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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날 좀 봐요(Look at me)

이응(175.203) 2017.08.04 22:37:15
조회 1767 추천 43 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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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연을 보고도 못본 척 시진은 그렇게 그녀를 지나쳐 와서는 대영과 시답지 않은 대화를 나누었어.

그러는 내내 시진의 머릿속은 전쟁통이었지.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하지,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인사는 해야겠는데 무슨 인사를 어떻게 해?

 

온갖 잡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맴도는 와중, 생각해보니 모연이 간 방향이 막사 경계쪽이었던 게 떠올랐어.

현지인 아이들이 이렇다할 제지 없이 중대를 오가는만큼 안전을 위해 어느정도 정리를 해놓긴 했지만, 이곳에 이제 막 도착한 모연이 산책삼아 다니기엔 막사 주변은 결코 좋은 장소가 아니었어.


재빨리 모연이 간 방향으로 뒤쫓아갔지만, 아니나 다를까 모연은 벌써 얕게 쳐진 철책을 넘어가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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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진짜 명주 남친이랑 그 남자가 거기 있어?"

 

모연은 지수에게 아까의 충격적인 재회를 털어놓았어.

친구는 한 차례의 경악 후 알 수 없는 기대감 어린 반응을 보여.


모연은 시진과의 헤어짐의 이유를 지수에게 솔직하게 모두 꺼내놓진 않았을 거야.

만약 모연이 그 전처럼 모든 것을 지수에게 이야기했다면 13회, 한국으로 돌아와 지수를 마주했을 때 모연이 했던 '폭탄조끼를 입은 인질의 올바른 자세' 어쩌구 하는 말에 지수의 반응이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다는 그런 건 아니었을 거라는 거지.


모연은 시진과 이별하고 나서, 왜 헤어졌냐는 지수의 물음에 그의 일 때문이었다는 답을 내놓진 못했을 거야.

그녀가 그런 답을 했다면 필히 그 일이 어떻길래 헤어짐의 이유까지 될 수 있냐고 지수가 되물었을 테니까.

어쩌다 보니 느낌이 아니어서 그냥 관뒀다든지, 내가 지금 연애질 할 때냐 돈 벌어야지 따위의 말로 유야무야 넘겼겠지.

 

"근데 인연이네. 어떻게 지구 반 바퀴를 돌아 거기서 만나냐? 다시 보니 좋아?"

 

지수는 당시 모연의 말을 납득하지 못했어.

엑스레이 사진을 보며 설레하고, 나사 하나 빠진 사람처럼 방실방실 웃으며 시진과의 만남을 학수고대하던 전에 없던 친구의 모습은 지수가 보기엔 사랑에 빠진 여자 그 자체였으니까.

남자한테는 눈길도 안 주던 친구가 이제야 제짝을 만났구나 싶었는데 헤어졌다니 도리어 지수가 더 안타까웠었지.


거기다 지수는 몇 번이나 만났다고 헤어지고 나서도 미련이 뚝뚝 떨어지던 친구의 모습도 봤었어.

근데 이게 왠일, 지구 반바퀴를 돌아 그리도 가기 싫어하던 해외봉사지에서 그 남자를 다시 만났다니, 지수는 제 일처럼 기뻤던 거야.


그렇게 헤어질 사이가 아니었구나, 진짜 짝이 나타났나보다.

족히 2주는 거기서 꼼짝 없이 같이 있을 테니 손붙잡고 같이 오든지, 아니면 미련이나마 싹 정리하고 돌아오겠지, 하고 지수는 모연보다도 더 시진과의 재회를 반겼어.


그런데 친구의 열띤 반응과는 상반되게 모연의 마음은 그저 착잡해.

 

"좋긴 뭐가 좋아. 불편해 죽겠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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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사람 사이가 얼굴 맞대기에 그다지 편치 않은 사이라는 건 그에게도 그녀에게도 마찬가지야.

사실 방금 전에도 택배상자를 들고 가는 그를 그녀가 먼저 붙잡고 아무렇지 않은 척, 인사를 건넬 수도 있었을 거야.

하지만 모연도 그럴 용기까지 내진 못했지.


모연은 시진을 불편해하면서도 막상 그가 그녀를 피하면 모순적이게도 시진에게 왠지모를 서운함이 느껴져.

