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다... 보고싶은 사람이 쪄야한다며?
ㄱㅈㅅㅈㅇ 각종 ㅈㅇ

빈 서랍이라고 생각했지만 혹시나 하고 열어봤다. 은색의 작은 물체가 달그락 소리를 낸다. 서랍속에 처박힌 손톱깎이다.

그의 손톱은 늘 못생겼었다.
항상 물어 뜯고 잘근잘근 씹어서 반쪽만한 손톱을 만들었다. 길고 날씬하게 뻗은 손가락 끝에 못나게 잘린 손톱은 그의 콤플렉스 중 하나였다.
내가 손톱 뜯지 말라고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상처받은 표정을 지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아마도 내가 그의 손을 부끄러워 한다고 생각했을것이다.
그건 아주 큰 착각이었다. 단 한번도 그가 부끄러웠던 적은 없었다. 오히려 귀여웠다. 마치 아기처럼 엄지를 입으로 가져가는게 귀여웠다. 다만 나는 그가 아파하는게 싫었을 뿐이었다.
피가나고 살이 일어나고 벗겨지는 손톱위를 감싼 밴드투성이인 그의 손이 안쓰러웠다.  
내 생각을 그에게 말하자 시무룩했던 모습은 어디가고 그렇게도 사랑하는 파란눈을 빛내며 좋아했다. 기쁠때마다 온갖 파란색으로 변하는 그의 눈은 볼때마다 넋을 놓게 만든다 그때도 그랬다.
파란눈을 맞추며 나에게 말했다. 손톱 기를거라고.
제발 약속을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에 나는 그의 손을 잡고 손가락 하나하나 손톱 하나하나에 입을 맞추었다.
유독 간지럼을 잘타는 그는 손을 잡아빼며 크게 웃었다.  소파 위로 엎어지는 그의 손을 다시 잡고 열손가락에 모두 입을 맞추었다.  

그는 그 다음날 손톱깎이를 사왔다.
자를 손톱도 없으면서 왜 샀냐고 물으니 앞으로 필요할거라서 샀다고 답했다.
덧붙여 전용이니 쓸 생각 하지도 말란다.
그게 너무 귀여워서 웃었더니 비웃는걸로 생각했는지 두고보라며 큰소리 쳤다.

그는 결국 마지막날까지 내가 붙여준 밴드를 손톱에 감고 있었다.
엄지 손톱을 뜯다 피가나서 나에게 달려와 붙여달라고 떼쓴 캐릭터 밴드였다.

그는 손톱깎이를 한번도 쓰지 않았다.
그리고 이렇게 잊어버리고 떠났다.
손톱깎이를 바라보다 내 손을 바라봤다.
엄지손톱을 이로 잘라냈다.
피가 손톱 둘레를 따라 고였다.
손끝에서 시작한 형용할수 없는 통증에 눈물이 났다.

똥이다 시발... 내가 생각한건 이런게 아닌데
내가 네발 짐승이라니 엉엉엉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