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으로 얽히지 않았으면 좋겠어.
사적이라고 해도 저녁 몇 번 먹은거 뿐이잖아요?
이제 안돼. 그가 거슬려해. 그가 싫어하는 거 하고 싶지 않아.

단호하게 끊는 퀸토에 마일즈는 억울한 눈을 했다. 단지 그 이유라니. 억울해서 무슨 말을 해서라도 퀸

토를 잡고 싶은 마일즈를 퀸토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저 창 밖에 의미없는 시선을 둘 뿐이었다. 마일

즈는 저 시선을 자신에게로 끌어오고 싶었다. 좋아하는 사람이랑 밥 먹는 것도 안되요?

넌.. 그 선을 넘었잖아.
알아요? 알면서 이러는 거에요? 기회도 안줘요?
마일즈.
잭.... 진짜 나는 안되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퀸토는 이내 자리에서 마일즈를 등지고 일어나 카페를 나간다. 그리

곤 걸어가면서 행복한 얼굴로 통화를 한다. 누구 보란듯이.

활짝 웃는 얼굴. 발그레하게 열이 오르는 볼. 어딘가 수줍어하는 표정.
다 제가 만들어주고 싶은 것이었다. 사랑에 빠진 얼굴.
입술을 우물우물 하던 퀸토는 뭔갈 발견한 듯 앞으로 뛰어갔다. 퀸토를 따라 카페 창에 바짝 붙은 마일

즈의 눈에 잭을 한품에 덥썩 안는 그가 보였다.

크리스 파인.......

잭의 옆에 붙어있으면서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은 이름이었다. 잭의 연인. 꼴도 보기 싫은.
그도 퀸토와 같은 얼굴이었다. 사랑에 빠진 얼굴. 좋아서 주체를 못하는 얼굴로 퀸토와 마주 서서 이야

기를 나누다 몇번 가볍게 키스를 나누고 차를 타고 사라진다. 조수석에 잭을 태우고. 마치 자신의 잭을

크리스파인이 뺏어가는 것 같아 마일즈의 주먹이 꽉 쥐어졌다.
차 뒷꽁무니가 멀어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창가에 바짝 붙어있던 마일즈가 의자에 털푸덕 아무렇게나

앉았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내 앞에 앉아있었는데. 빼앗긴 기분이 아주 거지같았다. 이 기분. 언젠가

그대로 돌려줄테니까.

그 자리. 잘 지키라고. 크리스 파-인.

혼자 선전포고를 중얼거린 마일즈는 퀸토가 먹다남긴 소이라떼를 마저 마시며 카페를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