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부터 지금까지 한국 롤판 역사에서 역대급 스노우볼이 굴러간 장면들을 모아보았다. 

사실 롤을 완전 초창기부터 챙겨본 건 아니고, 여기 나오는 모든 경기와 장면들을 실시간으로 다 본 것도 아니다. 따라서 잘못된 설명이 있을수도 있으니 양해바람.

또한 아래 경기들은 내 마음대로 모은 것이므로 이게 왜 들어가 있냐, 무슨무슨 경기나 장면은 왜 없냐고 화내지는 말 것.

+ 들어가기전에) 미리 이야기하지만 이건 단순히 임팩트 있던 장면이나 웃긴 실수장면을 모은게 아니다. 페이커vs류 제드 미러전, 폰의 페이커 4연솔킬, 대퍼팀의 병신같은 한타 장면 등은 들어있지 않다. 이런 건 나비효과라 부를 수 없기에.....

1. 옐로펫의 카서스 킬 사건 (2012 롤챔스 서머 결승전 Azubu Frost vs CLG.EU 5세트)

2012년 롤챔스 서머 결승전. 당시 아주부 프로스트는 4강에서 형제팀 블레이즈를 5세트 접전 끝에 힘겹게 꺾고 올라왔으며, CLG는 나진 소드를 꺾고 올라왔다. 프로스트도 2연속 결승전이긴 하지만, CLG는 당대 최고의 우승후보였다. CLG는 1,2 세트를 무난하게 가져갔으며, 프로스트는 욕만 오지게 쳐먹고 있던 상황.

그러나 우리의 ㅁㅁ의 활약 덕에 프로스트는 3,4 세트를 가져오며 기세를 타기 시작한다. 5세트가 시작되고, 기세를 탄 프로스트가 앞서나가기 시작하지만, CLG도 심하게 뒤쳐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바론 쪽 한타에서 CLG의 원딜 엘로펫이 마나가 없어 스킬도 못쓰던 빠른별의 카서스를 죽여버린다. 그러자 빠른별은 얼씨구나 하며 진혼곡 시전. 위 짤처럼 쿼드라킬을 먹으며 흐름을 완전히 굳힌다. 

이후 패패승승승으로 서머 우승을 한 프로스트는 모두의 기대를 받고 롤드컵에 나가지만........ 우승도 못하고, 눈맵 사건 때문에 가루가 되도록 까이며 한국 롤판 역대 최고의 갤주팀으로 등극한다.

2. 갱맘의 벽 사건 (2013 롤챔스 서머 3, 4위전 CJ Entus Frost vs MVP Ozone 5세트)

롤갤러라면 99%가 모를리가 없는 그 사건. 2013 롤챔스 서머 3, 4위 전에서 붙은 프로스트와 오존. 대부분이 오존의 무난한 승리를 예상했지만 의외로 프로스트가 선전하며 5세트까지 간다. 

서로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드래곤 지역 한타에서 프로스트가 대승하면서 승기를 잡는다. 이후 미드 2차 철거 후, 바로 바론으로 달린 프로스트. 근데 앞장서던 갱맘의 제드가 뜬금없는 벽꿍 실수를 하면서 몇 초간 딜레이가 생긴다. 그래도 무난하게 프로스트가 바론을 먹을 줄 알았는데.....

그걸 기가 막히게 스틸한 댄등갓과 강타도 못 쓰고 뺐긴 '그 쓰레기'........ 결국 5세트는 오존의 승리로 끝나고당시 롤드컵 선발 순위에도 영향이 끼친다.

정리한 표인데 프로스트가 이겼다면 당시 기세가 좋았던 kt 불리츠가 롤드컵에 갈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됐다면 삼성 오존의 병신같은 조별 탈락과 '다데상'이 생기지도 않았을 것. 그리고 선발전에서 kt에게 지고 탈락한 CJ의 클템은 선수를 은퇴하고 해설자가 되었다.

3. 마린의 미드 상륙작전 (2015 롤챔스 스프링 플레이오프 SKT T1 vs CJ Entus 4세트)

2015 롤챔스 스프링 플레이오프. 당시 SKT는 2라운드 전승을 한 최고의 우승후보였고, CJ도 진에어를 학살하고 올라오며 기세가 오른 상태였다. 1, 2 세트는 CJ가 무서울 정도의 경기력으로 찍어눌러서 결승전이 GE대 CJ가 될 것이라고 생각됬는데.......

3세트부터 '더 정글'이 교체출전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진다. 정규시즌 한번도 플레이하지 않았던 렉사이를 꺼내들어 하드캐리를 하기 시작한 것. 

그리고 4세트에서 두 팀은 역대 다섯손가락 안에 들어갈만한 명경기를 펼친다. 치열하게 싸우던 도중 CJ가 바론 한타에서 4명을 잡아내면서 경기가 끝나는 줄 알았는데 혼자 살아남은 마오카이가 텔을 타고 미드에 뒤따라오던 미니언들을 모두 지워버린다. 그때 마오카이는 성장을 잘 했고 수호천사도 있던 상황이라 시간을 무려 20초 가까이 끌었다. CJ는 억제기까지 밀고 들어갔으나 미니언이 없어 위험하다고 판단하여 빠질 수밖에 없었다. 

경기는 CJ가 아직도 유리했으나 SKT가 그야말로 미친듯이 버티면서 끝내 역전에 성공. 이후 5세트까지 가져오면서 승리했고, 결승전에서도 황제훈의 활약으로 우승한다. 

그 이후 SKT는 서머, 롤드컵 우승을 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고, CJ는 점차 기세가 사그라들다가 2016년 끝내 강등당하고 해체한다.

