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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남녀의 보는 눈은 너무나 달라 (크리스토프랑 안나)모바일에서 작성

ㅋㅋㄱ(220.76) 2014.02.03 02:06:10
조회 3667 추천 76 댓글 13

아렌델 공식 얼음 수급업자 소유의 화려한 썰매가 아렌델 북쪽 산맥의 설원을 치고 올라간다.

아직 해가 저쪽 너머 바다로 뉘역뉘역 넘어갈 채비를 마치지 못한 즈음이다. 오후라기에도 저녁이라기에도 참 미묘한 시각. 일반적으로는 퇴근 준비하면서 느지막히 게으름을 부리며 일의 능률을 낭비하기 좋은 시간대이다. 하지만 썰매는 거침없이 눈길을 박차고 오른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은 겨울이라기엔 아직 거리가 있는 8월 맞 늦여름 께였기 때문이다. 처음도 아니니 아렌델 국민에겐 낯선 일도 아닐 게다. 다만 궁금한 점이라면, 왜?

순록 썰매에 앉아 있는 것은 그 자리가 너무나 익숙한 얼음장수와 공주였다. 지난 초여름 때에도 그랬던 듯한 데자뷰, 거나하게 앉아서 앞에 다리를 올리려는 안나의 허벅지를 크리스토프가 탁 쳤다.

안나가 파뜩 몸을 앞으로 당겨서 크리스토프에게 매섭게 따지고 들었다. 뾰족한 말투와 함께 빨간 머리가 찬바람과 함께 흔들렸다.

"뭐에엿! 공주님께 무엄하도다!"

"실없는 소리 마요. 이 썰매는 여왕님이 하사하셨습니다, 공주마마."

"피"

볼을 부루퉁하게 부풀리며 주근깨 공주님이 혀를 내밀었다. 그 튀어나온 입술 새로 바람새는 소리가 짧고 선명하게 튀어나왔다. 크리스토프는 그냥 한량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아니 근데 아직 겨울도 안 왔는데 여왕님은 왜 또 혹한기 대비 훈련을 시작하신 거래요?"

"흥, 안 그래도 그 말 하려던 참이었어요."

안나는 팔짱을 낀 채 투덜거렸다. 음, 이전에도 그랬지. 하지만 엘사 여왕 즉위식 사건 이후로는 자매 싸움 같은 건 볼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나도 이제 나이 먹을 만큼 먹었고, 큰 만큼 컸다구요. 자, 보시죠, 얼음장수 크리스토프 씨! 이 매력적인 바디라인과 터질 듯한 슴가슴가!"

한껏 숨을 들이쉬어 자기 가슴에 바람을 집어넣으며 허세를 부리는 안나의 모습, 화내서 남을 험담하는 와중에도 저런 깜찍함이 나오는 여자가 어디 또 있을까 싶어하며 크리스토프는 새삼 그녀에 빠진 자신에 감탄했다.

"하하, 네 왕국 최고의 미녀 공주님이십니다."

"그러니까 나도 이 정도면 충분히 성숙한 여인으로서 성적인 행위에서 만족을 취할 자격요건이 된다, 이 말이거든! 근데 언니는 말이죠, 아우, 앙칼져! 아니 글쎄 내가 자기 입에 키스 좀 했다고 기겁을 하면서 내게 얼음을 쏘는 거에요! 아직 본격적인 애무도 시작을 안했는데 어떻게 그렇게 사람을 면박을 줄 수가 있담!"

"잠깐 언니에게 뭘 했다구요?"

크리스토프가 얼이 빠지던 말던 안나는 안중에도 없이 자기 속을 푸느라 여념이 없었다.

"아니, 사실 솔직히 말해서 크리스토프도 알잖아요? 우리 언니 같이 답답한 사람 어디 없다는 거. 완전히 꽉 막혀가지고는. 그렇게 아름다운 몸을 갖고도 꽁꽁 혼자만 싸매고 있는 건 죄악이라구! 밤죄야! 횡령이야! 국가원수가 횡령이라니! 이건 국가 반역죄나 다름 없지! 그래요! 그러니까 언니는 범죄자야! 그쯤 되니까 딱 이해가 되더라구요. 아, 그렇구나! 언니는 롤플레잉이 하고 싶었던 거였어! 나한테 막 묶이고 꾸지람을 듣고 싶어서 그랬던 거야! 그래서 언니 초콜릿에 알콜 농도를 좀 높힌다음에, 잠에 든 새에 본디지 구속을..."

"지금 언니에게 무슨 짓을 했다구요?"

안나는 크리스토프의 언성이 높아짐에도 어깨를 으쓱할 뿐, 그를 돌아보지도 않고 자기 한탄에 멈출줄을 몰랐다.

"아우, 말도 말아요. 사실 언니가 내 품안에서 버둥버둥거리는 거 처음에는 좀 재밌긴 했는데, 나중에 가니까 가죽이 땀 때문에 번들거려서 막 놓치고, 언니는 계속 울면서 시끄럽게 비명 지르고 그러니까... 아니 솔직히 말해서 그런 거 있지 않아요? 아무리 역할 놀이라고는 하지만, 서로가 보조를 맞춰주며 해야지... 혼자 그렇게 연기에 심취해서는 폭주하면 다른 쪽도 힘들다구요. 언니는 섹스를 죄다 책으로 배워서 그래. 아니 모든 걸 다 책으로 배웠지. 언니는 차를 끓일 때도 2/3스푼을 깨알 같이 맞춰서 넣어요. 세상에! 난 그렇게 못 살아! 언니는 그렇게 답답하게 행동하니까 섹스를 해도 내가 무슨 야생마 다루는 마냥 하나하나 리드를 해줘야 한다니까... 아무튼 그래놓고는 내가 잠시 한눈 판 새에 도망가버린 거 있죠? 세상에 섹스 박자 좀 못 맞춰졌다고 세상을 얼리는 사람이라니... 아무리 우리 언니라지만..."

"아니 잠깐만 내 말 좀 들어봐요! 그러니까 친자매 언니랑 섹스를 하려 했다는 거에요, 지금?"

크리스토프가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이 그 큼지막한 코를 안나 얼굴 앞까지 들이밀며 물었다. 그제서야 안나는 조금 동그래진 눈으로 옆좌석의 금발청년을 의식했다.

"부모님이 가족끼리는 그런 짓 하지 말라고 안하셨어요?"

"네,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그런 말씀 못들었네요."

이 아가씨, 이런 패륜 발언 아무렇지도 않네. 당차기도 해라. 뭐, 그런 점이 그녀에게 반하게 만드는 점이지.

그렇게 크리스토프와 안나는 힘차게 안나가 채운 볼개그를 풀지 못해 낑낑대고 있는 엘사가 기다리고 있을 겨울성으로 썰매를 달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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