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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드라마로 보는 공무원 한국사 (우리 들마 얘기ㅋㅋ)

ㅇㅇ(124.56) 2016.08.30 15:02:22
조회 1509 추천 10 댓글 3
														

http://www.lec.co.kr/news/articleView.html?idxno=41692


해법국사 노범석 교수의
‘영화와 드라마로 보는 공무원 한국사’


1. 도대체 ‘윤소종’이 누구야? - 2014년은 드라마 <정도전>의 해


과락자가 속출하였던 2014년 사회복지직 9급, '고려사'의 폐가입진 관련 사료를 통해 혁명파 사대부를 묻는 이 문제에서 많은 수험생들이 ㄴ선지에 낚여 틀렸다.

혁명파 사대부는 조준 등의 주도로 고려 말 전제 개혁인 과전법을 시행하였으며, 군제 또한 개혁하여 삼군도총제부를 설치하였다. 따라서 ㄷ과 ㄹ은 옳은 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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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혁명파 사대부는 재상 중심의 정치를 추구하였기 때문에 ㄱ은 틀렸으며, 윤소종은 혁명파 사대부의 일원이기 때문에 ㄴ 또한 틀렸다. 


그런데……. 도대체 윤소종은 누구인가? 


사실 2014년 KBS 드라마 <정도전>을 본 사람이라면 대번에 정답을 골랐을 것이다. 드라마에서 윤소종(배우 이병욱)은 정도전과 함께 하는 역성혁명파의 일원으로 타고난 언변과 싸움닭 기질로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윤소종은 고려 말 16살에 성균시에 합격하여 공민왕 14년에 장원 급제를 하였다. 날카로운 논변과 거침없는 비판, 그리고 한 번 물고 늘어진 상대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다.


공민왕 말엽에 환관 김사행을 비판한 상소를 올리다 도리어 파직을 당했고, 이후 초야에 묻혀 후학을 기르며 살아갔지만 자신을 몰라주는 세상에 대해 원망과 한탄에 사무쳐 술을 벗삼고 지내고 있었다. 


이때 그의 모습을 본 정도전이 찾아와 대업(大業)의 길을 함께 하는 동지가 되었다. 


드라마에서 윤소종이 처음 등장한 때는 22화 방영일인 3월 16일, 그 후 1주일 뒤 시행한 사회복지직 9급에서 보란 듯이 매력적인 오답 선지로 등장하였다. 시험 문제에 반영하기엔 부족한 기간이라 과연 출제진이 드라마 <정도전>을 보고 문제를 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지만, 선지 구성을 보면 이 문제는 출제진이 의도적으로 냈다고도 볼 수 있다.


윤소종이 언급된 오답 선지인 ㄴ이 있는 선지만 3개이기 때문에, 윤소종이 누구인지 안 수험생이면 고민할 것 없이 3번을 답으로 고르고 넘어갔을 것이다. 사실 윤소종은 대하드라마 <용의 눈물>에서도 배우 박웅이 연출한 적이 있었다. 


 

2. 드라마 <정도전>의 다섯 괴물 – 이인임, 정도전, 정몽주, 이방원, 그리고 “고려”


그런데 윤소종의 언급과 별개로 이 문제는 드라마 <정도전>에게도 의미심장하다. 원래 ‘폐가입진’은 위화도 회군 이후 혁명파 사대부들이 자신들의 혁명을 정당화하기 위해 제시한 논리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폐가입진의 명분을 세워 창왕을 폐위하자고 주장한 인물은 아이러니하게도 온건파 사대부인 정몽주(배우 임호)다. 


드라마에서 혁명파 사대부들은 강화도에 유폐된 우왕이 이성계의 암살을 시도한 사건을 빌미로 이성계(배우 유동근)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선위(禪位) 계획을 세웠다. 이성계의 선위를 공포하기 위해 주최한 모임에서, 느닷없이 이들을 역적이라 비난하였던 정몽주가 등장하였다. 정몽주의 오랜 친구인 정도전은 순간 마침내 정몽주가 대업의 뜻에 동참하는 걸로 생각했다.


그러나 정몽주는 이들의 선위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해 ‘폐가입진’의 논리를 세워 창왕을 폐위하고 정창군 왕요를 옹립할 것을 주장한다. 고려 왕실에 대한 충절의 아이콘인 정몽주는 이후 아이러니하게도 창왕의 폐위를 주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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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정도전>에서는 다섯 ‘괴물’이 등장한다. 공민왕 치세 말, 고려 권력의 최정점을 찍었던 권문세족 이인임(배우 박영규)이 첫 번째 괴물이다. 그는 일반적인 악역과 달리 고도의 정치 수완을 벌이면서 방영 초기 정도전보다 더욱 주목받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두 번째 괴물은 정도전(배우 조재현)이다. 젊은 시절 이인임과의 대결에서 패한 후 이인임이 그의 삶을 철저히 부수어나가자 그는 ‘유자(儒者)의 입장에서 역성(易姓)을 꿈꾸는 괴물’이 되기로 마음먹는다.


앞서 말한 정몽주는 고려 왕실을 수호하는 충신으로 고려를 내부에서부터 개혁하고자 하였다. 그래서 역성혁명을 꿈꾸는 정도전과 정치적으로 대립하게 되었고, 그는 유자로서 고려 왕실을 지키기 위해 괴물이 될 것을 다짐하게 된다. 


앞서 말했듯, 폐가입진의 명분으로 그간 충성을 바쳤던 우왕과 창왕을 신돈의 자식으로 몰아가며 죽음에 이르게 하면서 정몽주는 고려 왕실을 수호하기 위해 세 번째 괴물로 각성하게 된다.


네 번째 괴물은 이방원(배우 안재모)이다. 그는 정몽주에 의해 위기에 몰리게 된 혁명파 사대부들을 구출한 인물이기도 하다. 조선 건국 이후에는 신권 정치를 주장한 정도전과 대립하였고, 이윽고 병사를 일으켜 정도전을 죽인다. 


용상이 그렇게도 탐이 났느냐는 이성계의 질책에 이방원은 용상에 앉으며 “이제는 군왕처럼 보이지 않습니까?”고 답하면서, 그간 아버지와 정도전에게 외면당하였던 설움을 폭발시킨다.


드라마 <용의 눈물>의 이방원(배우 유동근)은 정도전을 죽이는 순간까지 끊임없이 고뇌하였던, 인간미가 넘친 인물이었지만 <정도전>의 이방원은 역성혁명 과정에서 궂은일을 도맡았으면서도 아버지와 정도전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야심을 억누른 채 지내다가, 끝내 왕자의 난을 일으키면서 광기에 사로잡힌 괴물로 태어난다. 


이인임, 정도전, 정몽주, 이방원. 이들은 사실 ‘고려’라는 괴물이 만들어냈다고도 볼 수 있다. 500년 묵은 괴물인 고려의 모순 그 자체였던 이인임, 이러한 고려라는 괴물을 없애기 위해 괴물이 된 정도전, 고려 왕실을 지키기 위해 괴물이 된 정몽주, 고려를 멸망시킨 후 정도전의 뒤를 이어 조선의 기틀을 마련하였던 태종 이방원. 이들 모두 고려라는 시대 말 운명이 만들어 낸 비운의 인물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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