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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전설로 본 한국인의 의식구조

무위 2006.06.01 23:5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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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문화의 희생양, 구미호도 행복해질 권리있다 [무위의 문화산책] 구미호 전설로 본 한국과 중국의 사회의식 원형    해마다 납량특집으로 방영되는 구미호의 전설을 TV에서 만날 수 있다. 한국의 여우 괴담은 천년호(千年狐)같은 제목을 달고 영화의 주된 소재로도 많이 활용되었다. 그만큼 한국인들의 깊은 심연에 닿아 공감을 자아내는데 성공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극에서는 꼬리가 아홉이나 되는 여우가 인간이 되고자 하는 애절한 한(恨)이 전면에 흐른다.   싸늘한 그믐달이 희미하게 비치는 산 능성에 있는 묘지 위에서 울려 퍼지는 여우의 울음 소리. 이 울부짖음이 우리의 귀가 아니라 가슴 속으로 처절하게 메아리치며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혹시 그 울음 소리가 우리의 무의식 깊숙히 잠재되어 있는 이기심이나 잔인함, 또는 까닭을 알 수 없는 묘한 죄의식을 소름처럼 돋아나게 하기 때문은 아닐까? 천년이나 묵은 구미호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형태로 나타나지만 대개 다음의 구조(plot)를 갖고 있다. 이건 2005년에 김태희 정진 등을 캐스팅하면서 현대적인 퓨전극을 시도했던 '구미호 외전'에서도 그 외피만 조금 달라졌을 뿐 본질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한국의 구미호 전설은 여우가 인간이 되려고 온갖 처절한 노력을 하지만 결국은 인간이 되지 못하고 새벽 이슬처럼 아스라하게 사라지고 만다는 이야기다. 간혹 인간의 간을 내먹는 사악한 구미호와 살아있는 인간의 간 대신에 공동묘지를 파헤치거나 닭장의 닭을 몰래 먹는 선한 구미호를 대별시켜 그 재미를 더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악한 구미호든 선한 구미호든 간에 인간이 되고자 하는 구미호의 시도는 항상 실패로 끝난다. 순박한 산골 청년에게 해를 끼치기는 커녕 도움을 주고자 하는 선한 구미호조차도 인간이 될 수 없는 구조는 우리가 통상 접해온 전통설화의 주된 구성요소인 권선징악(勸善懲惡)의 차원으로는 해석될 수 없다. 여기에는 한국인의 의식 깊숙이 내재되어 있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화 코드가 숨겨져 있음을 의미한다. ▲ 2005년에 방영한 KBS드라마 '구미호 외전'   여우가 인간이 되는 중국의 설화 하지만 이웃 나라 중국의 청대(淸代)에 포송령(蒲松齡)이 중국 도처에 흩어져 있는 기이한 이야기들을 채록해서 엮었다는 요재지이(聊齋志異)는 전혀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중국 설화에도 많은 요괴와 여우가 등장하지만 인간과 결혼해서 아무 문제없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많이 그려져 있다. 그 여우와 결혼한 사람이 심지어 자신의 배우자가 여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특별히 이질감을 갖거나 불안감을 갖고 살지 않으며 오히려 그 여우로 인해서 더 많은 복락을 누리는 모습도 많이 나온다. 게다가 그 여우 아내가 한국의 설화처럼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 인간이 되고자 하는 처절한 한(恨)이 있는가 하면 대부분의 경우 여우인 그대로 행복하게 살아간다. 한국과는 전혀 다른 구조를 가진 중국의 여우 요괴 설화는 원래부터 중국이 다양한 민족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사회였다는 점과 유교가 도교보다 그 위력을 민중 속에 깊게 뿌리 내리지 못한 것과 연관이 깊다. 