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 쓰는거라 어떻게 조절해야 될지 모르겠다...쓰다보면 나아지겠지 뭐ㅋㅋㅋ

완전히 할말을 잃은 공실이었다.
퇴근하며 그에게 억지로 전화를 걸었는데, 무작정 걷다보니 킹덤이었다.

게다가

내가만나줄줄알았냐니............
도가지나친 자신감.... 실물을 보니 그럴만한 인생을 살아왔을법 하긴했다.
돈이야 많은건 당연할테고 그에따라 자연스럽게 많이 배웠을테고 무엇보다...
큰키에 넓은어깨 완벽한 수트핏 그리고 공실의 이상형에 가까운 쌍커플없는 눈.
완벽에 가까운 콧대, 젠장 사실은 코끝까지 완벽했다.
인정하기 싫지만... 심지어 작은얼굴. 깔끔한 헤어스타일.

잠시 멍하니 그를 보다 정신을 차렸다.

"흠...근데, 제가 교수님 후밴건 어떻게 아셨..어요?"
갑자기 착한 말투로 말하려니 자존심이 상했지만 어쩔수 없었다. 지금은 그가 분명히 필요하니까.

"꽤 큰목소리로 내 킹덤앞에서 떠들었다고 생각안하나?"

"그...그런데 왜 갑자기 반말이세요?"
큰목소리로 통화했단 말이 여자로써 그렇게 자랑스러운 묘사는 아닌지라 잠시 민망해진 공실이 말을 더듬었다.

"글쎄 내 킹덤앞을 지나다, 우연히 큰 목소리를 내는 새파랗게 어린 여자를 발견해서. 라고해두지"

"새...새파..."

기가차서 말이 안나올 지경이었다.
솔직히 할말이 안떠오르기도 했다.
대선배인 교수님과 강사인 자신이 열살정도 차이 났으니, 이남자 눈에 내가 새파랗게 어려보일순 있겠지

"어렵게 얻은 기회일텐데....날만난다는거. 안잡을건가 그 기회?"

"그..."

"난 바쁜사람이니까 짧게하지, 저기서"

그가 가리킨 곳은 킹덤건물의 1층에 위치한 카페였다.

"좋아요"

그렇겠지. 라는 눈빛으로 공실을 내려다본 중원이 조금 앞서 카페로 들어갔다.
긴다리로 휘적휘적 잘도 걸어가는 그를 재빨리 따라갔다
' 과연 섭외에 응해줄까?'

머릿속이 불안감으로 가득 차있었다. 전화로는 그냥 매너없는 사람이구나 하는 정도였는데, 막상 실제로 만나보니
찬바람 그 자체였다.  정말 실제로 대면한 그는 도저히 당해내기가 어려운 사람이었다.
어디가서 깡으로 밀리는 공실이 아니었는데, 그가가진 포스는 깡 정도가 아니었다.  그래도 재수는 없었다.
어쩔수없지......그냥 부탁하자.

"롱블랙두잔"

"네 사장님!!!"  카페 종업원이 깜짝놀라며 커피머신 앞으로 뛰어갔다.

"쓰다고 항의해봐야 들어줄 생각없어. 그러니 그냥 마시던지 할말만 하던지 해"

"항의안해요. 난 단커피 못마셔요."

단커피 못마신다며 가방이며, 파일들을 옆에 내려놓은 여자가 자리에 앉아 원피스를 정리하며 시선을 아래로 두자
 새하얀 피부에 살구빛의 눈커플 아래로 긴 속눈썹이 드러났다.
.....솔직히 자신도 왜 카페까지 가서 대화하지고 했는지 순간적으론 납득이 안됐다.
그러나 이내 곧 귀찮아서. 제대로 거절하기 위해서. 라고 합리화 하며 중원은 본론을 바로 시작했다.

"......강연얘기나 하지."

그녀도 자신 못지않은 본론주의자였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자신의 할말을 시작했다.

"해주세요. 부탁드려요. 주중원사장님. 친구이신 저희 교수님이 이미 학생들 사이에 소문 내버려서  없던일로 할 수도 없어요.
저정말 난처해요.... 그냥 질의응답만 하시면서 1시간 채우셔도 돼요. 그냥 간단한 교양 수업이니까.  그쪽이...요즘 학생들 사이에선 엄청난

롤모델이자 스타...인가봐요.  난 잘 모르겠지만."

난잘모르겠지만,  기어들어가는 마지막 한마디로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키려고 노력중인 공실이었다
말투는 제법 딱딱했지만, 대충 강단에 서기만 해도 괜찮다는 식의, 그리고 당신이 요즘 어린 대학생들사이에 최고의 롤모델이라고 치켜세우는
아주 은근한 애교도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완벽하게 져주기는 또 싫은 모양이다.
그런 공실의 모습에 픽 웃던 그가 테이블 까지 빠르게 배달된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더니 말했다

"오케이. 하지."

'내가지금 하겠다고 한건가......
 하...주중원 너 미친거냐 니가 이걸 왜해. 롱블랙만 마셨더니 혀가 잠시 마비된건가. 분명하다... 말이 헛나온게 분명하다'

"정..정말이요? 정말이죠? 말 바꾸기 없어요!!"

"..........그..하...그래. 그럼 내가 하게 될 강연에 대해서는...함께 저녁먹으면서 얘기하지."

스스로 많이 당황했으나 저녁식사가 당연하단 듯이 말하곤, 다시 롱블랙을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는 이 아가씨의 반응을 볼 생각이었다.

"....."

"싫은건가? 그럼..."

이제 마지막 남은 커피를 마시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시늉을 하는 중원은, 지금 한순간 말이 헛나와 무척이나 후회스러운 상황으로,
그녀가 싫다고 해봐야 손해볼것 없는 상황이었지만 선뜻 대답하지 않는 공실을 보자 은근히 자존심이 상했다.

"아뇨! 안싫어요.제가 싫을리가. 근데....새파랗게 어린 아가씨랑 이렇게 쉽게 저녁식사까지 하면서 무를생각은 정말 말아요"
똑부러지게, 도도한듯 그러나 어딘가 어설프게 대답한 공실이 먼저 가방을 챙겨 일어났다.

"푸흡"

공실의 새침한 마지막 말에 입 안의 롱블랙을 다 뿜어버린 중원과 황당해 죽겠단 표정을 한 공실의 시선이 공중에서 마주쳤다.

"......"

"......하아....저녁식사는 없던얘기로 하지. 강연에 대한건 전화로 해결하지. 문자같은거 보내지마. 보내도 안 읽을거니까"

냅킨으로 입술을 닦아낸 그가 처음보다 오만배는 더 까칠해진 말투와 표정으로 말을 내뱉고는 쌩 하니 카페에서 나가버렸다.

"...뭐..뭐야? 아니 내가 틀린말 했나? 참나...강연만 해준다면야 뭐 나야 저녁안먹어도 상관없지....아니, 내가 먹쟀냐구...
 진짜 또라인가....."

그의 마지막 태도에 더 기분이 상해버린 공실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카페를 나왔다.
카페 바로 앞에서 택시를 잡은 그녀는 곧장 집으로 향했다.
마지막이 좀 당황스럽고 찝찝했지만, 임무를 완수한 그녀는 뿌듯한 마음으로 택시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좌석에 몸을 깊게 기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