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또 나다. 유동이라서 또 뻔뻔하게 나타났다.

내가 아까 쓰다가 지켜서 못 쓴 목록을 썼다.

이건 이전 목록보다 인지도가 낮은 책들이다.

1. 이사카 코타로의 마왕-모던 타임스

 이사카 코타로는 나름대로 인지도가 있는 작가고, 모든 작가들이 으레 그렇듯이 호불호가 갈린다.

젊은이 감성에 어울리는 유쾌하고 통쾌한 글들을 주로 쓰는데, 작품에 비일상 테이스트를 끼얹는 것을 즐긴다.

 마왕은 초능력자 형제가 주인공으로, 사회비판적인 분위기가 강한 소설이다. 여타 밝은 그의 작품군과 달리 다소 어둡다.

모던 타임스는 그 후속작으로, 포커스가 초능력자 형제를 향하지 않는다.

미스터리 스릴러처럼 전개되다가 판타지스런 설정을 까보이며 이게 진짜일까 가짜일까 독자를 우롱한다.

 이 작가는 군상극에도 재능이 있고 관련없어 보이는 이야기들이 나선처럼 결말을 향해 엮이는 것이 장점이다.

평범한 청춘물인 사막, 칠드런도 추천한다.

 이 작가의 비일상적 세계관에 흥미가 동한다면 오듀본의 기도와 사신 치바는 꼭 읽어보도록 하자.

2. 미야베 미유키의 이코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 미미 여사는 이미 추리문단에서 유명한 작가. 그야말로 일본 추리소설가 중 네임드다.

이 작가는 게임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판타지 소설과 SF 소설도 몇가지 냈는데, 가장 유명한 것이 브레이브 스토리.

이건 게임도, 극장판도, 코믹스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이 아쉬웠다. 다른 판타지인 영웅의 서는 노잼.

SF인 드림버스터는 개꿀잼인데 이놈의 출판사가 메롱하고 후속권을 안 낸다.

 아무튼 이코는 게임이 원작이다. 게임을 원작으로 게임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길게 풀어내는데,

과거를 더듬는 과정을 장기인 추리요소로 녹여내고, 시간을 뛰어넘는 서사시를 써놨다.

후반부의 최종보스전 연출은 존나게 감동이다.

 전통적인 용자물처럼 보이면서도 세련된 것이 장점. 게임을 모르더라도 한번쯤 읽어보면 좋다.

 그 외에 미미여사는 초능력자를 소재로 추리소설들을 썼는데, 용은 잠들다와 크로스파이어, 낙원은 꼭 읽어보자. 

3. 조지 맥도널드의 공주와 난쟁이

 잘 모르는 판갤러가 많을텐데 존나게 고전이다. 고블린에 대해 이렇게 자세하게 쓰고 높은 비중을 준 판타지 소설은 없다.

고블린에 대한 설정, 마법을 자연스레 첨가한 이야기 전개, 광부 소년이 공주를 구해내는 전형적인 보이밋츠걸 구조까지.

 어린 아이를 타겟으로 한 오래된 소설처럼 보이지만 상당히 재밌다.

후속작인 공주와 커디도 있는데, 이건 작가의 염세주의적이고 인간불신적인 태도가 깊게 배어있어서 뒷맛이 안 좋다.

공주와 난쟁이만 읽어도 무방하다.

4. 히가시노 게이고의 도키오

 히가시노 게이고는 국내에서 추리소설 공장장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 양반은 동화, 드라마에도 손을 뻗치는 다재다능한 양반이다.

도키오는 엄밀히 말하자면 SF다. 개망나니처럼 살던 주인공에게 다가온 청년이 사실은 자기가 미래에서 온 아들이라고 한다.

그리고 주인공의 여자친구가 자신의 어머니가 아닌 것에 의문을 품고, 이 인간말종을 갱생시키려고 노력한다.

 손잡잤 떠오르지 않나? 그런데 이게 훨씬 전에 나왔다. 물론 호성차는 이걸 본적도 없고, 슈타인즈 게이트의 영향을 더 받았겠지.

