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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꽃 연구 (A study in Virginity) 게이아님

브브븝(112.159) 2012.03.18 23:15:15
조회 1155 추천 24 댓글 9


근데 원작이 게이

---------------------3시즌스포------------------------------
 나는 아버지인 맥네어와 함께 차에서 살고 있었다. 그러나 곧 맥네어는 내 친아버지가 아니라 날 늑대인간으로 만든 장본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사실을 알고 분노했지만, 그를 이해하자마자 그는 뱀파이어에 의해 살해당했다. 맥네어는 이제 인간답게 살라고 말했다.
 그렇게 인간답게 살아가고 있었다. 더 이상 가족이 없는 이상 나는 자유로웠으나 재정 상태가 어려워져 하숙을 구해야 할 형편에 놓이게 되었다. 하숙을 구하기로 결심한 바로 그 날, 마트에서 애니와 마주쳤다. 가끔 얼굴을 보는 사이였는데 이렇게 외로운 사나이에게는 이런 반가운 얼굴이 기쁘기 그지없는 일이다. 우리는 만나자마자 흥분해 점심이나 같이 하자고 했고 택시를 잡아탔다.
"톰, 무슨 일이 있었어?"
"아,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애니는요?"
"아.. 미첼과 조지와 애니가 죽었어.."
 애니에게 들은 것은 충격적이었다. 애니의 가족, 전부라 해도 다름없는 이들이 모두 죽은 것이다. 애니는 나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그것은 충격적인 것이었다. 나로 하여금 뱀파이어에 대한 적개심을 더욱 불러일으켰다.
----------------------------스포끝-----------------------


"정말 안됐네요."
"그나저나 톰, 앞으로 어쩌려고?"
"하숙을 구할 생각이에요. 적당한 가격으로 편안한 숙소를 알아보려고요"
 나는 대답했다.
"거 참 이상한 일이네. 오늘 누가 내 앞에서 바로 그런 이야기를 했거든."
"그게 누군데요?"
"이발소에 있는 친구야. 오늘 아침에 그 친구가 근사한 하숙집을 봐놨는데 집을 혼자 쓰기에는 주머니 사정이 허락치 않고, 하지만 같이 살 사람은 모두 죽었다면서 한탄하더라고."
 나는 기뻤다.
"잘됐네요! 그 사람이 하숙할 사람을 구하고 있다는 게 사실이라면 정말 잘 된 일이에요. 저도 혼자 지내는 것보다는 누구랑 같이 사는게 더 낫거든요."
"너는 하리 홈즈를 잘 모르나본데, 같이 살게 되면 그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을거야."
"그 사람에게 무슨 단점이라도 있나요?"
애니가 대답했다.
"아, 그 친구한테 무슨 단점이 있다는 건 아냐. 하지만 생각하는 게 약간 괴상하고 결벽증이 쩔지. 사람됨은 매우 점잖아."
"이발사인가보죠?"
 나는 넌지시 물었다.
"아니. 그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는 잘 몰라. 하지만 해부학과 정리정돈에는 일급이야. 또한 사람 말을 비꼬는 데에는 조예가 깊지."
"그 사람을 만나보고 싶네요."
 나는 말했다.
"다른 사람과 공동으로 하숙집을 쓰게 된다면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정리정돈을 잘 하는 사람이 좋아요. 그런 사람은 꼼꼼해서 제 생일을 챙겨줄 것 같거든요. 그 분은 어딜 가야 만날 수 있죠?"
"아마 이발소에 있을거야."
 우리는 이발소로 향했다. 

따뜻한 분위기의 이발소에서는 루이 암스트롱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여기저기 먼지 하나 없었고, 몇몇 곳에 걸린 액자들은 모두 흑인 남성의 사진을 담고 있었다. 이발소엔 오직 한 사람만이 저만치 떨어진 

