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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업) [제 2부] 당신과 나(上)

썸머페스티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8.11 23:30:52
조회 774 추천 11 댓글 4

매번 까먹는다

원작자횽에게 죄송함 원작자는 I헤실I횽임

5.29랑 다 재밌었는데 없어진 거 좀 아쉬움







#




05







달라진건 없다.




"태양, Good morning~"




날이 갈수록 그에게서 풍겨오는 여자 향수 냄새가 짙어졌다. 정말 심할때는 하루에도 몇 번씩, 그 냄새가 바뀌었다. 왤까..? 왜 이렇게 맹목적으로 여자를 만나는 거지..? 공실은 오늘도 똑같이 서랍장에서 노란 편지지와 봉투를 꺼낸다. 5장. 멘트는 똑같다. 다만 전달되는 선물은 여자들에 따라 다양하다는 것.. 사실 공실은 지난 홍콩을 다녀 온 후 일부러 중원을 멀리했다. 당겨진 만큼, 다가간 만큼 멀어지기. 뒷걸음질 치고 거리를 둔다. 머리를 푼 적도 없었다. 하지만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머리를 말릴때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머리를 풀어볼까..?


그가 좋아할..텐데... 하지만 곧 도리도리.. 고개를 저으며 단정하게 하나로 묶어버린다. 공실은 중원을 오래오래 보고 싶었다. 가질 수 없으니까, 보기라도 해야겠다. 그래야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가 한 번 놀고 버리는 그런 여자가 아닌, 언제나 어디서나 곁에 두고 필요한 비서가 되기로 했다. 그녀는 그의 여자가 절대 될 수 없었다. 그게 사랑이고 행복이니까. 그녀는 여자가 아닌 비서였다. 그런데.. 평생 꿈도 꾸지 못할 '한 여름 밤의 꿈'을 꾸고 난 후.. 그의 이러한 행동이, 겹쳐지는 시선이, 입술이.. 다른 여자들의 흔적이..




"하아.. 숨막혀."




숨을 조여오는 요즘이었다. 공실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옷걸이에 걸어놓은 외투를 입었다. 옷매무새를 단정하게 정리하고 5개의 봉투를 든다. 사는게 사는 것 같지가 않다. '특별고객관리실'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겁고 꺼림칙하다. 공실은.. 그래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다. 자동적으로 열리는 유리문은 자신을 향해 얼른 도망가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다. 넌 뭐야? 공실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신데렐라? 인어공주?


...넌 아무것도 아니야.


돌아오는 질문은 늘 한결같다. 이런 점도 그를 닮은 건가? 처음 그를 봤을 땐, 공실 스스로도 자기가 이렇게 까지 얼어붙을 줄 몰랐다. 정말 맹목적고 뜨겁고 그랬는데... 또각또각.. 아무도 없는 복도를 울리는 공실의 구두소리가 메아리치듯 빈 공간을 울린다.








06







5년전, 어느 날_


"어서오세.."




이런 걸 '첫 눈에 반했다.'라고 하는 건가.. 공실은 문을 열고 들어오는 한 남자와 시선이 마주친 순간 미친듯이 뛰는 가슴을 느꼈다. 쿵쾅쿵쾅.. 우와.. 모델인가? 무슨 런웨이를 걷는 것 같아..! 헐.. 대박!! 속으로 남자의 외모와 분위기에 대해 정신없이 칭찬을 하던 공실은 다가오는 남자와 시선이 마주치자 시선을 피했다.


아씨.. 너무 노골적으로 피했나..?


등 뒤에서 식은 땀이 났다. 습관처럼 윗 입술로 아랫입술을 물었다. 표정관리가 안된다.. 그런 공실이 이상한지 남자는 공실을 지긋이 바라보다 2층 회의실로 올라갔다. 곧 남자를 따르던 무리들 중 한 명이 공실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저기, 오후 2시에 회의실 예약했던 사람입니다."


"아..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성함이.."


"김귀도. 'kingdom'의 비서실장입니다."


"..네. 감사합니다. 금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예약하셨네요. 주문.. 하시겠어요?"


