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루프물의 대표적인 작품은 현재 영화로도 나온 사쿠라자카 히로시의 '올 유 니드 이즈 킬'

(영화로는 '사랑의 블랙홀'.. 이거 꿀잼임)

두 작품 모두 특정한 시간대를 계속해서 반복한다는 특징이 있고

이 시간대의 반복 안에서 인물의 의식은 반복에서 제외되어 그 반복을 경험하는 '게임적'인 부분에 아즈마 히로키는 주목함

이런 죽지 않고 계속 되는 이야기는 무의미 해보고 말도 안되는 상황이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게임 경험에 맞추어보면 별로 새삼스럽지도 않은 일임

아주 단순한 아케이드게임, 이를테면 마리오만해도 죽음이 존재하지 않음

물론 자꾸 생명 다쓰면 게임 진행이 어려워지지만, 그 경우 단순히 님 주머니에 동전이 부족하기 때문임

다행스럽게도 게임이 능숙해지기 시작하면 동전을 좀 덜써도 되고, 언젠가는 100원 넣고 피치 공주를 구할 수 있게됨

시간의 흐름에 따라 능력의 발전이 없는 똑같은 캐릭터임에도 그 뒤의 플레이어는 발전하고 결국 성취를 이룸

결국 이런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작가와 독자들은 기존의 리얼리즘과 만화 애니메이션적 리얼리즘과는 다른

또 다른 종류의 리얼리즘이 만들어지고 있는거임

아즈마 히로키는 이걸 게임적 리얼리즘이라고 명명함

개인적으로 생각해보건데,

게임적 리얼리즘은 단순히 여기에서 끝나지 않을거임

우리는 게임 경험을 리셋에 한정시킨적이 없음

일본이야 PC게임보다 오락기가 더 흥하고 야껨 좋아하는 오타쿠들 많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수가 적고 마니아의 경향이 있음

그에 반해 온라인게임이나 스타크래프트, LOL같은 게임들은 경쟁과 협력을 요구하는 플레이어들이 있음

하물며 게임 뿐인가?

아즈마 히로키가 이야기하는 게임적 리얼리즘의 루프물은 아까도 예시를 들었지만, '사랑의 블랙홀'처럼 제법 옛날 영화에서부터

이야기되어왔음은 물론, SF 장르에서 닳고 닳도록 써왔던 장르임

과연 SF와 루프물-게임적 리얼리즘은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떤 부분에서 문제를 공유하는지?

그리고 아즈마 히로키가 이야기하는 캐릭터의 불멸성은 2차 창작과 같은 동인활동과도 발을 걸치고 있음

여기에 가장 주목할만한 콘서트(ww)도 열어본 하츠네 미쿠 같은 캐릭터가 있고

솔직히 하츠네 미쿠와 같은 캐릭터가 지능을 획득하고 독자적으로 활동하게 되면 그건 어떻게 분류해야할지?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인공지능이 이미 나온 시점에서 얼마간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런건 게임적 리얼리즘과 거리가 생기는 이야기지만)

아무튼 아즈마 히로키의 이야기가 맞든 아니든 어떤 문제가 얼마나 많든

생각해볼 흥미로운 부분들을 드러냈다고 볼 수 있음

사실 일본에서 몇년전 발간됬으니 한국은 좀 많이 늦은 편이고

어떤 작품들은 이 이론을 넘어서지 않았나(이 이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생각하기도 함

그럼에도 불구하고(그리고 본인이 이 이론을 소개하는데 많은 오류를 범할지도 모름에도), 

이 이야기를 아직 접하지 못한 이들에게 어느 정도 흥미로울 수는 있을 거라고..

믿어볼까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