유교가 비록 중국에서 발원했지만 중앙집권의 관료사회나 지배층의 지식인 사회에서나 위력을 떨쳤을 뿐이며 실제로 중국 민중들의 삶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도교라는 사실은 백련교도의 난 같은 잦은 민란의 중심사상이 도교였음에도 잘 드러난다. 구미호의 한(恨)은 우리가 우리에게 가하고 있는 억압 구미호의 애달픈 한과 절망은 유교적 봉건신분사회에서 질식해야 했던 한반도 민중들의 한(恨)을 무의식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남존여비에 의해서 아녀자는 절대로 남자와 동등할 수 없다. 반상(班常)의 차별은 하늘이 주신 절대적인 사회구조이며 상놈은 절대로 양반이 될 수 없다는 식의 사회구조에서 오는 절망감이다. 이는 한반도 전역에 분포하는 '애기 장수'의 전설에서도 그 원형(archetype)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한 미천한 신분의 집안에서 겨드랑이에 날개가 달린 아기가 태어난다. 그 애는 장차 이 나라의 임금이 되어 이 세상을 개혁해 줄 애기다. 임금이 군대를 보내서 이 애기가 성인이 되기 전에 죽이려는 모든 시도는 애기 장수의 비범한 재능에 의해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다. 수많은 애기장수 설화와 전설에서 그 애 장수는 한결같이 죽음으로 끝을 맺는데 그것도 기득권의 상징인 왕이 보낸 군대에 의한 결과가 아니다. 아니러니 하게도 의식을 깨치지 못한 같은 민중에 의해 죽고 만다. 그것도 주로 그와 가장 가까운 부모의 무지와 두려움 때문에 운명이 결정된다. 민중의 적(敵)은 유교적 신분질서에 세뇌당해서 제대로 깨우치지 못한 민중인 것이다. 그것도 가장 가까이에 있는 비슷한 처지의 민중이다. 유교사상에 의하면 인간은 자기가 타고난 분수를 지키고 살아야 한다. 이 분수사상은 미물인 구미호에게도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방점을 쾅쾅 찍고 있는 것이 구미호 전설이다. 하늘이 임금이 되라고 내려 준 애기 장수조차도 인간이 만든 신분질서 때문에 비운의 운명을 맞아야 하는데 한갓 여우에 불과한 미물임에야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감히 여우가 인간이 되려 하다니? 악한 여우나 선한 여우나 그건 상상 속에서조차도 꿈꿔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지독한 차별의식과 절망감, 그리고 왜곡된 보상심리의 반영이다. 하늘의 법보다 더 강고했던 유교적 신분질서 하늘이 준 소명(cause)조차 이루지 못하고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면서 다시 하늘로 쫓겨나야 하는 애기장수의 비운은 단지 그가 보잘 것 없는 민중을 그 부모로 했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하늘의 법보다 인간의 법이 더 무서운 것이다. 이에 비하여 한국의 대부분의 씨족의 시조신화는 부모가 없이 알에서 태어났다는 것과 묘하게 대비된다. 알에서 태어난 것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태양신의 세습이지 '애기 장수'와 같이 민중의 신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유교의 '씨'를 중시여기는 남성 중심 부계중심사상은 초기에는 유화부인이나 주몽의 어머니 같이 엄마의 신분은 크게 신경 쓰지 않음을 보여준다. 오히려 비천한 여자라도 높은 신분의 씨만 잘 받으면 신분 상승의 후광까지 누릴 수 있을 정도로 남존여비- 부계중심의 구조는 고래심줄처럼 강하다. 점차로 사회가 유교의 신분질서로 더욱 촘촘히 얽어매자 부계의 씨앗이라도 비천한 신분의 모계에서 태어난 사람은 서얼이라는 족쇄에 묶는 구조로 까지 진행되어 갔다. 이것은 부계중심사회의 심화와 더불어 제한된 자원을 독점하고자 하는 기득권의 탐욕이 더욱 강하게 제도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많고 많은 한국의 소설 중에서 태어날 때부터 가져야 했던 신분의 질곡에서 탈피하는 데 성공한 경우는 허균의 홍길동전이 거의 유일무이하다. 