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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은 없다

꼴랴(221.149) 2016.11.09 02:46:42
조회 1533 추천 20 댓글 3

이것이 나의 이십대 초반부터의 좌우명이었다

 

나의 상태는 최악이 아니다, 괜찮다, 나는 앞으로 더 노력해서 지금의 상황을 개선시키겠다.

 

이건 줄 알았냐?

 

그게 아니다

 

사실은,

 

아직 최악으로 가려면 멀었다,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앞으로 충분히 얼마든지 더 나빠질 수 있다

 

이 뜻이다

 

어느 해석이 더 긍정적인 거냐? 또 부정적인 거냐? 또 희망적인 거냐?

 

첫번째 종류의 인간새끼들이 흔히 사회에서 긍정적인 새끼라 불리곤 하지

 

근데 진짜 골때리는 게 '무엇에 대해서' 또는 '어떤 방향에 대해서' 긍정적이라는 건지를 말하는 새끼는 눈을 씻고 봐도 없음

 

또한 하나에 대해서 긍정적이라는 것은 그 하나의 대척점을 이루는 곳에 대해서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데 이런 입체적인 고려를 하는 새끼도 절대 없음

 

이건 병신들과 함께 사니 당연한 거고,

 

그래서 다시 돌아오자면,

 

첫번째 새끼들은 상상력과 용기가 부족해서 더욱 추락하는 최저최악에 대한 생각을 감히 못하므로 현재의 고통에 완전히 대갈빡이 묶여 거기에서 벗어나는 것만을 생각한다.

 

거기에서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하는 그것 자체는 절실한 욕망이니까 성공하는 새끼도 많다  

 

하지만 두번째 새끼들은 '어이 심문관, 이것밖에 안 되나? 달구어진 꼬챙이가 식었고나, 어서 가서 새로 달궈오지 못할까' 하며 지짐질의 고통에 익숙해지려 하고 고통을 더욱 체험하려고 하고 고통에 중독되어 고통의 신세계를 맛보려 탐험을 계속한다.

 

고통의 끝에 무엇이 있나

 

쾌락의 끝에 무엇이 있나는 쉽게 알 수 있다

 

싸고 먹고 쉬고 놀고 싸고 먹고 쉬고 놀고 싸고 먹고 쉬고 놀고 싸고 먹고 쉬고 놀고가 있다

 

하지만 고통의 끝에는 와 씹새끼야 이거냐 와 빡시다 대박임요 씌브랄 존나구 와 니기미 작작해라 하는 감탄사가 있다

 

즉 쾌락은 인간을 입 다물게 하지만

 

고통은 인간으로 하여금 존나구 말을 계속 하게 한다

 

존나구 말을 계속 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 두번째 인종새끼들이 고통 탐험을 웬간히 끝내고 첫번째 인종새끼들에게 다가가서 계속 말을 한다

 

두번째 인간 : 와 씨발... 존나구....

첫번째 안간 : 왜

두번째 인간 : 뭐?

첫번째 인간: 아니

두번째 인간 : 씨븨랄 털털 븨랄 털털...

첫번째 인간: 시끄럽다

두번째 인간: 후루루루 에루에루에루 츄비츄비 여미여미

첫번째 인간: 닥쳐

두번째 인간: 비비뵹 비비뵹 햑큐 학 학큐

첫번째 인간: 이새끼들 다 족쳐

두번째 인간: 클클클클났네 클클클

 

이렇게 되어서 서로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게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같은 고통을 겪어본 새끼들끼리만 서로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

 

고통을 사랑하는 새끼가 사실 세상천지에 어디 있겠나

 

하지만 쾌락 쪽으로 가야 되는 걸 아는데도 뭔가 씨발 맞나? 하는 생각도 들고 게을러서도 그렇고 여튼 암만 해도 그쪽으로 가는 것이 잘 되지 않는 새끼들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물쭈물 하다보면 저절로 고통 속으로 빠져 들게 된다

 

고통 속에서 헤어나와서 쾌락 쪽으로 가야 되는데 사실 쾌락 뻔하다는 게 또 생각이 나게 된다 싸고 먹고 쉬고 놀고 싸고 먹고 쉬고 놀고.....

 

그딴 건 충분히 안다

 

그리고 하다보면 지겹다

 

결정적으로 씹찐따라서 솔까 계속 잘 될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면 이왕 버린 몸 어디 한번?

