 느낀 소회입니다.

elkeinkrad의 경우 8월 15일에 임기를 시작한 이튿날 8월 16일 중대한 이의제기를 받았고, 이에 대해 8월 17일 사퇴를 공표하고 21일까지 휴가를 선언하여 실질적으로 9월 1일 호민관 보궐 선거 당선자가 권한을 부여받을 때까지 업무 공백을 초래한 바 있습니다.

mabi의 경우 8월 10일 상임 중재자에 임명되었고, 9월 1일 사퇴 의사를 표명하기 전까지 규정 개정 반영에 대한 이의제기 1회와 다중계정의 권한없는 차단에 대한 이의제기 1회가 있었고, 이 가운데 후자가 사퇴 의사 표명에 미미한 영향을 줬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두 운영자 모두 상당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 인재로서 나무위키 운영에 큰 도움이 될 인물이 되고도 남음이 있었다고 개인적으로 평합니다. 그들이 사퇴라는 방식으로 운영자직을 내려놓음으로서 향후 이들이 운영자의 자리에 재도전할 기회 또는 나무위키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여건이 제도적, 기술적으로 가로막힌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들이 사퇴라는 선언을 하게 되는 과정을 바라보게 되면, 이들이 과연 이용자의 권익을 대변하고 위키의 가치를 보호하는 운영자로서 적절하게 처신하였는가에 대해 대단히 회의감이 듭니다.

위 두 인물은 모두 현저한 비난가능성이 예상되는 행동을 운영 활동 과정 중에 보였습니다. elkeinkrad의 경우는 차단 소명자를 조롱하는 언행을 하였고, mabi의 경우 중재자 및 상임 중재자가 행사한 전례가 없는 시스템 권한의 월권(기본방침 개정 역시 ACL 제한 없음의 적용을 받으니 시스템 권한이라고 봐야겠지요)으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둘 모두 이러한 행위에 대해 이의가 제기되자 매우 이른 시일에 직을 내려놓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들의 사퇴에 대해 거부권이 행사되어야 했다 아니다 라는 제도적 절차의 미비를 탓하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공직자가 자신이 연루된 비위가 드러나려 하면 사직하려 합니다. 처벌을 면피하려는 얄팍한 술수가 아닐 수 없고, 이러한 공복의 기회주의적, 위선적 행위는 비난받기 마련입니다. 위 두 운영자는 본인이 관계된 사안에 대해 티끌만큼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그 원인을 규명하고 적절성을 판단하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여야 했고, 그 모든 과정이 완료되고 후임자가 정해질 때까지 직위의 공석이 끼칠 수 있는 악영향을 고려해 나무위키 업무에 매진했어야 옳습니다. 특히 위 두 운영자의 경우 해당 직책의 유일한 운영자였다는 점에서 이러한 비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나무위키의 운영자가 이토록 책임감없는 진퇴를 보여준다면, 비록 개별 사안이 개인에게 귀속되는 것이라는 입장이 있을지라도, 일반 이용자에게 운영 체제 자체가 어떻게 신뢰감을 줄 수 있을까요? 제가 상임 중재자 직을 사퇴하고자 하면서 내걸었던 일련의 조건들은 직책의 공백을 피하고 저에게 맡겨진 소임을 방기해서는 안된다는 상식적인 발상에 따른 것이었는데, 일부 운영자들이 이러한 기본적인 인식조차 공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