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플] 안녕 . 02

한참을 방문앞에 주저 앉아있다가 내일 당장 호텔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고는 일어난다. 캐리어를 끌고는 들어오면서 멈칫- 하는 공실. 이 방은 중원과 물귀신을 잡으려고 킹덤호텔에 왔을때 아주머니가 들어간 중원이 제일 비싼 방이라고 했던 그 방이였다. 잊어버리려 머리를 세차게 흔들고는 캐리어를 침대옆에 끌어다 놓는 공실, 입고온 검은색 긴 코트를 벗어놓고는 바로 눈 앞에 펼쳐진 서울 야경을 보며 창가에 있는 쇼파에 털썩- 앉는다.

"그쪽 이야기는 관심이 없고, 사업얘기, 마저하시죠."

"아.. 그럼 마저 가족 사업 얘기할까요?"

"그게 더, 효율적이겠네요."

중원은 성란이 마련한 저녁자리에 왔다. 관심없는 자기 얘기만 늘어놓는 여자 앞에서 중원은 젓가락으로 밥알만 세고있었다. 사업얘기에 귀가 쫑긋해져 젓가락을 내려놓았다가 다시끔 여자가 개인적인 얘기를 하면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중인 중원. 괜히 귀도를 보냈다는 후회를 하고 있었고 귀도가 있었더라면 조금이라도 일찍 자리를 뜰수있었을거라는 생각에 살짝 한숨도 쉬고있었다. 자신과 그 여자 사이에 놓인 음식만 바라보던 중원은 갑자기 뭔가 생각이났는지 눈빛이 살짝- 달라진다.

"아까 납골당에서 제가 본 여자랑, 호텔 엘레베이터에서, 옆에 서있던 여자 옷, 똑같았죠?"

"......예. 아마도요? 근데 갑자기 왜그걸물으십니까 주군?"

"아닙니다. 쉬세요 김실장님."

가까스로 끝낸 저녁식사자리. 성란이 여자를 데려다주라고 했지만 무시하고는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나와 귀도에게 전화한 중원. 궁금해도 자신과 관련이 없는 일이면 신경을 쓰지않았던 중원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뒷짐을 지고는 호텔 로비로 내려온다. 주군의 등장에 지나가던 직원들은 일제히 중원에게 인사를 했고 중원은 성큼성큼 데스크로 향한다. 

"어서오세요 킹덤호텔....아 사장님. 무슨일 있으십니까?"

직원의 물음에 중원은 손목시계를 내려다보고는 말한다.

"아까 일곱시쯤 들어온 투숙객 중에서, 여잔데, 검은색 머리에, 검은색 롱 코트 입은여자, 기억나나?"

"예?"

"머리는.. 한 이정도 왔고, 검은색 롱코트."

추측하듯 자신의 가슴라인을 가르키며 머리길이를 알려주는 중원. 직원은 적잖아 당황한 모양이였고 옆에 같이있던 직원에게도 속삭이듯 물어보지만 옆 직원도 모르는 상태였다. 답답한 중원은 데스크를 손가락으로 툭툭- 두들기며 직원에게 다시 말한다.

"투숙객 명단, 줘봐."

"이 안으로 들어오시죠 사장님."

직원의 말에 돌아서 데스크안에 들어가는 중원. 직원이 가르킨 컴퓨터에 앉아 7시쯤 체크인한 투숙객 명단을 훑어보는 중원. 한 손은 마우스로 스크롤을 내리고있었고 한 손은 컴퓨터 모니터에 뜨는 이름을 가르킨채 자세히 보고있었다. 한참을 내리다 손을 멈추는 중원. 

"유진우.."

'확실한건 이름은 남자이름인데 여자분이 오셨어요.'

직원의 말이 계속 메아리처럼 중원의 머리에 울리고있었다. 주먹쥔 손을 올렸다가 다시끔 내리기를 반복하는 중원. 안내판이 예약한 방 앞에 왔지만 노크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거침없던 중원이였지만 막상 정말로 공실이라면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도 의문이였다. 그리고 중요한건 공실이 아닐수도 있다는 점이였다. 문에 손을 대는 중원, 한숨을 깊게 쉬고는 문을 쓸어내리고는 돌아서서 간다.

'한여름밤에 꿈같대요. 여기서 머리가 멍해지게 어지러운 꿈을 꾼거 같대요. 설레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했대요. 여기서 보는게 너무 좋아서'

'난 안보이니까, 니가 말한대로 믿으면 되는거지?'

쇼파에 길게 옆으로 앉아 창밖을 바라보다 그때 생각에 힘없이 미소를 짓는 공실. 고개를 떨구고는 손톱만 만지작 거린다. 한숨을 쉬며 쇼파 등받이에 머리를 기대고는 혼잣말을 한다.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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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건 이해해주길바래.. ㅋㅋㅋ 내일 아니면 모레 돌아오겠음 ㅋㅋㅋㅋㅋㅋㅋ

반응이 괜찮아서 기분이 좋으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