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11회까지의 리뷰:확고한 캐릭터와 대사의 힘.또다른 감상포인트들...

dramaholic(222.251) 2014.02.09 06:02:43
조회 1470 추천 32 댓글 6

정도전 11회까지의 리뷰
확고한 캐릭터 그리고 대사의 힘
‘나는 밥버러지요’가 중요한 이유

_EC_A0_95_EB_8F_84_EC_A0_84.E09.140201.HDTV.XViD-HANrel.avi_20140202_224856.906_YgmNewS1WT.jpg
_EC_A0_95_EB_8F_84_EC_A0_84.E09.140201.HDTV.XViD-HANrel.avi_20140202_224911.406_2QUG58DwMC.jpg
_EC_A0_95_EB_8F_84_EC_A0_84.E11.140208.HDTV.H264.720p-SSS.avi_20140209_030253.468_g6kcposyhC.jpg

삼봉재라는 서당훈장이 되어 있는 정도전은
'충신은 두 임금도 두 왕조도 섬기지 않는다'는 말이
허튼 소리라고 말한다.


_EC_A0_95_EB_8F_84_EC_A0_84.E11.140208.HDTV.H264.720p-SSS.avi_20140209_012052.468_jQ9fUdUKqg.jpg

역사의 큰 줄기와 극적이고 필요한 허구를 적절히 섞고 있다.



효과적이었던 양지와의 에피소드
그리고 의미심장한 ‘나는 밥버러지요.’


대사 듣는 맛이 상당한 드라마기도 하지만
11회까지에서 드러난
정도전의 중요한 변화를 보여주눈 대사가
바로 10회 엔딩에서 11회로 이어진
‘나는 그저 밥버러지요.’다.

실제로도 삼봉이 정치투쟁에서 패배하면서
겪게된 유배와 짧지 않았던 유랑의 기간이
그의 정치사상을 만드는 데 중요했다고 하는데
(아마도 ‘역성혁명론’의 단초가 만들어졌을)
이 기간 머물렀던 부곡에서의 한 가족의 참상은
그가 신봉했던 사상들이 얼마나 무력한 것인가를
생각하게 했을 것이다.
적어도 그것이 정치투쟁에서 승리하고
한참 기울어버린 나라를 바로잡아
백성들의 삶의 희망으로까지 이어지게 하지 못하는 한,
그것은 그저 책 속의 글자일 뿐이며
자신을 포함한 유학자들은
한낱 밥버러지에 불과하다고 말이다.
‘아부지니까 안 그러요. 아부지라서 그러는 거요.’
‘우리는 나라법 같은 거 안 믿어라.’

본의 아니게 그의 선의가
한 가족을 결국 생이별하게 했고
그가 업동이라 불린 여인에게 가르친
‘하지 않는 것이지 하지 못할 것이란 없다.’는 말이
현실 앞에서 얼마나 공허한 것인가를 지켜보며
그의 생각은 그렇게 바뀌었다.
가공의 인물일 망정
양지. 어질고 선한 뜻이란 이름을 지어주게 되는 여인과의
에피소드는 그래서 충분히 효과적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정도전과 양지는 좀 상반된 삶을 살고 있다.
삼봉이 요즘으로 치면 일종의 족집게 과외선생인 훈장으로 산다면
그에게서 잠시나마 배운 양지는
소박한 자신의 언어로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고 있다.

강예솔이란 여배우의 연기도 좋았다.
(보지는 못했지만 ‘로맨스가 필요해2012’와 ‘연작시리즈-동화처럼’에 나왔다는)


이성계 황산에서의 사투를 계기로 드디어 정치에 입문하다.
하지만 거기서 시작되는 긴장감


_EC_A0_95_EB_8F_84_EC_A0_84.E11.140208.HDTV.H264.720p-SSS.avi_20140209_021809.187_aYRpVzCIKl.jpg

때로 적당한 구라는 보는 재미를 주기도 하는 법이다.
황산전투 극적인 구성도 좋았던,

_EC_A0_95_EB_8F_84_EC_A0_84.E11.140208.HDTV.H264.720p-SSS.avi_20140209_023217.968_sckiRuEIXP.jpg

돈 들인 티가 제대로
그리고 만든 이의 노고가 좋은 화면으로 전해져와서
즐겁고 다행인 작품이다.

아래 나무가 있는 장면은
그 나무를 매개로 해서 낮의 장면이 밤으로 바뀌는 좋은 연출 때문이다.