방금 전 그녀를 정말로 못 본 건지 못 본 척하는 건지 알쏭달쏭했던 시진의 모습도 그렇지만, 그 전에 중대에 도착해서도 다들 나와 그들을 반겨주는데 그 혼자 어디론가 사라져선 코빼기도 안 보이던 것도 모연은 그가 자신을 피한 거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


인사도 제대로 건넬 수가 없었는데 이런 식이면 앞으로 이곳 일을 어떻게 같이 할 수가 있을까 모연은 까마득해.

고민 가득한 한숨을 폭폭 내쉬는데 이 와중에도 과학의 이기(利器)란 참 눈치도 없지, 그녀의 핸드폰이 지직대더니 이내 뚝 통화가 끊겨버렸어.

 

"오지는 오지구나..."

 

친구에게 조금이나마 털어놓던 속내를 삼키고 고개를 드는 모연의 눈에 들어온 한 무리의 아이들.

아이들의 몸은 앙상하고 행색은 남루했지만 애들은 애들인지 흙장난에 여념이 없었어.


그 중 한 아이가 입고 있는 진홍색 옷에 새겨진 글자, '불광동 어머니회'.

모연이 웃으며 핸드폰을 꺼내 그 모습을 담는데, 렌즈 너머 보이는 다른 아이의 행동이 모연을 놀라게 했어.

아이들은 흙장난을 하고 있는 게 아니었어.


아이들은 전쟁 이후 수습되지 못하고 남겨진 고철들을 줍고 있었던 거야.

한 아이는 그걸 주워 아무렇지도 않게 입에 가져갔어.

 

"얘! 그거 지지야."
"?"
"잠깐만. 이거 먹어."

 

모연은 아이들과 자신 사이에 쳐진 철책이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보기도 전에 일단 넘어갔어.

주머니에서 초코바 하나를 꺼내 건네주고 아이가 이거랑 바꾸자는 듯 건네는 고철 덩어리를 받으며 아이와 모연이 마주 웃는데, 순식간에 아이들이 몰려들어 그녀에게 그 의미가 분명한 손짓을 해대기 시작했어.


아이들의 거센 반응에 당황한 모연의 뒤로 반갑지만 한편으론 반갑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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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줄 수 없으면 함부로 나눠주면 안 됩니다."
"!"
"안전구역 울타리도 맘대로 넘어오셨고."
"...대위님도 넘어오셨잖아요."
"반성의 기미도 없으시고."
"..."

 

언제부터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던 건지, 시진은 모연이 끙차끙차 넘어온 철책을 날래게 홀랑 넘어와서는 철없는 막내누이 나무라는 오라비처럼 굴어.


시진이 하는 현지어가 무슨 말이었는지 이내 아이들이 저 멀리로 사라지고 둘 사이엔 어쩔 수 없는 어색한 공기가 흘러.

 

"뭐라고 한 거예요?"
"안 가면 총 쏠 거라고 했습니다."
"거짓말 말구요."
"난 이런 걸 농담이라고 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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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의 말에 모연은 아차 싶어.

너무 예민하게 반응했다 싶었던 거야.


그저 무던하게 넘기면 됐을 말이었는데 모연은 그럴 수가 없었어.

시진이 가진 비밀과 그의 과묵함이 모연의 뇌리에 깊게도 박혀 있었기 때문이야.


8개월 전 두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에도 그 짧은 시간동안 시진은 모연에게 솔직하지 못한 순간이 많았어.

그녀가 묻는 말에 시진은 속시원한 답변보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농담조로 넘기고, 가벼운 거짓말로 포장된 답을 더 많이 주었지.


모연은 그것들을 기억하고 있었어.

그래서 시진이 한 누가 들어도 농담인 말에 예사롭게 반응해 주지 못한 거야.


그녀를 빤히 응시하는 시진의 눈에 움찔한 모연은 홱 돌아섰어.

 

"먼저 갈게요."
"..."
"?"
"!"

 

돌아서 걷는 모연의 발에 무언가 딱딱한 것이 밟히고 뭐지 싶은 모연이 멈춰선 그 때, 뒤에서 들리는 다급한 시진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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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지 마요!"
"?"
"방금 지뢰밟았어요."
"?! 뭘 밟아요? 지뢰요?"
"네. 오른쪽. 움직이지 말라구요, 거기!"

 

흐억, 놀란 모연의 눈이 동그래져선 금방이라도 발을 떼버릴 듯 움찔거려.

발을 떼는 순간 지뢰가 폭발한다고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를 모연도 많이 보았기에 차마 발은 떼지 못하고 애타게 시진만 바라보는데, 그의 표정이 너무 심각해.

