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은 크리스가 의도하는 대로 조용히 흔들리고 있었다.
잭과 하는 이 행위는 이제 사랑을 기초로 하기보단 괴롭힘에 가까웠다. 물론 처음부터 잭에겐 사랑이 없었다지만 적어도 그땐 자신은 그렇게 믿었으니 지금과 확실히 다를 것이다.
잭의 고백 이후 두 달이 넘게 지났고 어떻게 보면 그들의 세계는 변화가 없었다.
크리스는 여전히 낮에는 노르망디를 찾아갔고 그 이후에는 잭에게 갔다.
노르망디는 그 이후에 어떤 식으로도 잭에 관련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자신과 잭의 관계가 지속되고 있음을 분명 알고 있을터였다. 어쩌면 삐걱거리고 있는 사실도 눈치 챘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에 대한 화제를 꺼내지 않았다. 아마도 그녀가 말한 것처럼 그들의 일에는 관심이 없는 것이겠지.
어차피 처음부터 정략결혼이 아니었나.
“힉” 크리스는 열심히 움직이던 자신의 ㅍㄴㅅ를 뽑아냈다. 어설프게 자극당하다만 몸이 아쉬움에 떨리는 것을 보면서도 크리스는 흥분해 있는 자신의 몸과는 달리 머릿속이 점점 더 냉정해지는 것 같았다.
크리스는 풀썩 침대에 누워서 잭의 팔을 끌었다.
“올라가” 크리스가 명령했고 잭은 얌전히 그에 따랐다.
잭은 조심스럽게 크리스의 ㅍㄴㅅ를 잡고 자신의 ㅎㅁ에 맞춘 뒤 천천히 내려왔다. 뒤로 꺾이는 잭의 몸은 아름다웠지만 크리스는 머리를 얼음 물에 담근 것 같은 기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움직여”
잭이 천천히 몸을 위아래로 움직였고 크리스는 그 모습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다. 잭의 땀에 젖은 이마위로 머리카락이 흐트러졌다.
크리스는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그것을 정리했다. 약간의 ㅅㅇ소리만 내며 허리를 움직이던 잭이 순간 놀라 움찔했다.
잭의 반응에 크리스도 멈칫했다. 당황한 마음을 숨기고자 손을 거둬들여 잭의 두 엉덩이를 움켜 쥐고 움직였다.
잭은 이를 악물며 쾌감을 참아냈다. 머리카락은 다시 헝클어졌고 크리스는 다시는 손대려고 하지 않고 잭의 몸 안에 자신의 욕정과 함께 복잡한 감정들을 쏟아냈다.
그 날 이후로 크리스와 잭은 ㅅㅅ를 하는 것을 멈추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전과 같지도 않았다.
ㅅㅅ는 무감정했으며 욕구에만 충실했다. 그리고 점점 폭력적으로 변했다.
크리스는 점점 더 잭을 아프게 만드는데 집중했고 잭은 그에 대해서 어떠한 부정적인 모션을 보이지도 않았다.
그저 조용히 아파하면서 괴로워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쾌감을 느끼며 ㅅㅈ하곤 했다.
다정하게 닿는 손길도 없었다. 그 오랜시간만에 오늘이 처음이었다. 그 조차 어설프게 떨어지고 말았지만.
대화도 거의 없었다. 도중에 크리스가 명령하듯 말하는 걸 제외하면 크리스는 거의 말이 없었다. 당연히 잭도 말이 없었다.
크리스는 잭의 ㅅㅇ소리 외에 다른 말을 하는 목소리를 들은 게 아주 오랜 과거처럼 느껴졌다.
크리스는 자신이 대화를 시작하면 잭이 그전과 다를 바 없이 이야기를 해줄 것을 알고 있었으나 그것이 가장 크리스를 짜증나게 만드는 점이었고 상황은 악화 될 수 밖에 없었다.
대화는 사라졌고 편안하던 잭의 집은 불편해졌다. 크리스는 ㅅㅅ가 끝나면 곧장 잭의 집을 떠나서 칼이 있는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시곤 했다.
