념글에 간 1대전 덕후인데
참호씬에 대해 오류를 지적한 한 유동(대다수는 분탕러라 하는)의 주장글과 이를 반박하는 념글을 모두 보았음.
내가 올린 념글에도 분명 처음에 언급한 것이지만 히어로 영화는-특히 전쟁이 그 배경이라면-그 특성상 주제를 전하기 위해서는 요즘말로 '조미료'를 칠 수 밖에 없음.
거기에 대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 뭐하러 히어로 영화를 보겠음? 내가 그 유동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그렇게 현실적으로 엄격한 잣대를 대고싶다면 NGC 아포칼립스 1차세계대전이나 유투브에 WW1 Documentary 검색하면 충분히 현실적으로 보여주니까 그것을 보기바람.
일단, 나는 두 가지 관점 모두 옹호할 수 있는 요소를 각각 2가지만 나열해보고자 함.
오류 지적 옹호
1. 독일군이 기관총 한 정 박살났다고 다 튄다?
사실 나도 이게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뭐 러닝타임, 영화 특성상 그러는거겠지 하고 넘어갔거든. 하지만 그 유동처럼 엄격한 잣대를 대보자.
원더우먼이 '마을을 구하겠어!' 하고 사다리 타고 올라가는 장면, 보통 over the top이라고 해. 참호 밖을 나와 무인지대를 가로지르는 거지. 사족을 더하면 내 눈에는 이 때가 가장 원더우먼이 가장 멋져보였음. 참호전에서 over the top을 한다는 건 안전한 엄폐물을 뒤로하고 사지로 나가겠다 이 뜻인지라... 그래서 트레버였냐? '너 뭐하는거야!' 이런 대사가 있었잖슴.
다시 돌아와서 원더우먼이 단신으로 달려간 곳이 흔히들 들어봤을 '무인지대[NO MAN's LAND]'인데, 보통 양 진영의 최전방 1선 참호 사이를 말함. 거리는 지역마다 상이함. 먼 데는 600m도 넘고, 진짜 가까운 데는 4~5m밖에 안됨. 문제는 최전방 1선 참호인데, 실제로 1선 참호에는 병력이 적음. 대부분 지원 2선 참호 나 예비 3선 차원에 몰려있었음. 독일군 같은 경우에는 3선 참호 다음으로 6선, 7선까지 있기도 했다함.
<참호의 대략적인 개요도, 참호마다 연결된 교통호가 보인다>
1,2,3선 참호들은 서로의 교통호를 통해 연결되어 있었지. 그런데 원더우먼이 최전방 1선 기관총 진지 하나 깨부쉈고, 영국군이 일제 돌격을 감행한다고 후방 참호들마저 일제히 퇴각한다? 더욱이 참호선 뒤에 있었던 마을도 빼았긴다? 이건 연대장급까지, 잘하면 사단장급까지 모가지 날아가는 상황인데...
2. 원더우먼에게 집중된 사격??
유동닉의 지적이 맞기는 함. 영화에서는 기관총 1정만 사격 했지만 원래는 2정이 나왔어야 옳아. 당시 1개 보병소대는 2정으로 구성된 1개 기관총 소대와 같이 1선 참호에 투입됨. 기관총 한 정이 원더우먼에게 집중하고 있으니, 나머지 한 정이라도 트레버 일당 이라던지 돌격하는 영국군에게 사격해야하는데 나머지 기관총에 대한 장면과 언급이 아예 나오질 않았으니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겠다.
오류 지적에 대한 반박 댓글 및 글 옹호
1. 뭐야 왜 안죽어?!
영화에도 찬조출연(...)하기도 했던 Mk.1 탱크를 솜 전투 당시 영국에서 들고 나오니까 독일군들이 '아니 시발 저게 뭐야' 하며 얼탄게 있기는 함. 하물며 한낱 인간이(독일군 시점에서) 기관총에 박격포까지 날리는데 방패하나로 다 막는다면 그 누구라도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음. Mk.1 탱크와 원더우먼이 일종의 같은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음. 하지만 Mk.1은 속도와 방호력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리고 반박 유동러가 수류탄이 연합군 특허냐고 깠는데, 그 상황에서 아무리 잘던져도 40m 밖에 안날아감. 총류탄을 쏘지 않은 이상. 당연히 원더우먼이 그 밖에서 탱커 박았으니 안던졌겠지. 이 부분은 반박댓글로 많이 달린거라 별 할 이야기가 없다.
2. 1918년 당시 상황
2차 마른 전투(루덴도르프 공세, 미카엘 작전)가 1918년 7월 18일을 끝으로 종료됨. 독일 입장에서는 진심 최후의 한방이었음. [미군 오기전에 파리만 점령하자. 프랑스만 항복시키면 우리가 이긴다!]. 대충 이런 식이었는데 실제로 파리에서 45~50km 정도 떨어진 곳 까지 밀고 들어가는데 성공했다가, 천조국 성님들이 드디어 나오는바람에 독일제국의 꿈은 풍비박산남. 말그대로 독일군의 사기는 바닥을 뚫고 지하까지 내려갔다.
어느정도 였냐면, 1선 참호에 있던 중대 하나가 그냥 무인지대를 건너서 항복해버림. 당시 병사의 기록-세계의 눈 [1차세계대전] 3부작에 나옴-을 보면 얼마나 정신적으로 붕괴되었는지 잘 보여줌.
『여기까지 끌려와서 온간 고초를 겪고 죽도록 고생만 하다가 목숨까지 잃게 된다면 그건 너무나도 슬픈일이다. 전에 병사들이 조국을 위해 웃으면서 죽어갔다는 글을 읽은적이 있다. 순 거짓말이다. 끔찍한 죽음을 맞으면서 웃는자가 어딨단 말인가?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모조리 최전선으로 보내야한다. 현실에서는 용맹따위는 없다. 죽음의 공포가 다른 모든 감정을 삼켜버린다. 병사는 압박에 못이겨 마지못해 전진한다. 지금 최전선에 있고싶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 조국따위에는 관심도 없고 다만 살려고 몸부림 치고 있을 뿐이다.』
위에서도 서술한 [1. 독일군이 기관총 한 정 박살났다고 다 튄다?]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게 1918년 당시 독일군 진영이었음. 가뜩이나 심신이 피폐해질대로 해졌는데 웬 괴물같은 여자가 그것도 무인지대에서 딱 버티고 있으니 멘탈이 남아나겠음?
결론
오늘도 역시 잡소리를 많이 썼는데, 결론은 하나, 유동러 입장이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님. 나도 비슷한 생각을 했으니까. 하지만 서문에 언급하였듯이 히어로 영화는 그 자체로 봐야지 현실성을 들이대면 절대로 안됨. 물론 저 글이 그냥 원더우먼을 까기 위한 글이라면 절대 옹호할 생각이 없음을 밝힘. 그거는 말그대로 분탕러의 노림수니까. 나는 저 유동러가 나와 비슷한 시각으로 봤을 거라고 생각하고 글을 써본 것이야. 그러니까 모두들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냅시다.
지적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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