탁자 앞에서 몸을 굽히고 뭔가를 하고 있었다. 그는 발자국 소리에 흘끗 뒤돌아보더니 환호성을 지르며 허리를 폈다.
"드디어 내가 해냈어요! 내가요!"
그는 껌딱지를 든 채 이쪽으로 달려오며 애니를 향해 소리쳤다.
"5년째 붙어있던 껌딱지를 지금에서야 제거했어요!"
설령 멀린에서 그웬을 제거했다 해도 이처럼 기뻐할 순 없을 것이다.
"하리, 이쪽은 톰이에요."
 애니는 우리를 소개시켜 주었다.
"안녕하세요."
 그는 날 위아래로 흝어보며 인사하였다. 손수건을 꺼내더니 그와 내 손 사이에 손수건을 두고 내 손을 쥐었는데 그의 손아귀 힘이 만만치 않았다.
"늑대인간이시네요."
"대관절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알아서 뭐하게요."
 그는 조소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제 우리가 나눠야 할 이야기는 그런 시시콜콜한 것이 아니라 지구상의 껌딱지를 제거하는 일에 대해서에요."
 그는 장장 10분가량이나 그 지루하고 열정적인 이야기를 계속했고, 그는 말하는 중간중간 나를 힐끗거렸는데 그 시선이 날 읽는 것 같아 매우 부담스러웠다.
"하리는 영락없이 걸어다니는 청소기야."
 애니가 웃으며 말했다.
"이제껏 500년간 치운 쓰레기들을 모으면 행성 하나쯤은 될거야."
"그 행성은 형벌의 행성이겠군요."
 하리 홈즈는 껌딱지에 닿은 손을 손수건으로 벅벅 문지르며 말했다.
"조심해야 해요."
 그는 나를 힐끗 보더니 말했다.
"나는 더러운 걸 견딜수가 없어요. 나는 더러워지면 흡혈에 대한 자제를 못하겠거든요."
 그 말을 마치고서 그는 나에게 이발소를 둘러보라고 강요라도 하는 듯이 주위를 기웃거렸는데, 그의 말처럼 가게에는 먼지 한 톨도 없었다. 이발소임에도 불구하고 머리카락 한 올도 없었다.
"우린 볼 일이 있어서 여기 들렀어요."
 애니는 이발소 의자에 앉으면서 발끝으로 나의 의자를 가리켰다.
"여기 이 친구가 하숙을 구하고 있어요. 하리 씨도 하숙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서 걱정하셨지요? 그래서 두 분을 만나게 해드리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하리 홈즈는 나와 하숙집을 같이 쓴다는 생각에 내심 흐뭇한 눈치였다. 그가 말했다.
"내가 캐논가 2층 독채를 봐놨어요. 우리한테 꼭 맞을만한 집이죠. 혹시 결벽증 싫어하세요?"
"제가 정리벽인걸요."
 나는 내 더러움을 초면부터 들키고 싶지 않아 거짓말을 했다.
"그것 참 잘됐네요. 그런데 나는 매일 도미노를 세우고, 200개씩 팔굽혀펴기를 해요. 괜찮나요?"
"상관없어요."
"아, 그리고 나는 가끔씩 세상과 저를 차단해 버리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때 나는 화가 나서 그러는 게 아니에요. 그냥 사람이 무서워서 그런 거니까 그냥 내버려두세요. 그럼 이제 당신은 무슨 단점을 갖고 있어요?"
 나는 하리의 이런 반대 심문에 웃음을 터뜨렸다.
"저는 늑대인간이고요. 보름달 뜨는 날에는 낮잠을 자야 해서 시끄러운 건 견디지 못해요. 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마다 말뚝을 휘두르며 일어나지요. 지금은 이 정도에요."
"혹시 시끄러운 소리에 노래도 포함되나요?"
 하리가 불안한 듯 물었다.
"그건 가수에 따라 다르죠."
 나는 대답했다.
"아, 그럼 됐네요."
 그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전혀 문제가 없겠군요. 물론 하숙집이 마음에 드신다면 말예요."
"집은 언제 보러 갈까요?"
"내일 정오에 여기로 오세요. 그러면 같이 가서 일을 매듭짓죠."
 하리 홈즈는 도미노를 세우기 시작했고 우리는 이발소를 나왔다. 
"그런데 말예요."
나는 불현듯 걸음을 멈추고 애니를 향해 돌아서며 물었다.
"하리 홈즈라는 분, 어떻게 제가 늑대인간인걸 안거죠?"
 애니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 생각하는게 약간 괴상하다고 했잖아."
 애니는 말했다.
"대체 그런 걸 어떻게 알아내는지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냐."
"오! 그럼 그게 수수께끼에요?"
 나는 두 손을 비비며 말했다.
"그거 참 재밌어 보이네요."
 갈림길에 서자, 애니는 내게 작별을 고하며 말했다.
"재밌긴 무슨, 스트레스만 더 쌓이게 될 거야. 네가 하리한테 알아내는 것보다 할이 너에 대해 알아내는게 훨씬 많을 게 뻔하지. 그럼 잘 가."
"안녕히 가세요."
 나는 대답하고 새 동거인에 대해 부쩍 호기심이 동하는 걸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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