하지만 허균의 홍길동전 조차도 그 씨가 양반이었다는 부계의 전통을 벗어나지는 못했고 또한 그가 성공한 신분의 탈피는 그 당시 사회에서는 이승이라고 해야 할 그 사회 밖의 율도국에서나 가능했다는 점에서 그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즉 홍길동의 성공은 절반의 성공이며 그가 세운 율도국(律道國)이라는 나라 이름조차도 자못 유교적이다. 그 이후 황석영의 소설 장길산에서도 미래에서나 가능한 후천개벽 사상을 담아내며 현실 사회의 개혁에는 실패하고 만다. 구미호의 한(恨)과 죽음은 거울에 비친 우리 모습 이렇듯 천년동안 공을 들여도 그 신분을 탈피할 수 없었던 구미호의 한(恨)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구미호가 천년의 한 맺힌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상상의 세계에서라도 반드시 죽임을 당하고야 마는 것은 인간은 미물인 동물과는 다른 존재라는 한국인 특유의 차별의식이다. 그 여우가 아무리 선악을 구별하고 인간의 심성을 가진들 또 제갈공명을 능가하는 기막힌 둔갑술을 하는 재능을 갖추었다 한들, 게다가 아무리 수양을 많이 쌓은들 인간이 되는 일은 불가하다. 이건 신분해방이 이루어진 현재에도 많은 양상을 띄고 전개되고 있다. 심지어 같은 타워 팰리스에 살아도 60평 집 부모들은 25평 집 자녀들과는 어울리지 말라는 단속을 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이런 뿌리 깊은 차별의식이 한국인의 유전자적 코드라고 할 수 있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유불교 이전 시대 우리 민족이 태초적 의식의 원형을 담고 있는 단군신화에는 미물인 곰이 불과 삼칠일 만에 웅녀라는 인간으로 환생한다. 우리의 민간신앙과 잘 융화했던 불교를 믿는 스님인 일연이 이 단군신화를 그의 책 삼국유사에서 담아낸 반면에 유교를 철저하게 믿었던 김부식은 삼국사기에서 이 신화를 외면하고 있는 점도 이채롭다. 구미호의 한(恨)이 처절하게 쌓여가야 하는 설화의 원형은 유교적 신분질서와 연관이 깊다. 이외에도 굳이 이것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할 점은 한국인이 단일 민족이고 단일 언어를 쓴다는 사실에서 나왔을 법한 배타성을 들 수는 있겠다. 그러나 단일 민족이라는 것은 다른 민족과의 융합이 적었다는 사회역사적인 속성이지 그게 유전적으론 선택된 특성은 아니다. 현재 한국에 이주해 온 이민족이 25만 명 정도 된다고 하는데 앞으로 더 많이 들어와서 약 40년 쯤 이후에는 단일민족이라는 용어도 사라질 가능성이 많다. 불교에서는 미물이라도 선행을 쌓으면 윤회를 통해 얼마든지 인간으로 환생할 수 있다. 그리고 도교 문화에서는 자연과 인간이 일체가 되는 물아일체 사상이 널리 퍼져 있다. 사실 도교적 신비주의가 전면에 흐르는 중국에서는 여우나 요괴가 인간이 되는 설화가 많다. 일본만 해도 이누야샤 이야기에서 보다시피 반인반요(反人反妖)의 설화가 많고 거기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비록 여우의 꼬리를 달거나 귀가 이상하게 뾰족하다고는 하지만 인간에 비해서 특별히 열등한 존재(creature)도 아니다. 그들은 인간들과 동등하게 사랑도 하고 때로는 인간을 구해주는 구원자(saint)의 역할도 한다. 이를 잘 비교 종합해 보면 구미호 설화나 '애기 장수'의 전설은 한국 사회를 촘촘하게 얽어맸던 유교적 신분 질서의 폐쇄성이나 견고성에서 기인한다는 결론에 천착한다. 유독 한국에서 이런 한많은 설화 전설이 많은 것은 양반 상놈이 별종의 인간이듯이 인간은 동물과 다르다는 독특한 차별의식의 반영이다. 혹독한 시집살이를 해야만 했던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더욱 박대하고 군대에서 학대를 받으면서 고된 신병생활을 했던 고참이 신병을 더 괴롭히는 현상도 인간의 본성에 내재되어 있는 코드다. 봉건 신분제도로 학대받고 있던 인간들이 구미호를 상상 속에서라도 한계를 그어서 위로를 받으려는 왜곡된 보상의식으로 자신들의 아픈 상처를 치유해 보겠다는 심리의 산물이다. 