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젊은작가상에 문제 제기합니다.
안녕하세요, 문학동네의 꾸준한 독자로서 현 문학동네의 젊은작가상에 문제를 제기해보려고 합니다. 현재 문학동네는 7월 1일 자에도 일본소설, 2000년 이후의 한국소설 그리고 에세이 세 분야에서 브랜드 지수 1위입니다. 이런 점을 근거로 볼 때 문학동네는 문학 분야에서 가장 큰 출판사라고 해도 과업이 아닙니다.
현재 그런 거대한 출판사인 문학동네는 무엇보다 ‘문학’을 기업의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문학’이라는 단어에 합당하고 온당한 행보를 보이는지는 의문이 드는 사항입니다. 현재 문학동네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젊은작가상’에 4년 연속 젠더이슈와 관련된 작품을 대상으로 선정하였습니다. 거기에 더해 2020년에는 ‘일곱 작품’ 중 ‘여섯 작품’을, 2021년에는 ‘일곱 작품’ 중에 ‘다섯 작품’을 젠더이슈와 관련된 작품이었습니다.
젊은작가상 심사위원 측에서는 문예지에서 젠더이슈와 관련된 작품이 대다수였기에 젠더이슈와 관련된 작품을 뽑을 수 없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4년째입니다. 4년 동안 젠더이슈에 관련되어 뽑았다는 것은 바꿔말하면 해당 이슈에 대해서 쓰지 않은 작가는 뽑히지 못했다는 것 –적어도 뽑힐 확률이 낮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페미니즘과 젠더 이슈 그리고 정치적 올바름이 대두되면서 작가들은 거대한 딜레마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재현에 관한 문제와 당사자성의 딜레마입니다. 현시점에 작가들은 당사자성의 딜레마와 재현의 문제로 인해 어떤 것도 쉽게 쓸 수 없는 시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 작가를 발굴해서 알리는 문학동네의 젊은작가상이 젠더이슈와 관련된 작품을 많이 뽑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첫째는 권력의 콘크리트화 문제입니다. 남자 작가의 경우 페미니즘이나 퀴어에 관해서 쓰는 것이 제한적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남자 작가든 여자 작가든 곤란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젊은 작가상은 제정 이후로 수많은 신인 작가를 독자에게 소개하는 하나의 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젠더이슈와 관련딘 작품을 밀어주는 한, 그 본질을 흐리게 됩니다. 어떤 신인 작가가 문단에서 묻히고 싶겠습니다. 젊은 작가상이라면 신인 작가라면 모두가 받고 싶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문학동네 측에서는 그런 작품이 많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런 작품을 신인상으로 뽑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1위 출판사인 문학동네에서 참신한 작품이나 신인 작가를 발굴하지 않고 한쪽 사상을 밀어주는 것만으로도 이른바 찍어 누르기식의 변화 유도입니다. 담론으로 젠더이슈가 대두될수록, 성별을 불문하고 작가는 자신이 쓰고 싶은 것을 쓰지 못하고 위와 관련된 작품을 써야 하는 직간접적인 압박감이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에서 작가 중 그 누구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것에 놀라워하면서도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독자층에 2040 여성이 70%를 차지한다는 것을 이유로 들 수도 있으나 무엇보다도 문학동네가 대형출판사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작가도 대형출판사를 상대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문학동네에서 청탁이 끊길 수도 있으며, 어떤 작가라도 눈 밖에 날 일을 나서서 목소리를 내기란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와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것이 전통이라는 이유로 저작권과 관련해서 일방적으로 계약서를 제시했던 이상문학상 문제와 이에 오랫동안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대형출판사에서 한쪽 사상을 밀어주는 것이야말로 보이지 않는 ‘문단 권력’을 콘크리트화 하는 것이며, 만약 이를 알고서도 묵인했다면 비윤리적이며, 혹여나 몰랐다고 한다면 어리석은 것입니다.
둘째는 형평성에 관련한 문제입니다. 저는 페미니즘과 퀴어와 관련된 작품이 쓰이는 것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젊은 작가상에 그런 작품을 많이 뽑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남성 중심적인 작품이 이전 세대에서 많이 쓰여서 이를 바꾸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째서 2030 세대에서 그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가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려고 합니다. 2030 세대는 창작의 자유나 원하는 것을 창작할 권리를 ‘잃어버린 세대’입니까. 90년대 생이 대형출판사에서 주관하는 젊은 작가상에서 제외되거나 제외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만으로도 형평성에 어긋납니다. 대형출판사에서 젠더이슈를 많이 뽑는 것만으로도 암묵적으로 문단 권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셋째, 독자를 우롱하는 것입니다. 젊은 작가상을 읽는 이들은 신선한 작품을 읽고 싶으며, 새로운 작가를 소개받길 원합니다. 그것이 신선한 작품이나 실력이 있는 작가를 만나길 바라는 것이지 젠더이슈를 밀어주는 방식에서 관련 작가를 만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많은 심사위가 젊은 작가상의 작품을 뽑았겠지만, 젠더이슈에 더 점수를 주었다면 이는 심사위의 직무유기입니다. 일찍이 박완서 선생님께서는 이런 말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신인의 작품을 읽는 즐거움은 뭐니 뭐니 해도 기성세대의 진부한 독법을 치고 들어오는 젊은 패기의 기상천외한 상상력이다. 그들의 민첩하고 거침없는 상상력엔 금기의 영역이 없다.’ 그러나 2021년 현재 그러한 작품이 몇 개나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여담으로 계간 문학동네 편집위의 애매한 선정 기준도 문제로 보입니다. 신경숙 작가 표절과 관련한 문제로 2015년에 1세대 편집위가 사퇴함으로 문학동네의 편집위는 세대교체를 맞았습니다. 그리고 컴퓨터를 조금만 다룰 줄 아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편집위에 누가 들어갔는지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2018년에 등단한 평론가 둘이 불과 2년 만에 문학동네 편집위에 들어간 것부터 과연 그것이 온당한가에 관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학이라는 것이 점수를 매겨서 줄을 세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반박으로 삼고자 한다면, 그렇기에 더 조심해서 더 경력이 있는 인물을 뽑았어야 합니다. 밖에서 보면 그것은 젠더이슈에 함께 관심 가져 줄 인물을 낙하산식으로 꽂아놓은 것처럼 보이거나 젠더이슈가 대두되는 사이 편집위끼리 문학계에서 자기 밥그릇을 챙기는 것으로 비칩니다. 혹여나 문학동네 편집에 불만이 있더라도 신인 평론가를 편집위에 앉혀놓았다면, 신인이기에 입김이 약해 의견을 내세울 수 없을 것입니다.
문학동네와 오래 함께했던 김영하 작가는 문학동네를 떠나 밀리에서 장편 SF를 냈습니다. 그것이 문단의 상황을 정확히 모르는 독자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젠더이슈를 피해서 살길을 모색한 것처럼 보일 지경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김영하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잘 알려진 기존의 작가들은 작품 창작 활동에 더 자유로우나 신인 작가에게는 그마저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젊은 작가들은 자신의 인생을 걸고 글을 쓰고 있음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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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내용은 이메일 본문이고,
보낼 곳은 편집위 세 사람, 문동 대표 이메일, 문동 이메일을 기본으로 해서
다른 작가들 메일 추가해서 보낼 생각입니다. 다섯 곳만 보내면 읽씹할 것 같아서..
판을 키워보려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계간지 뒤져서 아는 작가 이메일로 다 보낼까요?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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