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하고도 3일?(4일?)이 지난 후기를 왜 이제야? 라고 한다면

사실 나무명은 쓸 생각까진 없었는데... 내가 본 베니의 연기를 정말 정말 기억해 두고 싶은데!

사람의 기억은 믿을 게 못되잖아... 한참 후에 '아.. 그거 봤는데 어땠더라?' 하면 슬퍼질 거 같아서ㅜㅜ 

(그리고 블로그 리뷰나 이런 거 찾아봐도 썩 맘에 드는 걸 못봤거든.)

그래서 눈팅으로 신세진 셜갤에 나의 배.설물을 투척하겠다.(...)

나는 우리나라 연극도 본 횟수가 손가락에 뽑을 정도로 무식쟁이야ㅜㅜ 감안해 줘.

글 짧게 못쓰는 병도 있어. 미안ㅠㅠ

그리고 이미 상영기간도 끝났겠다, 스포를 마구마구 하겠어.

드물..수도 있지만 스포 리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혹시 올해 안 봤다면

나중에 또 기회가 됐을 땐 꼭 보라고... 영업할 거야!!! 그래!!

(난 베니가 크리처, 빅터 연기하는 걸 둘 다 보았어.)

먼저 크리처 베니.

크리처의 탄생 장면. 와 정말 소름 돋음.

가끔 왜 TV에서 보면 다큐멘터리에서 태아의 탄생이나 갓난애들이 꼬물거리는 걸 보여주곤 하잖아. 그게 떠올랐어.

그런 크리처의 세계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듯이 위에 수많은 전구들이 번쩍번쩍 하잖아. 그것도 인상적이었고,

아기들처럼 다리 힘도 없고, 머리가 무거워서 손으로 멀리 땅을 힘겹게 짚었다가 서서히 허리를 들고는..

더듬더듬 땅을 짚은 손과 본인의 신체 간격을 좁히고, 결국 손을 떼면서 겨우 서게 됐을 때..! 와 정말ㅠㅠ 성인의 몸으로!

메이킹 영상에서, 베니는 사고를 당했다가 재활치료를 받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했다고 했었지.

전반적인 연기는 거기에서 참고했겠지만, 베니라면 이런 신생아들 관찰도 엄청 했을 거란 확신이 들었어.

그리고 아기들이 내는 특유의 소리 있잖아! "Ah...(아앙!)" 이걸 표현할 방법이 없네ㅋㅋ

(베니는 역할마다 목소리를 어떻게 낼지에 대해서도 신경을 쓴다지? 역시 내 아내 ^^ 압정은 넣어 둬)

조니 리 밀러의 연기랑 비교하기가 조심스럽지만 (근데 그러라고 배역을 크로스 한 거 아님?;)

베니 연기가 확실히 디테일이 살아 있어!

불로 데웠던 솥을 손댈 때, 그리고 먹을 때 그... 군고구마 한 입 배어 물고 식히는 듯한 하악하악 거리는 거라든가ㅋㅋ

(조니의 크리처는 이런 연기가 없었거든. 그래서 걔는 밥을 비교적 수월하게 다 먹었어...ㅎㅎ

베니 크리처는 천천히 식혀 먹다가 되돌아온 밥주인들에게 두들겨 맞고ㅠㅠㅠㅠㅠ야 빨리 좀 먹지..)

그리고 본 사람은 다들 공감할... 장님 영감님이 크리처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기(느끼기) 위해 손을 댈 때

이미 본인의 외모 때문에.. 타인들의 욕설과 폭력을 경험한ㅜㅜㅜㅠㅠ

크리처가 몸을 잔뜩 웅크리고 파르르 떠는...!!!!!!!!!!

찌통.............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

호킹이나 튜링 역도 그렇고 베니.. 넌..... (어디 지하실에 가둬두고 살살 괴롭히고 싶은 연기를 잘하는구나)

더 짚어내고 싶지만 너무 길어질까봐 그냥 내 개인 관점의 베스트만...ㅜㅜ!

그리고 빅터 베니.

무슨 말이 필요하리오. 베니에겐 롱코트를 이식해야 한다. 허리라인 들어간. 베멘.

셜록을 보면서도 정말 그 롱코트 입고 팔랑거리면서 돌아다닐 때 뒤태가...섹시미가.... 암튼 그랬는데

빅터가 또 입고 돌아다니니 역시 좋네..

똘끼 있는 천재. 역시 잘 어울려. 그리고 무대를 정말 뽈뽈거리면서 잘 돌아다니더라. 무대 활용도가ㅎㅎ

지금 딱 생각나는 건 크리처의 부탁으로 여성형을 만들 때 죽은 동생의 꿈? 환영?을 볼 때 두 사람의 대화야.

동생이 꼬치꼬치 캐물으니 되게 무시하는 투로 "흥! 넌 말해봤자 모르거든?!" 뉘앙스의 대사를 했는데 (악 벌써 기억 소실ㅠㅠ) 

그 부분이 괜히 재밌었고... boring! 단어 내뱉는 것만으로도 괜히 설레더라 (마법의 주문?)

아! 그리고 빅터베니 편은 카메라 감독이 달랐는지 몰라도... 몰입해서 보기가 더 쉬웠어.

왜냐하면 극중 배우들의 얼굴을 종종 클로즈업해서 잘 보여줬거든.

(조니 크리처가 아내를 정말 리얼하게.. ㄱㄱ할 때ㅠㅠ 빅터 베니의 절망적인 얼굴 클로즈업)

악 전체적으로 크리처가 비중이 크다보니 빅터를 털 수가 없군ㅋㅋㅋ큐ㅠㅠ

마지막 즈음에서 조니 크리처가 베니 빅터에게 사랑고백(아니거든)을 하며 이마에 뽀뽀를 진하게 할 땐 괜히 짠하더라ㅜㅠ

부모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백지처럼 순수하게 태어나 세계를 만나고 배우면서, 점점 외로워하고 고뇌하고 타락하지만 그럼에도 살아간다는?

뭔가 철학적이기도 한 엔딩이었어. (그리고 조만간 메리 셸리의 원작을 봐야겠다는 결심을;;) 

2시간? 가량의 시간이었지만 지루하지 않았고, 특히 기차 등장 씬도 정말 깜짝 놀랄 만큼 멋졌어.

세로 자막이라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대사가 별로 없어. 셜록에 비하면.

셜록을 세로자막으로 보라고 202 난로앞 씬을 틀어줬으면 정말 "?????" 이러면서 욕하면서 봤겠지.

아니었으므로 불편하지 않았고, 불편하더라도 금방 적응 돼.

후기라고 해놓고 베니 찬양만 한 거 같네. 거기다 부족한 글;; 미안해 무명들아...ㅠㅠㅠㅠ

길고 지루한 글 봐줘서 고맙고...

사과의 뜻으로 롱코트 빅터 베니는 내가 데려간다. ㅃ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