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에 어울리지 않게 살짝 돋을 수도 있는 글이니 패쓰할 갤러들은 패쓰하도록. ㅋㅋㅋ

'나 어디야'

마냥 웃으며 들었던 대사가 몇번을 곱씹어 보니 참 맘 아프게 다가온다.

심장 수술을 받고 난 민호.

길을 잃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났어도 그 전과 다를바 없는 것처럼 굴었지만

조금씩 변하는 자신의 모습에 당황하고 그는 묻는다.

'나 어디야?'

늘 걸어왔던 길과 다른 낯선 길.

동료는 있어도 친구는 없고, 여자와 잠은 자도 데이트는 하지 않고, 명령은 하지만 부탁은 하지 않는 삶에서

친구도 만들어가고, 사랑하는 사람도 생기고, 누군가에게 부탁을 해야할 일도 생긴다.

익숙하지 않은 길이라 겁이 난다.

그 길 끝에 어떤 장애물이 있을지 몰라 두렵다.

낭떠러지가 있을 수도 있고, 막다른 길을 만날지도 모른다.

그게 너무 두려워 용기를 내지 못하고, 그냥 살아왔던대로 살아가려던 그였는데

삼촌의 죽음으로 또 다시 방황을 한다.

이렇게 고민하는 그에게 그녀가 말한다.

'봄이 끝나가는데 어디십니까?'

봄은 참 짧다. 빨리도 지나가버린다.

참 예쁘게 피던 벚꽃도 철쭉도 찰나의 순간이다.

4회에서 '나 어디야'라고 묻는 민호에게 우식이 말한다. '그걸 왜 저한테 물어요'

우린 늘 민호처럼 스스로에게 물어야할 질문을 다른 이에게 묻곤 한다.

어쩌면 스스로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다만 그 답이 무서울뿐.

그렇다면 누군가 내미는 손을 잡으면 된다.

낯선 길을 걷다 낭떠러지를 만나면 멈추고 다른 길을 찾으면 되고,

걸림돌을 만나면 돌아서 가면 된다.

인생이란 길을 걷다가 갈 길을 잃고 헤매는 이들에게 '순정에 반하다'는 이야기한다.

두려워하지말고, 낯선 길도 걸어보라고...

'꽃같은 시절 허비하지마라. 지나고나면 다 아깝다'고.

드라마를 처음 볼땐 그저 로코로 봤었고, 두번째 볼때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보였고,

세번째 볼때는 삶에 대한 이야기가 보였고, 네번째 볼때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그리고 이번엔 길을 잃은 이들에 대한 메세지가 보였다고 해야할까?

결론은 뭐 이런 드라마가 다 있냐. ㅠㅠ

드갤 몇군데를 다니면서 캘리짤을 올리긴 했었지만 이렇게 긴 글을 남긴건 처음인 것 같네.

뒤늦게 본 순정반에 애정이 무지 커졌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