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타워즈를 프리퀄로 입문했다. 유치하다고 까이는 에피1을 유치했던 중1 때 보고 스타워즈 레이싱이라는 컴퓨터 게임도 재미있게 플레이 했던 기억이 남. 그러고 대학에 와서 클래식까지 다 보고 스타워즈 팬이 됨.

많은 갤러들이 프리퀄 또한 클래식과 비교하며 까는 걸 볼 수 있는데 그래도 프리퀄엔 건질 만한 게 많았다.
분노와 욕구를 바라보는 시스와 제다이의 사상, 제국과 공화국의 정치 제도 상의 차이, 장벽없는 무역을 추구하는 무역연합의 침공과 자신의 행성을 지키려는 원주민의 대립, 이윤만을 쫒는 상인길드, 평등과 대통합의 물결과 분리주의의 대립. 그리고 이 모든 걸 뒤에서 조종하고 장악하는 의장과 황제의 집권, 의원들의 박수와 환호 속에 죽어가는 민주주의 등은 우리가 사는 세상 얘기와 너무 비슷한데 상상 속의 은하계와 다양한 외계 종족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게 너무 재밌었다. 두쿠 백작, 그리버스 장군과 같은 매력 넘치는 빌런, 원조 빌런으로 꼽히는 다스 베이더의 탄생과정 또한 서사적으로 흥미로웠고 자연스럽게 클래식 시리즈와 연결시키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들었지

반면 유치한 대사와 빈약한 액션 씬 연출은 조지 루카스가 보여준 명확한 한계지만 세계관 확장으로 팬들에게 클래식보다 다채로운 즐길 거리를 준 것도 사실임.

근데 시퀄은 이 모든 걸 뒤로하고 갑자기 사랑과 평화, 남성의 미개함과 여성의 우월함, 상대적 평등을 넘어선 절대적 평등, 동물보호 같은  히피스러운 메시지를 던지기 시작하는데 당황스러웠음.

스톰트루퍼 출신 흑인이 저항군으로 전향해서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굉장히 기대했는데 사실상 하는 게 없음. 목숨 바쳐 전투에서 이럴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활약한 개사기급 파일럿 편대장은 걍 성질 급해서 싸우는 거밖에 모르는 무식한 워보이 취급하더니 부하들에게 아무 것도 안 알려주고 도망만 가던 지휘관은 갑자기 사랑과 희생을 공주가 가르쳐줬다며 감성을 팔다가 공화국 반자이를 외치더니 자살 공격을 하는데 심지어 그게 또 먹혀서 적의 함대가 궤멸함

시퀄을 처음으로 스타워즈를 접한 세대가 아니라 그런지 글쎄.. 클래식에서 보여준 영웅적 서사와 프리퀄에서 보여준 거대한 세계관과 철학을 뒤로하고 왜 이런 시리즈밖에 보여주지 못 하는지 난 참 아쉽더라