"아. 아가씨가 추천 해줄래요? 내가 요즘 젊은 사람 립맛을 잘 몰라.."


"히히. 걱정하지 마세요. 총 8분이시던데, 8잔하고 간단한 디저트도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요즘 저희 카페에서 이벤트 중이거든요. 기다리시면 저희가 직접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예쁜 아가씨가 똑부러지기도 하네요.. 고마워요~"




공실은 웃으며 같이 알바를 하던 남학생에게 7잔의 아메리카노와 허니브레드를 주문했다. 그리고 1잔은.. 공실이 직접 준비했다. 녹차 프라프치노.. 싫어하면 어떡하지? 그럼 뭐 안먹고 말겠지. 누군가를 위해 커피를 만들고 있는 자신이 쑥스럽기도 하고 괜히 설레여 자꾸만 웃음이 난다. 먼저 남학생을 시켜 디저트와 4잔의 아메리카노를 2층으로 올려보냈다. 괜히 긴장되 발걸음에 맞춰 두근두근두근.. 심장이 뛰었다. 저 멀리 구석에 위치한 회의실에 그의 모습이 보였다. kingdom..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가 제일 상석에 앉아 있다.


하.. 이건 뭐, 시작도 하기 전에 끝났네..


설렘이 씁슬함으로 바뀌는 순간. 공실은 그래도 그를 두 눈에 담았다. 똑똑.. 유리 문이었지만 노크를 하고 준비한 아메리카노와 녹차 프라프치노를 들고 회의실로 들어가는 공실.. 또다시 그와 눈이 마주친다. 깊고.. 어딘지 농염한 눈빛. 남자는 공실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끊임없이 당기는 듯 했다. 매료되었다. 뭘까.. 처음 보는 종류의 여자다.. 중원은 그 자리에서 당장 일어나 저 여자에게 작업을.. 아니, 말을 걸고 싶었다. 이쁘고 어딘가 신비하다. 자신에게 끌리고 있는데 멀리서 지켜만 본다. 지금까지 알아왔던 여자들과는 다르다. 웃음이 난다. 그래서 웃고 있나..? 저 남자는.. 웃는 모습 마저도 참.. 근사하다. 공실의 마음이 아렸다. 그래봤자지. 실례하겠습니다. 아직 커피를 받지 못한 사람들 앞에 아메리카노를 한 잔씩 올려놓은 공실은 그와 마주치는 시선을 피하고 마지막 남아있던 한 잔을 중원의 앞에 올려다놓는다. 녹차향이.. 향기롭다. 순간적으로 코 끝을 스쳐가는 녹차향에 중원의 두 눈이 감긴다. 그리고 올려다보는 시선.. 마주하는 눈빛. 잔을 들고는 한 모금, 마셔 보았다. 흐음.. 괜찮네.




"..고마워요. 녹차 향이.. 좋네요."


"그럼, 수고하세요."




꾸벅- 인사를 하고 회의실을 나가려는 공실을 붙잡는 중원. 다른 이사들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래.. 그러 실 줄 알았어. 다들 익숙한지 따듯한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디저트 한 입 베어 먹더니 곧 회의의 내용이 적혀있는 서류에 시선을 돌렸다. 공실은 당황스러운 나머지 잡혀있는 손목에 고개를 내렸다. 이.. 이게 무슨 상황이지..?




"...태.공.실. 예쁜 이름이야."


"..네?"


"태양, 그러니까 태공실양. 심심하면 놀러와요."


"...저기 무슨 말쓰..ㅁ"




그는 목소리도 근사한 남자였다. 그리고 공실의 맑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도 중원의 뇌리에 강렬하게 다가왔다. 이대로 보내기엔 아쉬운 여자. 조금 더 곁에 두고 알고싶어진다. 그래서 명함을 건냈다.




"..주중원. kingdom 대표이사."