이런 악습을 끊고 새롭게 진보한 의식 세계를 형성하는 것은 많은 공부와 심도 깊은 성찰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그 사회의 기존 교육체계는 기존의 가치관을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일에 더 역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따져보면 이런 구미호 설화가 극화되어 매년 TV에 방영되고 있는 것조차 알게 모르게 기득권을 유지하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 생각해 보라. 유교적 신분질서의 문화양식이 철저하게 반영된 극을 아무 생각없이 보고 자라날 청소년들의 의식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유교문화는 상상력의 빈곤을 초래해 물론 한국의 여우 설화가 중국이나 일본과는 뚜렷이 다른 원형을 가진 것이 한국인의 문화적인 속성에서만 기인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광대한 영토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온갖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준다. 게다가 중국인의 의식구조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도교 사상은 더욱 더 상상력의 불을 밝혀줄 수 있는 연료다. 일본만 보더라도 중앙으로부터의 획일적인 통제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여러 개의 섬나라로 이루어져 있고 바다를 무대로 삼아야 하는 해양국가라서 한국보다 많은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리적 토양이 있다. 그리고 일본은 불교나 다신교를 기반으로 한 신도(神道, Shinto)가 대세다. 불교와 절묘하게 융화를 발휘하고 있는 신도에는 고대 일본인의 물활(物活)사상을 기반으로 멀리 이방 세계에서 온 미물에 불과한 고양이나 코알라까지도 신(神)의 등급에 올려놓고 있다. 한국의 경우는 걸어서 한달만 돌면 삼천리라는 말이 있듯이 지리적으로  미개척지가 거의 없어진 지 오래다. 게다가 유일신조차도 없애 버린 유교가 천년 이상  사회 구석구석까지 지배했다. 성리학적 명분주의는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흑백논리를 강요해서 다양한 중간이 설 영역을 없애 버렸다. 이는 중국의 무협소설에 자주 나타나는 이상향이나 강호무림세계, 그리고 서양의 환타지 소설에서는 자주 등장하는 중간계(中間界)가 한국의 소설에서는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그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J.R.R 톨킨의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중간계나 반지가 파멸을 가져다 주기 때문에 파괴해야 한다는 설정은 작자의 독창적인 설정인 것 같지만 사실과 다르다.  스칸드나비아 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북유럽 신화를 보면 오딘과 토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무대에 나오는 중간계(Midgard)와 반지에 관한 설정을 그대로 옮겨왔음을 알 수 있다. 흥미롭게도 중세 유럽의 로망스적 이야기인 '니벨룽겐의 반지'에서 조차도 반지를 가진 자가 불행해 지는 모티브는 동일 선상에 있다. 사실 5000년의 한국 역사에서 환타지 소설이라는 장르가 생긴 것 조차 불과 10 수년이 채 안된다. 많이 양보해서 한국의 환타지 소설의 원류로 볼 수 있는 김시습의 금오신화는 철저하게 불교나 도교의 영향 하에 있고 김만중의 구운몽의 경우도 8선녀(八仙女)라는 명칭에서 보듯이 유교가 아니라 도교나 불교적 세례를 더 많이 받은 것이다. 또한 중앙의 통치력이 미치기 힘들고 바다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제주도에서 이상향을 그린 '이어도' 설화가 창발된 것은 지리적인 영향과의 상관관계를 잘 말해 준다. 창의력과 사회 문화양식 이것을 보면 한국 사람들에게 창의력이 부족하다는 말이 간혹 나오는 것은 그게 단순히 주입식 암기교육을 탓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창의력은 사실 그 사회의 문화양식과 더 많은 관련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유교문화처럼 철저하게 이단을 따져서 선명성 경쟁을 해야 하고 또 모난 돌이 사문난적으로 몰려 사정없이 정을 맞아야 하는 문화에서는 창의력이 숨쉴 공간이 없다. 