 

"진짜예요? 나 지뢰 밟았어요, 진짜로? 어, 그, 그럼 어떡해요? 나 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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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심각해 보이는 시진의 표정은 어딘가 묘하게 과장스러웠지만, 지금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모연에게 그런 사소한 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어.

그저 그녀 눈 앞의 이 특전사 남자가 이런 걸 어떻게든 해결할 줄 알았으면 좋겠다는 미치도록 간절한 소망만이 모연의 마음 속에 가득할 뿐이었지.


굉장히 당황스럽고 곤란하다는 것을 극적으로 표현하듯, 주먹을 입에 물고 사부작사부작 모연에게 다가온 시진은 이걸 어쩌면 좋으냐는 듯 그 와중에도 그녀에게 팩폭을 날려.

 

"육사 포함 군 생활 15년짼데, 지뢰 밟고 산 사람 못 봤어요."
"! 그걸 지금 말이라고! 그게 군인이 할 소리야? 어떻게 좀 한 번 해 봐요!!"

 

너무나 안타깝다는 듯 모연을 한 번 바라보고 주먹을 입에 물었다가 머리를 긁적였다가.

삼류까진 아니고 이류 쯤은 되는 극단의 배우처럼, 시진은 그녀의 반경 50cm 정도가 무대라도 되는지 모연의 주위를 서성여.


그런 그가 답답한지 더욱 목청을 높인 모연이 애타게 시진을 부르짖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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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특전사라며! 아니, 영화 보니까 맥가이버 칼로 지뢰 막 분해하고 그러는 거 나 다 봤는데?!"
"보이스카웃 포함 야전만 25년짼데, 맥가이버 칼로 지뢰 막 분해하는 사람 나도 딱 한 명 봤습니다."

 

모연의 손짓과 고갯짓을 더한 온몸을 불사르는 애타는 설명에 시진은 갸웃갸웃 고개를 이쪽저쪽으로 기울이며 그녀 앞에 꿇어앉아 발 밑을 살펴.

시진이 아까부터 왠지 계속해서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하고, 그녀의 말을 되짚으며 말이 많아졌다는 걸 모연은 여전히 모르고 있어.


그저 지뢰 분해가 가능하다는 시진의 말에 그 사람이 어디 있든, 언제 오든 내가 여기서 망부석이 되는 한이 있어도 기다리겠다는 듯 어서 그 사람을 찾아오라고 그를 재촉할 뿐이야.

 

"거 봐요! 다 있다니까! 그게 누군데요?"
"강선생이 본 그 영화 주인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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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로 이 모든 문제가 끝이 난 것처럼, 난 해결 못한다고 모연과 눈을 맞추고 빙글 웃은 시진이 벙찐 그녀를 뒤로 하고 휘적휘적 걸어가는데, 뒤에서 들리는 시원한 욕설 한 마디.

 

"야, 이 나쁜 놈아!!"

 

이런 원한이 또 없다는 듯 가문의 철천지원수라도 보듯 이글이글 그를 노려보는 모연의 눈동자에 즐거움 반, 억지로 만들어 낸 진지함 반으로 시진이 돌아섰어.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오겠나 싶은 시진이 아주 가까이 다가와 모연을 바짝 들여다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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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연이 자신에게 계속해서 말을 걸고 있다는 데서 느끼는 즐거움, 기쁨을 애써 감추며 시진은 억지로 얼굴에 심각함을 덧칠하고선 말을 해.

 

"지금 도와줄 수 있는 유일한 아군한테 욕한 겁니까?"
"못 돕는다며! 나 이제 어떡하냐구요? 나 죽어요?"
"안 죽어요."
"방법 있어요?"
"발 떼요. 내가 대신 밟을 테니까."
"?"

 

고개를 주억인 시진이 방법이 이거라고 모연의 발을 밀쳐내듯 그녀의 발 사이로 파고들어.

이쯤 됐으면 이게 장난이라는 걸 알 법도 한데, 상황 속에 깊이 개입돼서 그런지 모연은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어.


이 상황이 무섭기 그지 없는 모연의 콩닥거리는 심장박동이 전달될만큼 바짝 붙어선 시진이 아주 가까이에서 모연을 내려다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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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대신 밟는다는 게 무슨 소리예요? 그럼 안 터져요?"
"터져요. 내가 대신 밟고 죽는 거죠."

 

이 상황은 시진이 꾸민 장난이었지만 그의 말은 분명 진심이었을 거야.