그리고 그 명함을.. 5년이 지난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공실은 손에 쥐고 있던 중원의 명함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하아.. 절로 나오는 한숨은 처음 입사를 하고 2년동안 날이 갈 수록 늘어간다. 뚜벅- 뚜벅- 중원의 발소리가 들렸다. 얼른 쥐고있던 그의 명함을 재킷 안주머니 속으로 집어넣었다.




'...우리 구면인가? 어디선가, 본 적 있는 것 같은데.'


'잘못보신 것 같습니다. 저는 초면이에요.'


'그래요? 그래.. 그럼 태공실양. ..응? 태공실? 태양..'


'네.'


'하.. 이상하네. 녹차.. 좋아해요?'


'..저.. 그걸 질문이라고 하신 것 맞습니까?'


'큭.. 진짜 웃기네. 면접관이, 면접온 사람한테 질문 밖에 더 하겠어요? 왜? 마음에 안드는 질문인가?'


'...좋아합니다. 아주 많이요.'


'..좋네. 나랑 취향이 똑같고. 근데 우리 회사에 지원한 동기가 따로 있습니까? 보니까.. 학벌, 스펙, 스카웃을 제안한 회사가 어마어마한데-'


'뒷조사.. 하셨군요?'


'음.. 기분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요. 우리도, 굴러 들어온 황금알은, 기분 좋지만..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 옛~ 날에 황금알에 크게 데인 적이 있어서.'


'아닙니다. 이렇게 큰 회사라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음.. 실제로도 외국의 큰 기업들로부터 몇가지 스카웃 제안을 받았습니다.'


'역시. 능력이 좋아요~'


'..그런데.'


'...'


'제가 함께 성장하고 싶은 회사는 여기, 대 킹덤.. 한 곳 뿐입니다. 부족하십니까?'


'...우와.. 진짜 대단한 여자네.'


'네?'


'눈 앞에서 이런 말 하긴 미안하지만..'


'저.. 저기..!'


'합.격. 이에요. 그냥 오늘 부터 출근하도록 해요.'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어? !!사.. 사장님?! ..뭐야, 진짜 수상하네. 태양, 야한 생.. 사장님! 아.. 알았어. sorry~ 공실이 대기하고 있던 곳은, 처음 입사하기 위해 면접을 봤던 3차 면접실이었다. 국내 유일한 명문인 한국대 경영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해서 해외 유학까지 다녀왔던 공실은, 5년 전 그날, 카페에서 마주한 운명으로 인해 노선을 바꾸었다. 그 유명한 외국 기업의 스카웃 제안도 무시한 채.. 공실은 중원의 옆자리로 들어서게 되었다. Dream come true? 흥.. 상처와 희생이 만무하는 자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는데. 실망과 인내의 연속.. 하지만 봉급도 처음 외국 기업들이 약속한 액수와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나는 특별 대우였다. 그렇기도 하고.. 그래도 공실은 중원의 옆자리가 좋다.




"..잠깐 다른 생각을 했어요."


"다른..생각? 이야.. 태양도 다른 생각을 할 때가 있어? 그것도 업무 중에?"


"죄송합니다."


"죄송하라고 한 말, 아니야. 신기해서 그래. 신기해서."


"..저도 사람이긴 합니다. 사장님."


"..그래? 난 뭐, 매일같이 거리를 두ㄱ.. 아니야. 다음 일정이, 뭐라고?"


"..."




여전히 중원에게서 낯선 여자의 향이 났다. 그런데 순간적으로 느꼈던 어색함은.. 사장과 비서와의 관계에서 절대 일어날 수 없었던 분위기는.. 뭘까. 중원은 공실의 목선이 자꾸만 눈에 밟혀서 미칠 것 같았다. 그 날의 감촉, 향기, 그리고.. 공실의 숨소리가 여전히 귓가를 울린다. 심지어는 공실이 없을 때도..! 


아..! 이런 미친놈.