 

하며 아예 고통에게 손을 내밀고 고통의 늪에 발을 들이밀고 고통 속에 잠을 자며 고통으로 각성되고 고통으로 신음하되 가끔은 존나구 고통으로 리듬과 멜로디를 계속 이어나가게 되는 상태로 자연스레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고통에는 권태가 없다

 

쾌락은 똑같은 게 오면 슬슬 지겨워지고 이년 저년 고년 미친년 자꾸 눈이 돌아가는데 고통이란 건 늘 똑같은 것이 와도 신선하다

 

설현 3년이면 지겹지만 두덕녀는 30년동안 화수분같은 고통의 원천이 될 수 있다

 

물론 고통도 존나 계속 똑같은 게 오면 좀 무뎌지긴 하지만 그것은 쾌락의 패배스러운 권태로움과는 조금 달라서 '내가 이깄다 이 운명의 악마새끼야'라는 희미한 승리감이란 것도 들어가기 마련이다.

 

불지옥 고통은 끝이 없다. 왜냐면 온도는 계속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늘나라 쾌락은 끝이 있다. 왜냐면 온도는 계속 낮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권태의 극점이 절대온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거기에서는 모든 것이 멈추어 버린다.

 

하지만 불지옥 고통은 끝없이 변화하고 더더더 하면 진짜 더더더 심한 고통이 새로 끓는 기름을 퍼붓고 가끔은 울다 못해 하하하 미친 웃음을 웃게도 되고 큰 쾌락 후의 작은 쾌락처럼 실망스럽지도 않고 작은 고통은 작은 고통 나름 큰 고통은 큰 고통 나름 상승효과란 것도 있어 항상 생명력이 비명을 지르고 갈기갈기 찢기는 와중에 '항상 새롭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고통 뿐이다.

 

내 고통은 매일매일 새로운 불꽃으로 피어난다

 

심지어 일어날 때 오늘은 어떤 고통이 나를 지옥 무도회장으로 끌고 내려갈까 그 썅년이랑 어떤 춤을 추고 놀아볼까 하는 도착적 기대감마저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되면 세상이 하나도 어려울 게 없다

 

눈을 가늘게 뜨고 병신새끼들을 바라보며 고까운 표정으로 대충대충 그날의 해야 할 일을 헤쳐 나가며 조금 귀찮은 일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양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내 뒤에는 태산같은 고통이 버티고 있으며 그것에 비하면 다소 복잡하고 신경 쓰이는 업무는 달콤한 것으로조차 느껴지기 때문이다.

 

회식도 뭐 대충 후후훟허허허허허 하다가 마시쟈 쨍쨍 노래방에서도 뚜비두바 뚜비두바 하고 병신춤이나 좀 추면 쉽게 해결된다

 

그리고 오늘 지은 죄를 집에 가져가서 집 뒤의 해발 300미터 높이로 쌓인 죄 오름에 버리고 온다

 

언젠가는 그 화산이 폭발해서 그속에서 뛰놀며 타죽을 고통을 맛보겠지만 난 불사조라 용암 세례로 속죄되어 다음날이면 잿더미에서 솟아올라 또 새로운 죄업과 고통의 연기적 순환고리 속으로 아무 일 없이 들어갈 수 있다

 

최악은 없다

 

이 좌우명이 내게 다가온 것이 아마 십대 후반 정도였던 것 같다

 

그 시기에 나는 이미 끝없는 고통의 무한루프 속으로 내가 진입했다는 희미한 예감 같은 것을 느낀 것 같다

 

좃됐다고 느꼈고 쉽게 받아들이지도 못했지만 결국 나라는 존재가 고통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라는 것을 확실히 깨달은 것이 27세 1월의 차가운 기숙사 독방 침대에 누워있을 때였다

 

그 때 모든 것이 확실해졌다

 

내가 나 자신이 되고 만 것이다.

 

팔에 문신을 새겼다

 

'양극은 계면이다. 사랑은 계면활성제다. 알아서 해라.'

 

혹시라도 이런 문구를 팔에 새기고 살아가는 사람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면 반갑게 인사해 주기 바란다.

 

원한다면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고통거리를 아낌없이 선사해 줄 수 있다.

 

요즘 재능기부가 유행인 모양인데 나는 고통기부를 얼마든지 해주겠다

 

이건희가 돈쓰듯 할 수 있는 고통의 재산과 고통의 실력과 고통의 전달력을 나는 갖추고 있다

 

명심해

 

최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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