그러나 오늘은 크리스는 조용히 누워있었다. 잭은 그런 크리스를 의아하게 여기는 기색도 없이 지친 듯 옆으로 누워있었다.
크리스는 이렇게 평생 같이 하고 싶었다. 잭이 언제나 자기 옆에 누워있길 바랬다.
그러나 이미 시작도 제대로 못하고 조각난 관계를 억지로 붙여놓는다고 해서 그 금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잭은 자신을 사랑하지도 않지 않은가.
“내일은 뭘 할 거지?”
“아무것도.. 그냥 그림을 그리겠죠”
“백작가로 와. 영애의 초상화를 그린 화가니 그 정도 자격은 있겠지”
“하지만 내일은......”
잭이 말을 멈췄다.
“내 결혼식이지. 무슨 문제라도 있나?”
“아니요.. 원하신다면 가겠습니다”
“날 떠나고 싶어?”
“.....아니요”
“왜?”
“그럴만한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 찾으면 많을 텐데”
“.....”
방안에 침묵이 흘렀다. 크리스는 조용히 일어나서 옷을 입었다.
크리스가 문을 열고 서서 한숨을 크게 쉬고 고백했다.
“난 니가 나한테서 도망쳤으면 좋겠어”
크리스는 잭의 대답도 듣지 않고 문을 닫았다.
...
“이봐, 크리스 너 내일 결혼식이면서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거야?”
“죽을 때 까지” 크리스는 푸스스 웃었다.
“크리스 이제 그만마시고 정신 좀 차려. 그 화가녀석이랑도 어떻게든 제대로 해결을 보라고”
“해결이라..”
크리스가 술병을 다시 손에 들자 칼이 빼앗아 들며 말했다.
“그래서 어떻게 할건데!! 그녀석을 아예 정부로 그 집안에 들일건가? 아니면 어디 숨겨 놓을거야? 원하는 걸 말해봐 그렇게 해줄테니까!”
“그래...원하는 거... 나도 그 애가 원하는 걸 알고 싶어”
“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워. 그딴 녀석이 원하는 게 뭔지 내가 알바 아니야. 난 니 친구고 니가 이 꼬라지로 있는 걸 계속 볼 바에는 그녀석이 어떻게 되든 니가 원하는 대로 해줄테니까 말해봐. 원하는게 뭐야”
“잭을..” 크리스가 한참을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잭을 파리에서 사라지게 해. 내가 찾을 수 없는 곳으로 보내.
내가 내일 일어나서 널 죽일 것처럼 몰아 붙여도 말하지 말고. 돈은 저번에 내가 맡긴 거에서 알아서 해결해. 충분할거 아냐“
“그거야 충분하지.. 근데 그게 정말 니가 원하는거야?”
잭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크리스가 원하는 마지막이 그것이었다.
그를 놓아주는 것. 자신은 그를 망칠게 분명했다.
그러나 그게 가장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크리스는 비겁하지만 그의 친구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그래.. 어디든 내가 모를 곳으로. 내일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 당장 출발하게 해. 지금이라도 내말을 취소하고 싶어서 미칠 것 같으니까”
가야겠어.. 내일 결혼식이잖아. 하고 덧붙이고는 크리스는 일어섰다.
잠시 망설이다가 칼을 쳐다보며 말했다.
“바다론 보내지마. 찾아낼 수 있을테니까”
...
다음 날 아침 크리스는 화려한 예복을 걸치고 노르망디가의 응접실에 서있었다.
크리스는 가만히 눈앞에 걸린 그림을 바라봤다. 크리스가 처음 노르망디가에 왔을 때 이 정신없는 응접실에서 그의 눈을 사로잡은 딱 하나의 그림이었다.
기타를 치는 젊은 남자와 젊은 여인의 모습을 담은 그 그림은 노르망디가의 누구와도 닮은 것 같진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누가 그린 것인지는 명확했다.
크리스는 벌써부터 그가 그리웠다.
결혼식 준비가 거의 다됐다고 알리러 온 하녀에게 그림을 새로 생길 자신의 방에 옮겨 놓으라고 명하고는 열린 문을 나섰다.
이제와서 말하기 민망하지만 나이설정은 파인이 22 퀸토19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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