중원은 손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몰라 뒷짐을 지고 있었다. 공실에게 향하는 손과 시선. 아아아아~ 정신차리자!! 속에서 불이 나 죽을 것만 같다. 그래서 다른 여자들을 만나고, 만나고, 자고, 자고.. 왜 공실이 떠오르는 걸까. 그 여자들의 얼굴에서, 공실의 얼굴이 떠오르는 걸까. 중원은 참지 못하고 공실을 불렀다. 그런데 이 미친놈이 또 헛소리를 지껄이려고 한다. 너는 왜 나에게 자꾸만 거리를 두니.. 속상하고 서럽다. 미쳤지. 비서가 자기 사장에게 거리를 두는건 당연한거야. 사적인 관계. 홍콩에서의 그 불꽃놀이는 잊자. 이게 당연한거야.




"사장님..?"


"어? 어.. 그래. 왜?"


"다음 일정.."


"아. 맞다. 뭐였지?"


"...사장님. 어떡하죠? 왕..회장님.."


"...!!"


"정신이 없어서 미처 말씀을 못드렸는데, 다음 일정은 왕회장님과의 오후 미팅겸 저녁 식사였습니다. 원래 개인 비서가 동행하는 자리이긴 한데.. 저는.."


"하아.. 안 돼. 태양이 비서로 참석하면."


"...죄송합니다."


"죄송하라고 한 말, 아니라니까."


"죄송.. 아니. 저 대신 김실장님과, 아 일본출장 가셨지.. 그럼 비서과 홍양을 동행하시는게.."


"흐음.. 김실장님은 힘드실거야. 그치? 홍양은.. 다른 자리면 몰라도, 왕회장님과의 만남이라면 안돼. 차라리 내가 혼자 가면 갔지."


"그렇긴.. 하죠."


"하아.. 태양. 이런 부탁해서 미안한데, 한 번만 더.. 날, 도와줘야 겠어."


"...그럼.."


"..미안."


"...아닙니다. 사장님. 기왕 시작했던 일, 끝을 봐야죠. 다른 일도 아니고.. 회사일인데요. 그렇죠?"


"회사일.. 그렇군."




뭘 더 기대했을까. 우리 두 사람.. 갈 곳을 잃었던 중원의 손이 저절로 공실의 허리에 올라간다. 얇고 가느다란 허리 선이.. 단정한 비서복에서도 느껴졌다. 그리고 그렇게 사람을 못살게 굴던 익숙한 향기가 중원을 계속해서 자극했다. 중원에게 잡힌 허리가, 그리고 탄탄한 중원의 몸이.. 공실을 자극하며 말한다.


오늘도.. 어디 한 번, 도망쳐 보시지.


하아.. 그래. 결국은 이렇지. 졌다.


공실의 고개가 떨어진다. 뭔가 눈물이 날 것 같다. 그래서 참는다. 남들은 바라고 꿈꾸던 일을 겪으면..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난다는데, 난 지금 행복한건가? 중원의 손이 공실의 얼굴을 잡고 올렸다. 또 다시 겹쳐지는 시선.. 그리고 정확하게 알려주고 있었다. 한 남자가, 한 여자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음을. 왜 너는 나를 이런 눈르로 쳐다보지 않았니? 나는.. 너에게 무슨 말을, 무엇을 바라고 있는 걸까? 중원의 물음에 공실이 시원하게 대답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만일을 대비해서.. 저녁 시간까지, 호텔에서 기다려. 미팅 겸 식사라고 했으니.. 중요한 얘기는, 먼저 끝내놓을게. 얼른 식사만 하고 헤어질 수 있도록."


"비서 동행 없이.. 괜찮으시겠어요?"


"..응. 나 주중원이야."


"하.. 그러게요. 사장님은, 유느..ㅇ"


"중원씨."


"...중원씨."


"잊지마. 우리 규칙."




컨트롤이 되지 않았다. 중원의 입술이 공실의 손등에 닿았다. 익숙하지만 익숙해서는 안되는 감촉에 공실이 부르르.. 온 몸을 떨었다. 공실은 두 눈을 감는다. 중원의 입술이 점점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완벽한 연극, 선을 위한 거짓인가. 아니면 악을 가린 거짓인가.. 


왕회장님.. 굉장히 좋은 분, 같았어요. 


태양.. 너도 좋은 사람이야. 


