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굉장히 훌륭한 메세지를 전하는 작품인데

키이라나이틀리의 발언을 봐도 그렇고

페미들은 그저 '결혼=가부장제에의 여성의 구속'이라는

피해의식으로밖에

저 이야기를 못 보는게 아쉽다

도대체 어떻게 이야기를 봐야지만

이 이야기가

'남자의 사랑을 얻기 위해

내 권리를 포기하라'는 이야기로

보일수가 있는건지??

에리얼이 목소리를 주고

인간이 된 저 선택은

애니에서 절대로 긍정적으로 그려지지 않았고

이건 초등학생만 되도 알 수 있는 사실임

철없는 에리얼이 치기로 벌인

저 마녀와의 계약으로 인해

에리얼은 자신 뿐만 아니라 아버지, 바다왕국 전체를

위험에 빠뜨렸지

사실 인어공주 이야기 속

트리톤왕과 에리얼의 갈등은

실제 젊은 세대와 부모 세대 사이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현상임

예를들어 뮤지션이나 아이돌이 되겠다면서

다짜고짜 학교를 중퇴하겠다는 아이와

학업을 병행하면서 음악을 하라는 부모 사이의 갈등이라던가..

젊은 세대의 도전은 무모해지기 쉽고, 성급해지기 쉽고,

게다가 그런 젊은이의 열정을 악용해 먹으려는

나쁜놈들이 세상엔 너무나 많음

마녀가 바로 그런 놈들을 대표하는 등장인물이고..

반면 부모세대는 경험으로부터 쌓인 지혜가 있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안정적이고, 현실적인 선택을 추구하지만

그만큼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쌓인 편견으로 인해

더 나은 방향으로의 가능성을 쉽게 포기해버리고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조차

현재에만 정체해 있으려는 하는

부작용 역시 가지고 있음

예를들어, 트리톤왕은 인간들이 위험한 족속이라며

에리얼에게 절대 인간들과 어울려서는 안된다고 엄포를 놓는데

사실 에릭왕자는 인어공주를 해코지할 악당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지

트리톤왕이 조금만 마음을 열어보았다면

딸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도움을 줄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지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꼰대같은 어른(세바스찬)들은

에리얼이 알지 못하는

마녀의 계략을 단번에 간파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지고 있고,

마녀가 준 사흘의 기한내에

아무것도 안 하며 시간만 보내는 에리얼과 달리

에리얼을 에릭과 이어주기 위한 계획(kiss the girl 장면)을 수립하여

이런 계획을

(뱀장어들의 방해작전만 아니었다면)

거의 성공 직전까지 이르게 하는 노련함도 가지고 있다

결국 이 이야기가 보여주는 메세지는 다음과 같다

젊은 세대의 도전은,

그것이 성공했을 때 바람직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이 따르고,

경험과 지혜가 바탕이 되지 않은 무모함으로 인해

파국을 맞을 위험성 역시 존재한다

따라서 나이든 어른의 조언을

그저 꼰대의 헛소리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것

반면 부모 세대는,

자신의 경험으로 쌓아온 지혜를 지니고 있지만,

자칫 그 지혜는 발전을 가로막는 아집으로 이어져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이르러서조차

과거에만 매몰되어

더 나은 가능성을 제대로 탐색해 보지도 않은 채

쉽게 회의주의로 흐르기가 쉽다.

따라서 젊은 세대의 열정을 철없는 치기로만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신구세대간에 존재해온 유구한 갈등을 모티브로 삼아,

두 세대 나름의 시각이 모두 일면으로는 타당하고

또 일면으로는 그릇된 점이 있음을 보여준다.

고루한 고전동화 속 사랑이야기를

'철없는 막내딸의 좌충우돌 가출 소동'으로 비틀어서

이렇게 현대에까지 유효한 방향으로 각색해낸 것은

굉장히 훌륭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의 pc떡칠 작위적인 디즈니 서사와 달리

어느한쪽만을 편들지 않은채

보수와 진보의 시각을 균형있게 담아내고 있고

그 이야기 속에는 실제 살아숨쉬는 인간의 삶이 담겨있다

이런 훌륭한 이야기를 두고

그저 여성이 남성에게 빠져 연애하는 장면만 나오면

그저 거기에만 불만을 품고

이야기의 큰 흐름을 보지 못하는게

마치 이야기 초반의 트리톤왕을 보는 듯 같다.

pc주의자들은 본인들이 진취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가장 편협한 시각 속에 빠져있다는게

참 아이러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