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eeping Beauty)분홍이냐 파랑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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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eeping Beauty)분홍이냐 파랑이냐앱에서 작성

말레피센트님

2020.12.09 20:17:54

조회 527 추천 15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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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서 매우 유명한 장면으로 '드레스의 색깔을 바꾸는' 장면이 있다.

플로라와 메리웨더는 오로라 공주가 자기들이 제일 좋아하는 색의 드레스를 입길 바란다.

분홍색과 파랑색. 무슨 색으로 상품을 팔지 결정하지 못한 디즈니의 초강수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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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성공적이긴 한 것 같다.

드레스의 색을 바꾸는 개그 장면은 실제로 <잠자는 숲속의 미녀> 제작진들이 오로라의 드레스 색을 뭐로 할까 고민했던 제작과정을 반영한 것이라 한다.

어찌됐든 얼마나 인상깊고 아름다운 장면인지 이런 초고퀄 팬터치는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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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인 팬아트도 잔뜩 나오는 등 장면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후속 매체와 상품에선 오로지 분홍색만 고정되는데..?

물론 위 리미티드 돌처럼 분홍/파랑 다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오로라의 드레스 색은 분홍색으로 통일되어왔다.

이에 대해서 디즈니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끝나는 장면에서 오로라의 드레스 색이 분홍색이기 때문에라고 답한 적 있다.

또한 사람들의 추측으로 신데렐라의 상품 이미지와 겹쳐서 수익성이 떨어질 우려를 한 게 아니냐는 것도 있다.

하지만 대중적인 이미지와 달리, <잠자는 숲속의 미녀> 영화에서 오로라가 '온전하게'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다닌 장면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라가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있는 장면은 오로지 '메리웨더와 플로라가 색을 가지고 싸울 때' 즉 '색이 바뀌는 그 순간' 뿐. 오로라는 작중 내내 파란색 드레스만 입고 다녔다.

드레스가 영화에 나오는 시간은 총 7분 50초인데, 그중에서 분홍드레스가 차지하는 시간은 20초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마지막 장면 딱 한 번만 차지하고, 그마저도 눈치 못챌정도로 순식간에 지나가는 주제에 대표 이미지로 고정되는게 과연 옳은 일일까?

또한 지난번에도 말했듯, 색은 이 작품에서 중요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가장 악한 자(말레피센트)와 가장 선한 자(포나)가 상징으로서 공유하는 색인 초록색처럼.

'오로라의 눈색' 편에서 말했듯 오로라가 짙은 보라색 눈에서 푸른색이 섞인 바이올렛 색의 눈을 지니게 된 것에, 글쓴이는 오로라의 눈색은 말레피센트에게 인생이 좌우되던 과거와, 메리웨더가 준 기회가 섞여 오로라가 자신의 미래의 주인이 된 상징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무슨 선물이었을까?' 편에서 메리웨더의 힘이 행복을 관장하는 것이란 말도 있었다.

푸른색은 행복, 말레피센트가 사라지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게 될 미래를 상징한다.

그러니 푸른색의 드레스를 입고있는게 더 의미있지 않을까?

참고로 글쓴이가 파란 드레스를 더 좋아해서 이러는건 아니다.

아 아무튼 아니라고.

물론 드레스가 눈같은 것과 달리 현실에서나 작중에서나 그저 치장용으로만 존재한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플로라의 색을 띄는 게 더 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말했다시피 색은 이 영화에서 어떤 의미를 가진 채 해석될 수 있다.

메리웨더는 거듭 말했듯 구원과 미래, 그리고 행복. 오로라의 눈이 보라색으로 물든 것은 말레피센트에 의해 그녀의 인생이 좌우될 것이며 이는 결코 거스를 수 없다는 뜻.

그리고 포나는? '무슨 선물이었을까?' 편에서 포나의 선물이 어떤 예언적인 힘의 일종이라는 말이 있었다. 필립은, 오로라를 구원할 열쇠인 그는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이끌려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다. 숲 속에서. 온통 녹색뿐인 숲 속에서.

그렇기에 아름다움을 준 플로라이니 오로라가 분홍색 드레스를 입는 게 더 맞지 않을까?

하지만 '가장 이타적인 요정' 편에서 말했듯, 플로라가 분홍색을 고집하는 모습은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주장만 내세우는 선을 행하는 철인으로서는 다소 부정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애시당초 이 색깔 싸움 때문에 오로라의 정체가 말레피센트에게 들켰다는 것을 잊지 말자.

플로라가 아름다움을 선물로 줬기에 드레스 역시 분홍색이어야 한다는 주장엔 단지 연결고리만 있을 뿐 다른 둘처럼 뭔가 유이한 장점같은건 없다. 분홍색은 작중에서 부정적인 역할로밖에 작동하지 않았다.

어느쪽을 고를지는 단순히 더 시각적으로 마음에 드는 걸 좋아하는 관객에게 달렸고, 이 글보다 훨씬 더 납득 잘 가는 해석으로 분홍색이 옳을 수도 있지만

혹자는 푸른색이 상징적으로도 시각적으로도 더 옳다고 여긴다.

하지만 이따위 설득은 이제 중요치 않다.

왜냐하면 메리 코스타 여사께서 2008년 <잠자는 숲속의 미녀> 블루레이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기자의 선호도에 따라 분홍색이 더 좋다고 선호도를 기울였기 때문이다.(https://m.dcinside.com/board/disney/415025)

메리 코스타는 옳다, 디즈니 배우들은 무조건 옳다.

제이슨 아이작스가 추이텔 에지오프가 스카 연기를 더 잘한다고 하면 그것은 곧 진리요,

조디 벤슨이 에리얼은 흑인이라고 하면 그 또한 사실이며,

사라 실버먼이 랄프 2가 1편보다 명작이라고 하면 그 역시 진실이로다.

고로 오로라의 드레스는 분홍색이 옳다.

무조건 분홍색이다.

그리고 디즈니 팬들은 무력하게 그것을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하일 디즈니!

고정닉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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