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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 눈 오는 날, 눈이 쌓인 길에서

썸머페스티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12.05 00:05:42
조회 1301 추천 33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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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 눈이 쌓인 길에서











중원은 개인적으로 겨울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킹덤의 사업으로 보면 겨울에는 크리스마스도 있고 연말이니 장사가 잘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그에 관해서야 겨울은 좋은 것이었지만, 중원 개인적으로는 겨울에 대해 딱히 좋다는 생각은 없었다.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공기가 한 계절동안 불어닥치고, 그에겐 결국 다 치워야 하고 자신의 옷과 신발, 그리고 건물 바닥까지 더럽히는 것밖에는 되지 않는 눈이 내리는 겨울은 여태껏 그에게 전혀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겨울이 다가올 때 쯤, 따뜻한 태양이 자신의 옆에서 꺼진 날도 겨울이 다가오는 시점이었다. 물론 지금이야 그의 태양은 그의 옆에 잘 떠 있지만, 태양이 꺼져있던 동안 중원은 그 어느때보다도 시리고 아픈 겨울을 보냈기에 겨울을 좋아하지 않았다.




공실은 겨울을 싫어하는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창 따뜻한 5월에 태어난 그녀는 눈을 좋아했지만 추위에 약한 편이었다. 사고가 나 귀신을 보기 이전에도 공실은 눈이 오면 아이처럼 좋아하다가도 엄청난 추위에 집 안에서 눈이 내리는 것을 구경하는 것으로 그쳐야 했다. 그래서일까, 언젠가부터 그녀의 소원은 눈오는 날, 눈이 쌓인 거리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혹은 그 사람 품에 안겨서 걷는 것이 되었다.

















"주군, 좋은 일 있으십니까. 표정이 좋아보이십니다?"


"큼.. 일단 회의 계속하죠."






회의중에 도착한 공실의 문자. 공실에게서 문자가 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중원은 기분이 좋아졌다. 슬쩍 입꼬리를 올리고 있는 중원에게 귀도가 넌지시 약올리듯 말을 걸었고, 중원은 애써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는 서둘러서 회의를 마무리지었다. 회의를 얼른 끝내놓고, 중원은 아까 확인도 하지 못했던 공실의 문자를 눌렀다.






[주중원씨, 지금 눈 오는 거 알아요? 이거 첫눈인데! 첫눈은 같이 맞아야 하는데ㅠㅠ]






분명히 문자인데 글에서 공실의 목소리가 해맑게 들리는 것 같다. 화면에는 신이 난 것 같은 공실의 문자와 함께 눈이 내리고 있는 창문 밖의 사진도 와 있었다. 사진을 보니 학교에서 찍은 모양이다. 사실 회의가 마냥 마음대로 풀리는 건 아니라 약간 지쳐있었는데 공실의 문자를 보니 기분이 저절로 좋아진다. 옆에서 중원을 지켜보던 귀도도 어느새 흐뭇한 웃음을 지었지만 이내 이제 일 할 시간이라며 중원의 주의를 이끌어주었다.











[회의하느라 몰랐네. 우리 태공실은 눈이 많이 좋은가보네. 네 말대로 같이 있으면 좋겠지만 너 수업도 있고 나도 일이 있으니까 조금 미뤄야겠네. 오늘 날씨 많이 추운데 따뜻하게 입었지?]






작은 진동과 함께 도착한 중원의 문자에 공실도 방실방실 웃었다. 자신의 말에 공감을 해주면서도 날씨를 생각하고는 자신을 챙겨준다. 예전엔 마냥 까칠한 남자인 줄 알았지만, 공실은 시간이 지날수록 중원의 새로운 면을 만난다. 그의 곁에서 레이더로 있을 때에도 가끔 그의 다정함을 느끼긴 했지만, 실제로 이렇게 다정한 그를 볼 때마다 공실은 늘 행복한 기운을 느꼈다. 옷을 딱히 얇게 입은 것은 아니었지만 밖에 오래 있어서 안 그래도 추웠는데, 그의 다정한 문자를 보니 신기하게도 몸이 조금은 녹는 것 같다.






"언니, 이거 마무리 이렇게 지으면 돼요?"


"응? 응. 이정도로 마무리해도 될 것 같아."






중원에게 다시 문자를 보내놓은 공실이 같이 과제를 하는 후배들과 과제를 마무리 하고는 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겨 개인공부를 시작했다. 뭐,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리는 지 핸드폰을 책상 위에 올려두고는 가끔 눈을 흘깃거리며 소식을 확인하며 공부에 집중은 거의 안 하고 있었지만.






[힝ㅠㅠㅠ 나 많이 추워요ㅠㅠㅠㅠㅠㅠㅠ 당신이 너어무 보고싶어요ㅠㅠㅠㅠㅠㅠ]






공실의 문자를 받은 중원은 춥다는 말에 그녀가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우는 얼굴 투성의 문자가 귀엽게 느껴졌다. 대학교 다니더니, 서른이 넘었는데도 이 여자, 너무 귀엽다. 흐뭇한 표정으로 공실이 보내온 문자들을 보던 중원이 갑자기 한숨을 푹 내쉬고는 귀도를 부른다.






