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방과 TV프로를 접목한다는 아이디어는
2년 반 전 방송PD라면 한번쯤 생각해봤겠지만
또 한번쯤 망설였을거다
생방송이라는 고질적인 위험부담이 존재했고
익명의 시청자라는 집단은 통제불능임을 드러낸 아프리카TV가 병신소굴로 불릴때쯤이었다

하지만 젊은 층의 스태프를 바탕으로 한 마리텔의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모두가 할까말까 망설였던 그 방식을 마리텔이 보란듯이 해냈다
일반인이 방송 호스트나 게스트로 이름을 알렸고
추억속의 사람들도 만날수 있었다
일부 예능인에게는 평가의 장이 되었다

방송사고가 자연스러워졌고
방송스탭이 직접 출연해서 중요한 축을 맡았고
인방과 tv의 결합으로 만든 본방송은 '다음 출연자 소개'라는 참신한 소재로 다시 tv와 인터넷커뮤니티를 연결했고, 다시 커뮤니티가 인방으로 연결되었다.

마리텔의 성공 이후로
장르를 불문하고, 사람아이콘과 채팅을 활용해서 자막을 가끔씩 넣는 프로그램들이 심심찮게 보이고
심지어는 아예 포맷을 일부 차용한 프로그램들도 생겨났다
실시간소통이 트렌드로, 한국 tv프로의 경향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 선구자는 말할것도 없이 마리텔이었다

다만 마리텔은 인방과 tv프로의 결합이라는 기본포맷에 가장 충실했고
그 단조로움은 출연자의 역량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결과를 낳았다(물론 간헐적인 휴방의 영향도 큰몫했다고 본다)
결국 마리텔의 가장 큰 장점중 하나인 방송 이원화 포맷에서 생방송이 힘을 잃자 본방송도 따라서 추락했다
제작진들의 센스있고 트렌디한 편집은 여전히 살아있었지만 분명히 예전보다 못하다는것은 지난 99회의 본방을 모두 챙겨본 나도 알수 있었다

그래서 사실 종영에 큰 이견은 없다.
단순시청률이라는 객관적 수치든, 매니아층의 주관이든 모두 그쪽을 향했고 어느정도 예상가능한 일이었으니까

앞으로 마리텔은,실시간소통 프로그램의 선구자이자, 그 포맷에 가장 잘 어울렸던 프로로 기억될거다
그리고 그런 프로그램이 다시 그리워지고, 보고싶을때쯤에는 분명히 다시 돌아올거라고 믿는다.

마이리틀텔레비전 시즌2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