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격투스포츠에서 체급차는 넘을 수 없는 벽이다. 파워가 기술을 압도한다는 말이다. KB리그에서는 김재환(29·두산)의 얘기다.

두산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치른 NC와의 홈경기를 13-11로 승리했다. 11-11로 맞서던 7회말 오재원의 2타점 적시타가 승리를 불러온 대역전승의 하이라이트. 하지만 과정을 보면 4번 좌익수로 선발출전한 김재환의 활약상이 디딤돌이 됐다.

이날 김재환은 시즌 28호, 통산 911호, 개인 6호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5타수 4안타 4타점 3득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리그 31번째 선발전원안타의 타격러시 속에도 발군이었다.

홈런 장면을 보면 명확하다. 4-8로 뒤지던 5회말 1사 1루에서 김재환은 NC 선발 장현식의 초구 126㎞ 바깥쪽 높은 슬라이더를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시즌 14호포로 연결시켰다. 상대의 장타력을 알고 있던 장현식은 바깥쪽을 뺀 유인구를 던졌는데 빗겨 맞은 타구가 그대로 담장을 넘어갔다. NC 배터리는 황당한 표정.

7회말 연타석 홈런도 다르지 않았다. 6-11로 뒤지던 두산은 이 이닝에 7점을 뽑아 역전드라마를 완성했다. 김재환의 두 번째 홈런은 그 징검다리의 정점이었다. 먼저 박건우의 1타점 적시타로 쫓아간 뒤 이어진 1사 1루, 김재환은 두 번째 투수 이민호의 3구째 148㎞ 직구를 또 한번 밀어쳤다. 방망이에 정타로 맞지 않았는데 타구는 또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15호 투런포가 됐다.

김재환의 매력은 경기 흐름을 바꾸는 일격의 임팩트다. 지난해 37개의 홈런과 타점생산은 클러치상황이 많았고 영양가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했다. 동시에 타구질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잡아당긴 타구는 빨랫줄처럼 날아가 우중간 관중석에 미사일처럼 꽂힌다. 이를 의식해 바깥쪽으로 공을 빼면 힘 하나로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겨버린다. 이날 보여준 홈런 궤적은 김재환의 힘을 그대로 보여준다.

18일 현재 타율 0.341(261타수 89안타) 15홈런 42타점을 기록 중인 김재환은 지금 두산에서 가장 핫한 타자다. 김재환은 “실투를 놓치지 않아야 홈런도 나온다”며 “오늘은 체중도 잘 실려 홈런이 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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