"김실장님, 급한 서류 많이 있어요?"


"허허, 퇴근하십쇼. 대신 나머지는 내일 다 처리하시고요."






귀도의 웃음섞인 말에 중원이 환한 표정으로 자켓과 외투를 걸치고는 서둘러 사장실을 빠져나갔다. 태양이 다시 주군의 곁에 뜬 뒤로 가끔 있는 일이라 딱히 생소한 일도 아니지만, 귀도는 항상 흐뭇하다. 브라보.










"어, 주중원씨-"






중원의 전화에 공실이 핸드폰을 들고 복도로 나와 반갑게 전화를 받았다. 문자를 보낼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화가 걸려오니 기분이 더 좋다.






[태양, 많이 추워?]


"음, 조금 많이 추워요.. 히히 그것 때문에 전화한 거에요?"






다정히 물어오는 그가 좋아서, 공실은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뭐, 서로가 좋아서 웃는 건 중원도 마찬가지다.






[태양이 춥다는데, 걱정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우리 애기, 많이 추운데, 오빠가 데리러 갈까?]






풋- 중원의 말에 공실이 웃음을 터뜨렸다. 예전에 저런 말을 썼을 때는 그다지 좋은 상황도 아니었고 중원 자신도 손발이 쪼그라들 것 같다고 헀었는데, 이젠 그다지 신경쓰이지도 않나보다. 중원의 물음에 공실이 기꺼이 대답했다.






"네- 데리러 와주세요-"


"도서관 앞이야. 나와."






일부러 불쌍하게 말했더니 전화기 너머로 중원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린다. 킹덤에서 출발하기 전에 전화한 줄 알았더니, 벌써 와있을 줄은 몰랐다. 공실은 중원과의 전화를 끊고서는 얼른 자리로 돌아가 가방을 챙겼다.











"사장님!"






공실이 뛰어오자 기다리고 있던 중원이 그녀를 품에 가득 안는다. 웬일로 차를 가지고 오지 않았는지 중원은 도서관 입구에 혼자 서있었다.






"너, 언제까지 사장님이라고 할 거야."


"히히 한 번만 봐주세요- 그리고 나 지금 너-무 추워요-"






중원이 불만을 담아 말했지만 공실은 귀엽게 웃으며 애교를 부리더니 이내 또 울상을 짓고선 중원의 품으로 더 파고들었다. 중원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공실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공실은 다시 환하게 웃었다.






"근데 오늘은 차 안 가져왔어요?"


"너 소원이라며, 눈 오는 날, 눈 쌓인 거리 같이 걷는거. 뭐, 첫눈은 같이 못 맞았지만 같이 걷는 건 할 수 있겠네."






중원이 부드럽게 웃으며 공실의 손을 잡았다. 마음같아서는 그녀를 품에 안은 채로 걸어가고 싶지만, 아무래도 그렇게 걷기에는 제약이 많은 길이다. 추울 그녀를 위해 중원은 그녀의 목도리를 고쳐 둘러주고는 귀도에게 미리 말해서 받은 핫팩을 건넸다.






"우와, 이런 것도 준비한 거에요?"


"니 남자가, 이런 남자야-"


"히히 우리 오늘은 이렇게 집까지 데이트하는 거에요?"


"그래. 근데 너희집까지는 멀어서 걸어서는 못 가."






제법 단호한 중원의 말에 공실이 불만을 표했다. 그런 게 어디있어요! 공실이 볼을 부풀리고는 잡고있던 중원의 손을 뿌리쳤다. 중원은 황당하면서도 볼을 부풀린 공실이 귀여워, 정말 갈 데까지 갔다며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태양, 끝까지 들어. 너 이렇게 걸어서 너네집까지 가면 감기 걸려. 귀신 안 무서워도, 감기 걸리면 좀 위험한 거 아닌가?"


"그럼 나 집에 어떻게 가요?"


"여기선 내 집이 더 가까운데 왜 그런 고민을 하는거야. 차가 집에 있으니까, 태워다주면 되잖아."


"히히 그런가?"






금세 공실이 다시 해맑은 웃음을 지었다. 중원이 다시 손을 내밀자 공실은 신난 아이처럼 그의 손을 맞잡았다. 교문을 벗어나 한참을 걷던 중원이 공실에게 넌지시 춥지 않느냐고 물었고, 공실은 좀 춥다며 중원에게 더 달라붙었다.






"그래, 우리 태공실 추우니까 얼른 가야겠네. 그냥 가면 감기걸릴 테니까 잠깐 올라갔다가 가."






공실은 눈은 그친 것은 조금 아쉽지만 눈이 쌓인 길을 중원과 함께 걸어서 추운 겨울임에도 예전처럼 그리 춥게 느껴지지 않았다. 중원은 자신에게 딱 달라붙어있는 공실을 보고는 겨울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서로 맞잡은 손에서 서로의 체온이 둘을 춥지 않게, 기분좋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

문제 나감. 공실이는 과연 집에 잘 들어갔을까?ㅋㅋㅋㅋㅋ 정답은 개롤들이 혼자 상상하는 걸로ㅋㅋ


자짤 안 달아주겠다면 나샛이 그냥 적당히 짤 골라서 달면 됨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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