안전하고 정교하고 기계적인 답습이 횡행하고 사회에서 눈총을 받지 않고 명철보신할 수 있는 처세술이 발전할 뿐이다. 기실 알고 보면 주입식 암기교육이라는 방식도 스승과 제자라는 신분제도의 질서를 충실히 반영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감히 제자가 스승과 대등하게 토론을 하다니?  제자는 스승이 가르키는 것을 받아 적고 그대로 외우면서 따지는 일이 없어야 하는 것이라는 유교적인 교육방식이다. 물론 아무리 대학자가 된다고 한들 공맹이 주장한 내용에 행여 의문을 품고 따지는 일은 더욱 안 된다. 유교시대의 대학자란 그저 공맹이 말씀한 내용을 잘 해석하는 사람을 말할 뿐이며 한반도에서 그런 시도를 하다가 목숨까지 잃어야 했던 일이 그렇게 먼 과거의 일이 아니다. 구미호가 인간이 되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자! 구미호를 상상 속에서라도 기어코 죽여야만 직성이 풀리는 한국인의 문화의식은 장애우에 대한 편견어린 시선,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나 그리고 정규직 비정규직의 차별에서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제대로 알고 보면 정규직 비정규직의 차별은 신자유주의하에 있는 자본가가 노동자를 분리시켜 이이제이(以夷制夷)전략을 쓰기에 딱 들어맞는 구조다. 이 구조가 만연하고 정규직 노동자들이 자기가 웅켜진 이익을 더 지키기 위해서 비정규직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한, 자본가는 특별한 힘을 들이지 않고서도 노동자의 단결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봉건 유교 시대에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구조에 남자들이 관여한 경우가 있었던가? 남자들은 그저 기침이나 '어험!'하면서 뒷짐 지고 서 있으면 되는 일이었다. 알고 보면 그 시대의 시어머니나 며느리나 태어날 때부터 남성이 아니라는 이유로 불쌍하게 억압을 받아야 했던 같은 여성들이지 않은가? 서로 감싸 안고 어루만져야 정상적인 사람들이 더 격렬하게 학대를 하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아니었던가? 많이 가진 사람들도 적게 가진 사람들에게 도움을 베푸는 데 인색하지 말고 더 많은 관심을 가지자. 군대에 복무하는 사병들도 고참은 신참을 억압하고 학대하는 방법만 배우지 말고 신참을 사랑하는 하는 방법도 가르치고 배우자. 선배도 어깨에 힘 넣는 법만 배우지 말고 후배를 사랑하는 법도 세세하게 가르치고 배우자. 조금 다르다고 왕따를 가하기보다는 그 다름을 수용하고 이해하는 성숙한 인격을 갖춘 사람이 되자. 그렇지 않으면 인간의 간을 빼먹는 구미호가  도처에 생겨나서 우리 사회가 붉은 피를 많이 흘려야 할 지도 모른다. 구미호의 한(恨)을 만드는 것도 우리 문화에 철저하게 깃든 유교적 선명의식과 차별의식이고 그 구미호를 죽여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도 우리 자신들의 미성숙한 잠재의식인 것이다. 이제 이 구미호의 스토리가 바뀔 때가 왔다. 만일 필자가 극작가나 PD 또는 영화감독이라면 전혀 다른 구조의 구미호를 선보이겠다. 그래서 그 여우가 인간의 상상 속에서 나마 천년의 한(恨)도 풀고 자아실현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겠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나 자신과 우리 이웃을 더 사랑하고 더 행복하게 살게 하고 우리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길에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 김휘영(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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