호성차가 이 소설을 읽으면 아마 좆잡고 방에 처박혀서 반성하고 있지 않을까.

 시간여행이란 소재를 아주 얕게 첨가하면서도 꽤나 박진감 넘치는 구조의 소설을 그려냈다. 재밌으니까 보자.

그리고 원래는 시간의 아이니까 토키오인데 규정에 따라 도키오가 되었다.

치탄다 에루가 지탄다가 되는 이치다. 존나게 키니나리마스.

5. 존 스티븐스의 시원의 책 시리즈

 누가 에메랄드 아틀라스를 언급해주었다. 고맙다. 그게 바로 이 시원의 책 시리즈다.

삼남매가 마법책을 손에 넣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성장소설의 성격이 짙다.

개나소나 주인공이 되는 어마금이나 개나소나 1인칭인 라노베와 달리 주인공이 셋이란 것은 큰 강점이다.

해리 포터 시리즈도 주인공이 삼인방이었던 것을 기억해보면, 각자의 역할을 배분해 극을 이끄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출판사가 비룡소인데, 얘네가 어린이 소설인척 명작들을 하나씩 낸다. 크라바트나 끝없는 이야기도 그렇고.

시원의 책 시리즈도 국내 마케팅 타겟은 청소년이지만, 판타지 소설을 좋아한다면 읽어볼만하다.

6. 대런 섄의 대런 섄 시리즈

 이걸 언급하지 않고 넘어가면 너무 아쉽겠지. 판타지 소설계의 이단아 같은 존나게 존나 문제아인 새끼다.

굳이 말하자면 호러 판타지.

호러, 모험, 성장물의 요소를 잘 버무렸다.

시리즈가 상당히 많은데 각 권이 그다지 두껍지 않다. 이것도 도서관에 있을테니 찾아봐라.

다만 분위기가 기괴한 탓에 호불호가 제법 갈릴듯. 착하기만한 내용은 아니다.

7. 페터 회의 콰이어트 걸

 이게 누구신가. 덴마크 작가다!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이라는 걸출한 명작을 낸 추리 소설 작가 페터 회의 작품이다.

페터 회의 강점은 픽션을 진짜처럼 묘사하는 세밀한 설정과 존나 치밀한 묘사, 그리고 입체적인 캐릭터에 있다.

 청각이 존나게 발달한 세계적인 서커스 광대인 주인공이 어느날 수녀들에게서 자신과 같은 능력을 지닌 아이들을 보호해달라고 한다.

그 중 한 명이 사라지고, 그 아이를 찾으러가면서 아이들의 능력을 이용한 음모를 밝히는 것이 기본 골자다.

 이런 계통의 글을 많이 안 읽어봤다면 사실 읽기 좀 버거울 수 있다. 이 양반이 문장이 존나 많다.

눈먼 자들의 도시도 읽기 어려웠던 애들한테는 비추한다.

하지만 설정도 매력적이고, 이 작가의 장점을 꼭 알아줬으면해서 추천목록에 올려본다.

초능력이란게 염력이나 투시만 있는게 아니니까.

8. 필립 풀먼의 황금나침반 시리즈

 이것도 존나게 유명한 시리즈인데 국내 인지도가 낮다. 영화화가 한번 되었다가 대차게 말아먹었다. 니콜 키드먼이랑 에바 그린니뮤...

세계관 설정이 존나 탄탄하고, 세계를 넘나드는 거대한 이야기가 매력적이다.

니들이 맨날 롤에서 보는 볼리베어인지 뭐시기인지 하는 놈의 모티브가 여기 나오는 갑옷곰이다.

다른 서브컬쳐에 수많은 영향을 준 수작으로, 국내에 제대로 완역이 되어있으니까 한번쯤 구해서 읽어보면 좋다.

 좋은 판타지 소설은 존나게 많은데 또 기억이 안 나네....

시발 마녀가 사람 잘라서 켄타우로스 만드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주인공이 이거 탈출할 때 존나 심장 쪼였는데 제목이 기억이 안 난다.

아무튼 친목질 같은 씹선비 얘기하지말고 책이나 한 권 더 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