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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균이형이 김도망소리 들으면서도 돌아올 결심한 이유중 하나다.재업

ㅇㅇ(125.139) 2018.05.24 17:22:44
조회 2324 추천 90 댓글 30

석류느님이 5년전에 올린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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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임신 11주 예비맘 첫 인사드려요.

혹시 나 제 경험이 도움이 될까하여~
미흡하나마 글을 써볼까 합니당~~

남편 직장때문에 일본 도쿄에 살고 있는 저는,
이번 학기 대학원 입학을 위해 열심히 준비중이었죠.
일본 대학원 입학은 제 오랜 꿈이었거든요

그런데 결혼 2달 만에 덜컥 임신이 되었습니다...두둥...
축복 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머리가 복잡해 지더군요.

그럼 대학원은? 내 꿈은?
마냥 좋아하는 남편이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 없었습니다.

혼자 대학원을 다니면 힘드니까
빨리 결혼하고 다니라며
저를 보채던 그.
그결혼으로 인해  제가 잃은 것들이 참 많았기에
결혼 후에도 생전 없던  우울증을 겪고 있었죠.

그렇게 임신이 된 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살이찌고
속이 매스껍고
피부트러블이 생기고
염색도 파마도 네일도 맘대로 못하고

임신 우울증이 찾아오더라고요.

남들은 임신하면 공주대접 받는 다던데..
저는 남편이 워낙 힘든 일을 해서
생색은 커녕 힘든 티도 낼 수가 없었습니다..

울다가도 남편이랑 전화하면 기쁜척 통화를 하고..
새벽까지 불면증에 시달렸지만
푹 잔 척을 해야했죠..

지진이 났던 날은
남편이 출장 갔다가 9일 만에 집에 오는 날이었어요.

신혼댁에게 9일이란...ㅠ.ㅠ.
것도 아무도 없는 낯선 도시에서의 혼자 있는 시간이란..
정말 지옥이었습니다.

그래서 남편을 더더욱 기다렸죠...
울 남편...제게는 너무 소중한 사람입니다.
원망한 적도 많았지만.
더 없이 재밌고 더 없이 생각 싶고..
책임감 강하고 자기 일 열심히하고..
저에겐 일등 신랑감이죠!!(요거 아직 신혼 4개월이라서 그런건가요?ㅡㅡ;;)

너무 오래 혼자있다
남편 만날 생각을 하니 눈물이 나더군요.

눈물을 닦아내고 남편 맞을 준비를 즐겁게 하고 있었습니다. 
집 대청소 부터 시작해서 남편이 좋아하는 전복 삼계탕을 끓이고 있는데....
2시 50분쯤 이었죠....

두둥...
평생 잊지 못할..
지진이 왔습니다.

도쿄는 아무 피해도 없었는데 무슨 호들갑이냐 할지 모르지만.
처음 겪는 진도 6의 지진은 공포의 수준을 넘어버려 저를 패닉상태에 빠트리더라고요..

게다가 저희 집은 19층이라 진도 1이 더해진 느낌이었을 거라고 하더군요.

정말 방문이 쾅쾅 닫히고 건물이 좌우로 족히 1미터씩은 흔들렸어요.
보통 지진은 10초 20초 지만 0
처음 왔던 지진이 2분을 넘겼던 것 같습니다.

저는 공포의 수준을 넘어....
이제 곧 죽는다고 생각했어요.
이제 곧 무너지는구나...(지금도 무슨 원리로 그렇게나 심하게 흔들렸던 건물들이 멀쩡한지....신기할 뿐입니다..)

서 있을 수도 없이 흔들리는 와중에
마지막 메세지는 남겨야 겠더군요..(영화에서 본건 있어서..ㅡㅡ;;)

기어서 전화기를 집어들고 남편한테 문자를 보냈습니다.
"여보 무서워...사랑해..."

오늘 집에 올 날만을 기다렸는데 이렇게 얼굴도 못보고 나는 이 세상을 떠나는구나....

그리고 미친듯이 울면서 엄마한테 전화를 했지요..(요럴때 인터넷 전화의 위력이 나타납니다.!!070최고!)
그동안 속만 썩여서 미안하다고..
나는 죽을 것 같으니..엄마..잘있으라고...

뭣모르던 엄마도 거의 실신 지경....

미친듯이 울고 있는데...지진이 잦아들더군요..
그제서야...도망처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 현관 문을 여는 순간.
방화셔터가 내려져 있고.
엘레베이터는 고장 났더라고요..
옆 건물에서는 화재가 나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어쩌지 어쩌지 하며 허둥대는 사이에 다시...그놈이....그놈의 지진이 또 왔습니다.

아까보단 심하진 않았지만
한 번 겪고 나니까
더 공포스럽더라고요..