4. 리라의 웃음 사건 (2016 롤챔스 스프링 55경기 SKT T1 vs 아프리카 프릭스 2세트)

2016 롤챔스 스프링이 시작되던 때. 마린의 빈자리에 고통받던 듀크가 합류하면서 SKT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뽑혔으나 1라운드에 내리 패배하면서 7위까지 떨어졌던 SKT는 2라운드 초반 아프리카를 상대하는데 1세트를 패하며 기대감만 낮아지던 상황. 거기다 2세트에서 아프리카 정글러 리라에게 웃음 인성질까지 당한다. 그런데 이 인성질을 본 후 각성이라도 했는지 2,3 세트를 이기며 승을 따냈고, 이후 미친듯한 기세로 순위를 3위까지 올린다.

결국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결승전까지 연달아 승리하며 SKT는 5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는데 성공.

5. 스코어 바론2 사건 (2016 롤챔스 서머 결승전 ROX Tigers vs KT Rolster 5세트)

2016 롤챔스 서머 결승전. 락스는 매번 SKT에게 발리다 처음으로 다른 상대를 만났고, KT는 플레이오프에서 SKT를 패패승승승으로 이기며 올라왔던 상황. 1, 3 세트를 락스가 가져오고, 2, 4 세트를 KT가 가져간 상황. 5세트에서 팽팽하게 전개되다가 피넛이 바론이 나온 중요한 순간에 끊기며 KT가 승기를 잡는다.

그런데 일부러 스틸당하기도 힘든 저 상황에서 바론 체력이 2가 남으며 스멥이 스틸에 성공한다. 강타 데미지가 부족했어도 평타 한대면 먹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갱플랭크 포탄 세례 데미지가 먼저 들어간 것. 바론을 먹은 락스는 스무스하게 게임을 끝내며 우승에 성공한다. 

그리고 롤드컵 확정에 실패한 KT는 선발전에서 허구언날 KT한테 쳐발리기만 하던 삼성에게 패하며 롤드컵 진출에 실패한다. 그리고 이후 스코어는..........

별 해괴한 방법으로 오브젝트를 뺐기고, 2년 연속 롤드컵 진출에 실패하면서 페이커와 함께 롤갤 갤주 명예의 전당에 오른다.

6. 20억 요우무 사건 (2016 롤드컵 결승전 SKT T1 vs Samsung 5세트)

2016 롤드컵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하기 그지없었다. SKT는 4강에서 5경기 끝에 락스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으며, 삼성은 별로 주목받지도 못했으나 선발전에서 절대상성 KT를 이기고 올라온 롤드컵에서 10연승을 달렸다. 결승전은 SKT가 1, 2 세트를 연달아 가져오면서 쉽게 3대떡으로 끝날 줄 알았으나.......

3세트에서 각성한 삼성이 기적같은 역전승을 성공시킨다. 이후 4세트도 잼구의 트롤링에 힘입어 가져오고 5세트에서도 팽팽한 기세를 이어나간다.

그런데 삼성은 스노우볼을 더 굴려야 한다는 압박감이 심했는지 위 짤에서 나온대로 애쉬가 살상연희 한대 맞았다고 룰러가 흥분해서 요우무까지 켜고 들어간다. 당연히 무리한 진입이었고, 실수를 받아먹은 SKT가 빅토르를 앞세워 승리하면서 우승.

삼성은 주목받지 못하던 팀이 우여곡절 끝에 상성과도 같던 팀을 이기고 세계대회 진출 - 연승가도 - 결승전에서 전 우승팀을 상대로 1,2 세트 패배 - 그러나 3세트에서 기적같은 역전승 - 이후 패패승승승으로 우승 이라는 소년만화 주인공 팀의 스토리를 완성할 수 있었으나 한 끝을 남기고 실패한다.

7. 삼전드 배치기 사건 (2017 롤드컵 선발전 2라운드 아프리카 프릭스 vs 삼성 갤럭시 3세트)

2017년 롱주와 SKT의 롤드컵 진출이 확정된 후, 아프리카는 선발전에서 MVP를 승승패패승으로 꺾고 올라온다. 전 롤드컵 준우승 팀인 삼성을 상대로 1, 2 세트를 무난하게 가져오고 3세트에서도 초반부터 앞서나가며 엄청난 기세를 보인 아프리카였으나..... 

스피릿의 그라가스가 교체출전한 앰비션의 자크를 상대로 배치기를 시도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된다. 저 장면 이후 스노우볼을 굴린 삼성은 패패승승승을 찍으며 최종전에 진출했고, 대퍼팀을 상대로 압도적으로 3:0으로 승리하면서 롤드컵에 진출. 그리고 대퍼팀을 희대의 웃음거리로 전락시킨다.

그러나 삼성은 조별리그에서 4승 2패로 조 1위자리를 뺐기고, 8강에서 조별리그 전승을 하고 올라온 롱주를 맞이하며 8강 탈락이 유력해진다.

그러나 뜻밖에도 삼성은 롱주를 3:0으로 격파, 결승전에서 SKT와의 리매치에서도 3:0으로 승리하면서 2017 롤드컵의 우승팀이 된다. 롤드컵 우승팀이 하마터면 롤드컵 진출도 못할뻔했기에 저 배치기는 스프릿이 친정팀 삼성에 대한 의리를 져버릴 수 없어서 그랬다는 드립이 흥했다.

여기까지 쓴다.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다시한번 말하지만 어디까지나 내가 주관적으로 뽑은 장면들이니 너무 진지빨진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