_EC_A0_95_EB_8F_84_EC_A0_84.E11.140208.HDTV.H264.720p-SSS.avi_20140209_025018.078_vEU8mC61fQ.jpg
_EC_A0_95_EB_8F_84_EC_A0_84.E11.140208.HDTV.H264.720p-SSS.avi_20140209_025030.343_MAILqkYNYw.jpg
_EC_A0_95_EB_8F_84_EC_A0_84.E11.140208.HDTV.H264.720p-SSS.avi_20140209_024250.343_ucg43obllW.jpg



퍽 봐줄만한 구라를 적당히 섞은 황산대첩은 자체로 볼만한 연출이었고
그 사투를 발판 삼아 드디어 이성계는 중앙정치에 입문하게 된다.
(‘참고 기다리는 것도 싸움이오다.’ 같은 대사도 기억하자.
고전병법서 속의 한마디들은
정치 그리고 현대의 처세 혹은 비즈니스에
적용해도 무방한 것들이 많다.)
하지만 그것이 결코 비단길일 리 없다.
언젠가 이인임이 최영에게 일갈한 대로
‘정치란 전쟁터에 홀로 거닐 수 있는 꽃길 같은 건 없으며’
(정말 이인임은 가공할만하게 잘 만들어낸 악역이다.
설사 이 인물의 내공에 대한 미화로 비칠 수 있다 해도
정치 10단 이인임이란 캐릭터만으로도 작가의 필력을 인정할 만 하다 싶게)
어떤 위험속에서도 살아남은 명장이라 해도
그가 정치가가 되는 순간 영리하고 운이 따르지 못한다면
그 목이 언제 떨어질지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정치는 웃음 속에 그 칼을 감추고 하는 것이라오.
정치를 하려거든 웃으시오.’

그래서 이성계의 정치입문은
이야기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는 기대감 못지않게
불안감 혹은 긴장감을 던진다.

덕분에 존재감을 드러낸
이인임의 한 꾀주머니 하륜도 볼만 했다.
‘못지 않게 변덕스러운 것도 민심이니
여름을 기다려야지요.‘
그는 이인임의 측근이면서도
결국 조선개국 이후 태종의 심복으로까지
오래 살아남은 사대부 중 한사람이다.


박상충의 죽음
염흥방의 변절
그렇게 시작되다.
그 동문수학한 사형제들의 다른 운명의 이야기들이,

_EC_A0_95_EB_8F_84_EC_A0_84.E09.140201.HDTV.XViD-HANrel.avi_20140202_224941.343_UdP1OPcwKj.jpg
_EC_A0_95_EB_8F_84_EC_A0_84.E10.140202.450p.mp4_20140205_010738.531_03eQ9pkzxb.jpg
_EC_A0_95_EB_8F_84_EC_A0_84.E10.140202.450p.mp4_20140205_004638.812_qUPaeMYIp0.jpg

권근과 이숭인 이 두 이름도 기억하자.

_EC_A0_95_EB_8F_84_EC_A0_84.E11.140208.HDTV.H264.720p-SSS.avi_20140209_020720.171_WGEHJVCHSw.jpg
_EC_A0_95_EB_8F_84_EC_A0_84.E11.140208.HDTV.H264.720p-SSS.avi_20140209_020732.453_1Z6s6sRrDW.jpg

이 대화의 불통이
두 친구의 다른 길을 이미 내포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1375년의 이인임 일파와의 정치대결에서 패퇴하는 와중에
박상충은 지조를 지키다가 유배길에서 목숨을 잃었고,
그를 특히 충격적으로 지켜보았던 염흥방은 노선을 갈아탄다.
‘난 삼봉이나 박상충처럼 되지는 않을 걸세.’
‘바람이 부니 나무는 흔들릴 수 밖에...’
다소 충격적이기도 한 이 씁쓸한 변절은
자연스레 비교적 최근 한국정치의 다른 변절들도
자연스레 연상시키는 것이었다.
그들에게도 불어온 바람은 있엇을 것이지만
또한 염흥방도 그 치들도 잊고 잇는 것은
그저 살아남고 권력을 가지는 것이 그 자체로 성공은 아니라는 것.

이 두 개의 장면은
앞으로 이 드라마의 중요한 포인트를 제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심지어 지금 이 드라마를 지배하는 자인 이인임이 퇴장한 이후에도
결코 심심하지 않게 할
그 지우들의 엇갈리는 길과 대결을 주목하라고,
특히 중요한 캐릭터들인 삼봉과 포은의 결별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을 듯 하다.
지금 당장은 상상이 가지 않지만,
그래서일까 상징적으로 보이기도 했던.
11회 극적으로 재회한 자리에서의 대화 한 토막.
‘도둑의 것을 훔쳤으니 그게 무슨 죄이겠는가,’
‘자네가 오죽 하면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겠는가,’
포은은 삼봉의 심경변화가 상당히 근본적인 것임을
미쳐 모르고 있는 듯 했다.

누군가는 무너져가는 왕조의 폐허를 끌어 안고 함께 사라져갈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새 역사를 열 것이다.
그 역사의 주인공이라고 나란히 선 자들
하지만 그들의 속내는 다를 것이며 그 운명도 각자 달라질 것이다.

이인임의 도구론을 들으며
‘뿌리깊은 나무’를 생각하다.


‘정치를 하는 자에게는 오직 도구와 적 두 부류만이 있네.’
이인임이 신조처럼 말하는 도구론이다.

그런데 그 말과
이 삼봉이 포은의 만류를 뒤로 하고 이성계를 찾아가며 혼잣말을 하던
드라마의 오프닝을 생각하며
퓨전이지만 또다른 볼만한 사극이었던 ‘뿌리깊은 나무’가 떠오르기도 했다.