관리실에 전화해보니 집에 있는 것이 더 안전하다길래..
19층 집에 갇혀 바들 바들 떨며
30번이 넘는 여진을 밤새 겪어냈습니다.

그날 밤에 오기로 했던 남편은 신칸센이 끊겨서
집에 올 수 없었고요.(이산 가족이 따로 없어요...)

어서 비행기 끊어서 집에가라는 남편에게
죽어도 같이 죽겠다며 얼굴은 보고 갈거라고 울어대니
울 남편
가장 말을 똥으로 듣는다고 진심으로 깽판치는 거 보고 싶지 않으면 빨리가라고 소리를 버럭 지르대요

지르던 말던 상관안하고 새벽에 겨우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 티비를 보니

NHK뉴스속보! 방사선 유출..(요럴땐 차라리 일본어를 모르는 게 편합니다..ㅠ.ㅠ.)

순간.
잊고 있었던 우리 아가 생각이 났습니다.
헉 방사선.............

갑자기 모성애가 발동하대요..
정말 미친듯이
가방에 여권하고 지갑만 챙겨들고
아침부터생판 모르는 옆집 문을 두드렸습니다.
엘레베이터가 고장나고 방화셔터가 내려갔는데
어떻게 내려가야하냐고  물어봤지요 (머리는 귀신에 눈꼽은 덕지덕지...아마 미.친년인 줄 알았을 겁니다. 미리 미리 알아둘걸...)

지진이 났을때도 안 벗어났던 건물 계단을 짧은 다리로 두칸씩 뛰어 내려왔어요.
그리고는 항공사에 다니는 친구에게 표를 부탁하고
또 미친듯이 뛰어 경찰서로 갔습니다.

택시 버스는 한대도 없고
집 앞 역도 운행을 중지했더라고요.

눈물을 글썽이며
"나는 지금 하네다 공항에 꼭 가야만!! 한다. 
나 좀 도와달라.."

불쌍해보였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주더라고요..

그렇게 운행이 재개된 역을 세 번이나 경유해서
정신나간 여자처럼 우여곡절 끝에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 무사 도착하고 나니..
갑자기 억울해서 눈물이 나대요...

남편 올 날만 기다렸는데
이게 뭐냐며.....

사람이 간사한게 이제는 또 아가 원망이 듭니다.

얘는 왤케 또 일찍 생겼는지...(저는 아주 야비한 여자에요.ㅡㅡ;;)

그렇게 한국에 와서도
혼자 두고온 남편때문에
하나 둘 씩 계속 터져대는 원전때문에
하루하루가 지옥같았습니다.
남편 죽으면 나도 죽겠다며
매일매일 눈물로 보냈습니다.

한국 온지 벌써 시간이 꽤나 지났는데
뱃속 아가는 안중에 없었습니다. 물론 병원도 안 갔구요.
그런데 밤에
배가 계속 땡기길래
오늘 산부인과에 다녀왔습니다.

아기집만 보고 계속 병원에 못갔던 터라...
덜컥 겁이 나더라고요

내 눈에 안보인다고.
밥도 안먹고 매일 울기만 했는데
혹시 잘못 된 건 아닌지...

그런데..초음파로 보이는 우리 아이가 그 사이에 많이
자랐더라고요.

내가 신경도 못써줬는데

심장도 쿵쾅쿵쾅 뛰고..
어느새 귀도 생기고
팔 다리도 생기고.
심지어 움직이기 까지 하더라고요..

나 좀 신경써달라고 움직이는 것 같아서..

돌아오는 길에..
또 미친사람처럼 울어댔네요...

결혼하고 겪는 우울증..
임신하고 겪는 우울증..

저도 겪고어 봤고..
얼마나 힘든지 아는데

그 사이에 별별 일들을 겪고 나니..
저는 지지고 볶고 싸우더라도
남편과 함께
있는 예비맘들이 너무 부럽고..

나름 죽음의 문턱에 갔다 와보니..
살아있는것도 감사하고 그럽니다...

사는 게 별 거 없는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고.
사랑하는 생명이 내 뱃속에서 자라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저도 기운을 차려보기로 했습니다.

방사선만 조금 안정되면
우리 아가도 아빠 만나러 갈 수 있으니까..
그때까지 엄마가 기분 좋은 생각만 하려고요...

아고.....글이 엄청 길어졌네요,,

나름 까페에 처음 글 쓰는데..
길게 썼다고 강퇴당하고 그러진 않죠?^^

나중에 나중에 뒤돌아 보면 오늘이 추억이 될거에요!!
우리 모두 힘내욧!!!!!

내친 김에 오늘 받아온 우리아가 영상 보여드릴게요!!
예뻐해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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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낱 용병, 니시오카 통수로 욕도 먹긴 하지만


동일본지진의 한 가운데에 가족을 둔 가장으로서 저런 사건을 겪었는데 누가 돌아오지 않을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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