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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혼동하시면 안됩니다. 한명을 살려야하고, 다른 한명을 죽여야합니다.
당신이 보호해야 할 사람은 30대 남성, 죽여야 할 사람은 같이 있던 10대 남성입니다.]


-브리핑 하겠습니다. 모두 자리에 착석해 주십시오.
-금일 오전 정예요원에게 목표 타깃 설정을 완료하였으며, 타깃의 이름은 Christopher Whitelaw Pine, 현재 14세 입니다. 오전에 성명한 내용을 다시 말씀드리자면 이 자는 정확히 20년 후 대통령을 살해하고 백악관에 폭탄을 설치하여 많은 사상자를 낼......


*
내가 제거해야 할 인물은 더러운 사장놈이 아니라 크리스였다.
죽여야 할 이유는 너무 뻔하기 때문에 애써 묻지도 않았다.
대부분 이 일의 목적이 미래 정부에 해가 되는 사람을 죽이는 것이였으니까.
개같은 위험 탐지기는 20년 후 크리스가 망가질대로 망가져서 곧 부숴져버릴 인생을 예고하고 있었다.
처음 크리스를 만났을 때, 그 때 내가 그냥 그 아일 지나쳤더라면.
그랬다면 그 아인 정말 20년 후에 테러범이 되어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크리스는 나와 있을 때 편하게 웃을 수 있다고 얘기한다.
여태까지 굴곡진 인생을 살아온 아이에게 희망이라는 것도 분명히 있을텐데 그거라면 미래도 바뀔 수 있을텐데.

-잭, 정확한 시간과 장소를 준수하십시오.

내일 오후 7시. 공장에서, 나는 크리스를 죽여야 한다.



퀸토는 화장실을 다녀온 뒤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대신에, 서툴게 음식을 먹고 있는 파인이를 계속해서 쳐다보고 있었지. 파인이는 퀸토의 눈길을 의식하면서도 뭐라고 말을 꺼낼 수 없었어. 이미 처음부터 예상하고 있었거든. 내가 사는 세계에 퀸토가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어차피 퀸토는 자신을 떠난다는 것을, 이미 파인이는 알고있어.
그런데 그 때가 언제인지 모르니까 더 두려울뿐이지.
파인이는 음식을 집던 포크를 식탁에 내려놓았어.

-언제 가요?
-...뭐가?
-잭.. 언제 떠나요?

파인이는 퀸토를 처음 봤던 순간부터 줄곧 그를 사랑하고 있었어.
그런데 그 감정이 뭔지 모르니까 파인이에게 퀸토는 그저 소중한 사람일 뿐이야.
영원히 잃고 싶지 않고 줄곧 내 옆에 두고 싶은 소중한 사람.
욕심을 내면 안된다고, 지금 이 순간도 본인에게 과분한거라 생각하지만 막상 퀸토가 자기 곁을 떠난다 생각하니 모든게 먹먹해져.

-크리스, 난.. 생각중이야. 무엇을 생각중이냐고 묻고 싶을거야.
나는 내게 뭐가 더 소중한건지 생각하고 있어. 아무래도 그게 도움이 될 것 같아.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파인이에게 다가가 그의 머리를 몇 번씩 쓰다듬던 퀸토는 굳은 표정으로 호텔방을 나왔고 아무 지시도 없었지만 혼자 공장으로 향했어.


*
벌써 3시간째였어. 공장에서 일하고 있던 아이들은 이미 모두 사라졌고,
공장엔 오직 퀸토와 사장 둘 뿐 이였어.
사장은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았지. 퀸토가 묶어놓고 계속해서 때렸거든. 얕은 숨을 쉬고 있던 사장이 그만 실성을 했는지 호탕하게 웃기 시작했어. 퀸토는 어이가 없어서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고. 몇 분 동안 진짜 미친놈처럼 웃던 사장이 힘겹게 말하기 시작했어.

-역시.. 내 예감이 맞았어.. 너..미래에서 온 놈이란거...근데 내가 이걸 누구한테 얘기했을까?...


그 순간, 갑자기 정체 모를 사람들이 한꺼번에 들어와 퀸토를 향해 총을 겨눴고.
퀸토는 뇌리에 스치는 말 한마디가 생각났지.
\'미래에서 온 것을 들키는 순간, 정부는 요원을 보호해주지 않는다.\'



분량..필력..개연성, 그딴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