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성우 심규혁입니다.

제가 쓴 트윗이 이곳까지 번져와 논란이 되는 걸 보고 성우갤러리에 처음 글을 적습니다.

제가 속한 대원성우극회는 신생극회입니다. 역사가 짧다 보니 타극회에 비해 경험도 부족하고, 가르쳐줄 선배도 많지 않습니다. 물론 타극회 선배님들께서 같이 작품을 할 때 많은 조언과 가르침을 주시지만, 자기 극회원보다는 조심스럽게 대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죠. 제 자식처럼 마구 혼내시는 분은 드뭅니다.

때로는 너무나 빨리 너무나 큰 배역이 덜컥 주어지기도 합니다. 전속 때 회사 안에서 좀 잘한다고 인정받는다고 해서 절대 안심할 수 없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일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저는 2기, 우리 극회의 초창기 멤버입니다. 더 큰 책임감이 있죠.

그런 생각으로 2년의 전속 생활을 보냈고 프리랜서가 되어 이제 1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운이 좋아 감사하게도 프리랜서 1년차에 좋은 작품, 좋은 배역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어느덧 두 기수의 후배들도 생겼구요.  순간순간 초심을 잃어버리고 나태해지려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응당 갖고있어야 할 책임을 잠시 잊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연차가 쌓일수록 더 큰 책임이 주어지는 것인데, 스스로 그런 안이함을 느낄 때 크게 반성합니다.

제가 적은 트윗은 그런 와중에 쓴 스스로의 다짐같은 것이었지 잘난 체 하려거나 멋져보이려고 쓴 게 아닙니다. 여러분에게 봐달라고 앓는 소리를 하려던 것도 아닙니다. 그럴 리가 있나요. 연기자는 키보드가 아니라 연기로 승부해야 하는 게 당연한 건데요. 되려 쓴소리가 더 감사합니다. 다만 이번에는 제가 뱉은 말이 너무 왜곡되는 것 같아 찾아왔습니다.

트위터에 쓴 글은 대부분 저를 팔로우해주신 분들이 보기 때문에 다소 개인적으로, 함축적으로 써왔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다른 곳으로 번져올 수 있는 상황까지 헤아리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저희 극회가 좀더 발전하고 나아지도록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잘한 점은 따뜻하게 격려해주시고 못한 점은 따끔하게 혼내주세요. 성우 컨텐츠를 사랑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시는 여러분들께 한 명의 성우로서 항상 감사드립니다.

다음에는 좀 더 좋은 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