함께 조선을 열었지만 삼봉에게 이성계는 일종의 도구였을 법 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왕정의 위험성 역시
한 왕조의 몰락을 똑똑히 지켜보며 누구보다 잘 알았을 테니까,
세습되는 왕권은 그 임자, 이어받는 군왕의 능력에 의해 상당한 위험을 안고 가야 한다.
국가의 안위와 백성들의 살림이라는 너무 중대한 것들이
그런 위험 아래 놓이게 된다.
그래서 그는 과감히 의정부 중심의 정치를 꿈꾼 자다.
현명한 재상들이 숙의해서 나라의 중대사를 결정하게 하려는,

‘나는 저 자를 그저 이용할 것이다.’라는 삼봉의 독백은
그런 생각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그의 그런 혁신적인 정치사상은
바로 ‘뿌리깊은 나무’의 극적 갈등의 한 축이 되기도 한다.
물론 이도 세종의 노력과 진심이 이 이야기 안에서는 승리했지만
그렇다 해도 삼봉의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과연 임금이 그 나무의 뿌리여도 되는 것인가?’

‘정도전’을 앞으로 지켜보는 다른 포인트는
바로 그 정도전과 이제 막 용트림을 시작한 이성계의
관계의 추이 거기에 있다는 이야기다.
그들의 연대와 어떤 불협화음.

마지막으로
11회 잊혀지지 않는 대사 하나
‘외적보다 무서운 것이 나라의 곳간이 비는 것입니다..’
역시 이인임이다.
그대가 한 말이라 무효라고 하고 싶지만 또 그저 부정할 수 없는,

덕분에
이 정현민 작가의
‘프레지던트’가 궁금해졌다.
그러고 보니 단막극 ‘서경시 체육회 구조조정 비하인드 스토리’는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난다.
박원상의 뚝배기 같은 연기가 좋기도 했고 김민서의 매력도 좋았던

추천 비추천

32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4845 한국 사극에서 거의 고정화를 넘어 정착되버린 것들.jpg [11] ㅇㅅㅇ(14.39) 14.02.09 2952 25
11회까지의 리뷰:확고한 캐릭터와 대사의 힘.또다른 감상포인트들... [6] dramaholic(222.251) 14.02.09 1470 32
4830 정도전 재방송 언제하냐? 요번화 못봄.. [2] 1234(119.197) 14.02.09 1097 25
4108 기황후... 말이 나와서 말인데 그거 완전 산업폐기물 수준 아니냐? [20] ㅇㅇ(218.239) 14.02.05 2345 37
4002 정도전 E09, E10.gif (스압) [1] 여러가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2.04 2422 14
3963 노화된 삼봉&안늙는 포은 [9] HARAN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2.04 4450 35
3906 나중에 정도전은 목은 이색 아들들도 곤장 100대로 때려죽이고 목은이색도 [4] ㅂㅂ(182.215) 14.02.03 4022 15
3750 안재모는 언제 나오려나 [15] ㅅ ㅅ(39.7) 14.02.03 2323 14
3719 KBS 사극 클라스 [8] ㅇㅇ(220.77) 14.02.03 3531 25
3448 1월 중순경에 정도전 보조출연 며칠 갔다왔는데 [11] ㅇㅇ(183.101) 14.02.02 2311 14
3204 지금 저 대화는 실제있던 대화 ㅇㅇ [7] 오토다케(182.228) 14.02.02 2363 15
2687 야 솔직히 정도전에서 제일 불쌍한 인물이 박수무당 아니냐???????? [6] ㄴㅇㄹ(182.222) 14.02.01 3154 31
2312 <도서갤러리 펌>왕조의 설계자 정도전 - 한영우 [4] 삼봉선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1.31 1669 26
2187 성깔 정도전 선생 모음집#1화 [7] HARAN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1.28 1899 36
2169 정도전 E07, E08.gif (스압) [6] 여러가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1.28 3421 16
2088 [정도전] 이인임의 최후 - / 웹툰 만화 / [3] ㄴㄴㄴ(37.221) 14.01.27 5613 54
2030 소심한 몽주&생각 없는 도전 [10] HARAN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1.27 5972 44
1059 정몽주 단심가 부르고 이방원한테 죽는장면 [3] ㅇㅇ(119.64) 14.01.24 3557 23
975 울컥했던 명장면. jpg [13] HARAN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1.22 4987 26
960 정도전 E06.jpgif [7] 여러가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1.21 5442 20
745 나한일옹이 인정했지 최수종 싸움 쩐다고 [1] ㅇㅇ(58.232) 14.01.20 12277 10
731 이인임의 최후 (고려사 이인임전) 고려천하(175.206) 14.01.19 200848 58
698 업둥이 정도전 후처나 첩 되는거냐? ㅇㅇ(59.28) 14.01.19 11773 34
291 정도전 E05.gif [1] 여러가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1.19 846 10
276 정도전 E03, E04.gif 여러가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1.19 794 11
275 정도전 E01, E02.gif 여러가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1.19 1407 12
102 김해 경원고 학생이 생각하는 조선 [16] 정도전(49.1) 14.01.18 3646 4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