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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급무사 감상평

ㅇㅇ(221.142) 2014.05.26 00:22:52
조회 1579 추천 7 댓글 2

무협다운 무협은 그 정의에서부터 논란의 소지가 있어서 하급무사를 거기에 빗대 말하기는 어렵지만

좌백다운 무협이긴 하다. 과거 무협에 비하면 비뚤어진 시선으로 보는 무림을 그리고 있으니까.

 

소싯적에 고난을 겪을망정 무협은 흔히 소수 엘리트를 위한, 엘리트에 의한 소설이고

그래서 당연히 스케일이 크기 마련이다. 대문파가 흔히 등장하고 천하를 경략하는 영웅들과

그 속에서 비범한 출신과 능력을 지닌 주인공이 활약하는, 말하자면 상류 사회를 그린다.

 

좌백 소설도 그런 면이 있지만 때로는 하류 인생을 보다 세밀하게 묘사하는 부분이 과거 무협에서

밑바닥 시절을 적당히 그리고 넘어가 상류 사회로 비교적 빠르게 진입하는 것에 비해 다르다.

대도오처럼 하류 코스프레하는 얼척 없는 소설도 있지만 하급무사는 적어도 아직까지는

제목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구대검파에 등장하듯이 물론 주인공인 이유로 짱 세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났지만 말이다. 그래도 엘리트인 능운보다는 약할 것 같은 느낌을 구대검파에서 받는다.

 

이 자세한 묘사를 하는 하류 인생이란 부분이 취향을 타게 마련이다. 하류기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무대는 작고 그 활약상이란 아무래도 무림의 안위를 지키는 엘리트가 보기엔 미미하기 그지 없다.

또 묘사가 자세하다는 점은 생생한 현실성을 부여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엘리트 무협을 선호하는

독자에게는 지나치게 구체적이어서 지루하고 시시한 내용으로 받아들여져 재미없다는 감상을 줄 지도 모른다.

본 독자는 장점으로 받아들인다. 재미도 있고. 다만 중복 캐릭터가 자주 등장하는 점은 아쉽다.

 

점소이가 매번 등장한다고는 하지만 어찌보면 객잔에는 무조건 들려야하니 당연한 출연이다.

하지만 포두나 약장수가 꼭 등장할 이유는 없는데 요런 엑스트라가 자주 나온단 말이지.

구체적인 하급 사회 묘사가 이유라면 이유라 해도 겹치는 캐릭터 말고 좀 더 다양한 직업군을 등장시켜

좀 더 비중 있는 영향력을 행사했으면 보다 재밌을텐데.

그리고 하급 사회가 계속 등장하면 자체 중복이 되어 독창성, 참신함은 반감된다.

 

그렇게 사람 냄새 나는 무협에서 역시 취향이 갈릴 수 있다.

삐딱한 시선이 풍기는 땀 냄새가 친근함과 공감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본 독자처럼 무협에서

낭만을 기대하는 이에게는 역시 지나치게 현실적인 부분이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다.

여기서 현실적이란 말은 무림에서의 그것이라기보다 평범한 인생들이 겪어야 하는 평범한 인생,

다시 말해 차가운 현실을 상기시킨다는 것이다. 로또가 터져야 제맛인데 맨날 꽝이란 말이다.

현실은 적당히 스킵하고 적당히 과장하여 로또가 빵빵 터져주는 낭만을 즐기는 독자라면

하급 사회는 색다른 재미를 줄지언정 더 큰 만족감을 선사해주지는 못하지 않을까하는 말이다.

 

아무리 낭만이 지겹다해도 무협다운 무협이란 차갑고 처절한 현실만 있는 무림은 아닐 것이다.

천하를 호령하는 지위가, "나를 따르라!"

절세의 신공이, "움화화화화화화화!"

아리따운 열 처자가, "으흐흐흐흐흐흐흐흐흐!"

운명을 건 대결이, "윽! 네가 이겼....당! 큭!"

비범한 신분이, "주군!"

막대한 재물이, "진정한 부를 보여주마!"

기인이사가, "내 이름을 세 번만 불러봐!"

막중한 책임이,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다!"

이 모든 낭만이 혹시 무협을 무협답게 해주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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