시진은 모연에게 누군가 총을 겨누면 그 총구를 자신에게로 돌려놓고 싶어질 거고,

모연이 절벽에 걸린 차에 갇혀 있는 걸 보느니 차라리 자기가 들어가고 싶어질 거고,

지진 난 곳에 모연을 혼자 두느니 갈라진 땅 사이로 떨어져 다시는 햇빛을 못 본다고 해도 함께 하고 싶어질 거고,

모연이 해체못한 폭탄조끼를 입고 있다면 그녀를 끌어안고 함께 죽고 싶어질 거고,

끝내는 그의 정신마저 갉아먹는 끝없는 고문 속에서도 혼자 남을 모연 걱정에 혀 깨물고 죽어 평안한 안식으로 떠나지도 못하게 될 거야.


시진은 이미 이때에 그랬고, 이후엔 점점 더 그 마음이 커지기만 하는 시간들이었겠지.

 

"! 그게 말이 돼요? 그게 무슨 말이야? 나 대신 댁이 왜 죽어요? 빨리 가서 더 잘하는 사람 데리고 와요! 방법이 있을 거 아니예요? 자기 못한다고 포기하지 말고!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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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숙이면 입술도 닿을만큼 가까이에서 모연을 내려다보는 시진이 그녀를 눈에 새겨넣기라도 하는지 뚫어지게 바라봐.

모연이 온힘을 다해 밀어도 시진은 낭창낭창 흔들리기만 할 뿐 떨어져줄 생각을 않아.


시진은 이미 마음을 굳혔어.

모연에게 다시 한 번 다가가 보기로.


8개월을 시간을 건너고 지구 반 바퀴를 돌아왔는데도 다시 만났잖아.

시진은 더욱 모연을 포기할 수가 없어졌어.


이런 기회가 또 있기 힘들 것이기에 모연을 그의 눈에 한참 담는데, 단단한 그의 몸에 밀려 모연이 되려 균형을 잃었어.


비명을 지르며 뒤로 넘어가는 모연을 반대로 당겨 그의 쪽으로 잡아채 넘어져.

 

"아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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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은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는지 눈을 꼭 감은 채 그의 품에 안겨 있는 모연을 내려다 봐.

보고 싶고 만나고 싶던 사람이 기적처럼 그의 앞에 다시 나타나 그의 앞에 얼굴을 보이고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모연의 팔을 붙잡고 있던 손을 떼 팔베게를 하고는 시진은 자신에게 안긴 모연을 흡족하게 보고 있어.

포개진 두사람 위로 뜨거운 우르크 답지 않게 온화한 바람이 산들산들 불어가고, 시진은 무슨 소풍나온 것처럼 여유롭게 누워서 그가 8개월동안 바라마지 않던 순간을 만끽하고 있어.


 5초는 족히 지나도록 아무 일이 없자 모연이 꼭 감았던 눈을 살며시 떠.

 

"뭐예요? 왜 안 터져요?"
"잘 지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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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나기 전에도 내내 궁금했고, 다시 만난 후에도 그가 모연에게 계속해서 묻고 싶었던 질문이야.

하지만 모연에게서 돌아온 건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라 원망섞인 울음이었어.


시진의 장난은 모연에겐 너무 위험도가 높았던 거야.

마구 그의 가슴팍을 내리치며 울음을 터뜨리는 모연의 모습에 시진은 당황했어.

 

"괜찮아요? 난 그냥..."
"됐어요. 말 걸지 마요! 따라오지도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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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은 모연을 아직 너무 몰랐던 거야.

모연이 그를 처음 만난 날에 라이언 일병 농담을 센스있게 받아쳐주었다고 시진이 너무 마음 놓고 그런 소재의 장난을 고른 거지.


시진은 그저 모연에게 한 마디 건네기가 너무 어려워서 농담과 장난의 도움을 좀 받고 싶었을 뿐이지, 그녀를 놀래키거나 하물며 울리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는데.

모연과 계속해서 어색하고 싶지가 않아서 쳤던 장난의 대가가 도리어 그녀의 분노와 원망을 산 거야.

 

그저 당신을 그대로 보내지 않을 기회가 생겼다는 게 기뻐서 그 기회를 잡으려 친 장난이었는데.
피하지 말고 당신이 나를 보아주었으면 했었던 것 뿐인데...


시진은 다시금 머리를 쥐어뜯어가며 모연을 뒤쫒아가.

사과는 빠를 수록 좋으니까.

 

 

 

 

 

 

 

이어지는 글 : 우리 화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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