하지만 거짓말 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안 좋아요, 사자..ㅇ 아니, 주중원씨.


그래서..? 나는, 지금, 숨을 쉬고 있어.


..저도 그래요.




말은 하지 않았지만 전해지는 느낌들이 두 사람을 지배하고 있었다. 마주하는..? 그러나 닿지 않은 입술들 사이에서 거친 호흡이 오고 간다. 아직은.. 아니야. 중원은 공실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살짝 공실에게서 떨어졌다. 나중에, 8시에 데리러 갈게. 비서는.. 볼거리 걸렸다고 할거야. ..볼거리요? 뭐야.. 그게. 왜? ..유치해. 큭.. 진짜 이상해. 마음에 안들면.. 뭐, 에볼라? ...차라리 볼거리가 났네요. 근데, 제 나이에도 볼거리에 걸릴 수 있어요? 응. 침샘 감염이래. 근데.. 나도 걸려보고싶네? 네? 아니야.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어. ..네. 나중에 봐요.. 중원씨. 중원..씨.




"착하네.. 태양."




환한 미소를 띄우며 자신을 쳐다보는 중원의 눈빛에 공실의 심장이 또 두근거렸다. 참.. 한결같지. 공실은 괜히 웃음이 나 입꼬리를 살짝 올려보았다. 문득 지금 자신의 얼굴 표정이 궁금해진 공실은 한 쪽 벽에 붙어있건 거울을 향해 걸어갔다.


...아니야. 모르는게 나을 거야.


그러다 멈칫, 발걸음을 멈추고는 문을 향해 걷는다. 겁이 났다. 잊지 못할까봐. 안 봐도 행복한 얼굴일게 뻔한데, 막상 보고 나면 더 잊기 힘들까봐. 나는 거짓말 쟁이야. 평생을 그렇게 살겠지? 공실은 저절로 손을 들어 자신의 이마를, 그리고 입술을 만져보았다. 두 눈을 감으니 금방 눈 앞에 중원이 있다. 그는 부드럽고, 강렬하다. 근사하고 매력있는... 남자였다. 그가 다른 여자의 향기를 띄고 올 적에도 그는.. 나에게 웃어주었고, 다가왔다. 왜..? 그러나 그 장난스러운 눈동자에서 껍질 하나만 벗겨놓고 나면.. 그의 외로움을 다 헤아릴 순 없지만, 깊게 베여버린 상처가 공실을 아프게 했다. 공실은 그 날, 한 여름 밤의 꿈 같던 그 어느 날 마주한 시선에서.. 그녀를 향한 끝 없는 그 시선에서 확신 할 수 있었다.




"...사랑해요. 주중원씨."




뚝. 한 방울의 눈물이 떨어진다. 공실은.. 인정하고 말았다. 5년만에. 숨겨두고 감추었던 진심. 사랑. 주중원.. 사랑해. 나는 너를, 사랑하고 있었어. 처음 본.. 그 카페에서 부터. 너를 향해 맡았던 녹차향기가.. 나는 그 향기를 잊을 수가 없어. 주중원.. 당신은, 나에게 언제나 근사한 남자였고.. 오르지 못할 산이었어. 그래서.. 나는 내가 거짓말쟁이여도 좋아. 왜냐하면.. 거질말을 해서라도 숨을 쉴 수 있다면, 당신 곁에 있을 수 있다면, 그거 하나라도 만족하거든. 그런데.. 요즘.. 내가 많이 아파. 네가 이러면 이럴 수록, 욕심이 생겨.




"..사랑해."




그 말이.. 흑.. 너무 듣고싶어져..


공실은 숨을 죽이고, 무너지듯 그렇게 두 번째로 그에게 다가섰던 장소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그래도 나, 행복한가봐.. 웃을 순, 있거든.. 흐.. 울음인지 웃음인지, 자신도 모를 무언가 오래된 감정이 공실에게서 흘러나왔다. 공실은 오래 지나지 않아 그 곳을 빠져나왔는데.. 더 이상 공실은 자신을 숨길 수도, 가릴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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